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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동 철길마을에 기차가 다시 달린다면? 현직 가이드의 황당한 제안

10월 21일 | 조회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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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익
관광통역안내사 (프리랜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관광통역안내사다. 올해 군산 투어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계속 든 생각이 있다. 관광지는 미지근하면 안 된다. 그 관광지 하면 딱 떠오르는 확실한 한 방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 군산은 재료가 좋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전진기지로 개발된 도시라 히로쓰 가옥, 동국사, 뜬다리 부두, 구 조선은행 건물이 남아 있어 1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1944년부터 2008년까지 64년 동안 화물 기차가 다닌 경암동 철길마을은 교복 대여, 쫀드기, 달고나로 7080 레트로 분위기를 참 잘 살렸다.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약 9조 원을 투자해 AI 밸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런데 좋긴 좋은데, 뭔가 한 방이 없다. 태국 매끌렁 기찻길 시장은 선로에서 50cm 정도 떨어진 상점들이 기차가 올 때마다 천막을 싹 걷었다가 다시 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시장'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아슬아슬한데, 그 재미로 전 세계 관광객이 모인다. 경암동도 철길이 있고 바로 옆에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없는 건 딱 하나, 기차다. 그래서 황당한 제안을 해 본다. 경암동 철길에 열차를 다시 달리게 하자. 지금 상점가 구간이 어렵다면 거의 폐허로 남은 1km 정도의 구간부터 복원하고, 점차 노선을 늘려 언젠가는 열차를 타고 고군산군도 섬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만은 아니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는 옛 동해남부선 폐선 철길이었다. 호텔을 지을 수도 있었던 자리에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놓았고, 개장 5년 만에 누적 이용객 1,000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외국인 투어 일정을 짜다 보면 서울, 경주, 부산으로 이어지는 동쪽 라인은 어느 정도 확립돼 있는데 서쪽은 아직 개발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다. 군산에 한 방이 생기면 전주에서 숙박하고 군산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코스가 나오고, 군산이 서해안 관광벨트 전체를 살리는 중심 지역이 될 수 있다. 관광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이다. 지역 관광이나 여행업에 계신 분들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군산의 한 방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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