주식 시장에서 사람들은 종종 기업의 실적이나 재무 상태보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크게 흔들린다. 누군가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면 뒤늦게 투자에 뛰어들고, 가격이 오르면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 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따지기보다 앞으로 더 비싼 값에 사 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른바 "더 큰 바보 이론(Greater Fool Theory)"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열풍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튤립 구군의 가격이 치솟자 사람들은 꽃 자체의 가치보다 앞으로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기대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시장의 열기가 식자 가격은 급락했고, 끝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어리석은 누군가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믿은 것이 문제였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에도 반복된다.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가상 자산 등 다양한 투자 시장에서 객관적인 수치와 합리적인 분석보다 주변의 성공담과 낙관적인 전망이 투자 판단을 좌우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산다는 이유로 사고,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을 가치가 높아졌다는 증거로 받아들인다. 여기에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 개인의 판단은 군중의 열기에 쉽게 휩쓸린다. 물론 모든 투자가 기업의 현재 가치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과 시장의 변화를 평가하는 일 역시 투자에 필수적이다. 문제는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와 근거 없는 낙관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 있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만 있고 그 믿음을 뒷받침 할 근거가 없다면, 투자는 어느 순간 분석이 아니라 도박으로 변한다. 더 큰 바보 이론의 핵심은 간단하다. 내가 비싸게 사더라도 나중에 더 비싸게 사 줄 사람이 있다면 괜찮은 생각이다. 그러나 시장에는 언제나 마지막 매수자가 존재한다. 모두가 장밋빛 전망을 이야기하고 누구도 위험을 말하지 않을 때, 오히려 한 걸음 물러서서 질문해야 한다. 지금 내가 사려는 것은 실제 가치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기대인가?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손실이 발생했을 때만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돈을 벌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도 위험하다. 군중의 확신은 가치의 증거가 아니며, 다수의 선택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다. 결국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더 큰 바보를 찾아내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바보가 되지 않는 판단력이다. 남들이 얼마나 벌었는지를 묻기 전에 내가 무엇을 근거로 투자하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시장의 열기는 언젠가 식게 되며, 그 열기에 휩쓸려 치른 대가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슈토론
더 큰 바보를 기다리는 사회
10월 21일 | 조회수 31

송면규
송작가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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