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팀 회의가 있었습니다. 회의가 끝날때쯤 팀장님이 갑자기 그러셨습니다. '요즘 일하면서 불편한 거 없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팀장님이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편하게 얘기해봐.' 그래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옆에 있는 대리님은 볼펜만 딸깍딸깍 누르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편하게 얘기해봐.' 라는 말은 정말 편하게 얘기하라는 뜻인지 적당히 편하게 얘기하라는 뜻인지 편하게 얘기하되 선은 지키라는 뜻인지 아직까지 아무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막내가 용기를 냈습니다. '저... 하나 말씀드려도 될까요?' 그 순간 다들 막내를 쳐다봤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 마.'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팀장님이 활짝 웃으셨습니다. 막내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하는 주간회의를 목요일로 옮기면 어떨까요?' 팀장님 표정이 잠깐 멈췄습니다. 회의실 공기도 잠깐 멈췄습니다. 막내가 급하게 덧붙였습니다. '아, 금요일이 싫다는 건 아니고요.' 그 말을 듣고 과장님이 결국 웃었습니다. '싫은 거 맞잖아.' 막내도 포기했는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네 사실 싫습니다.' 그때부터 한 명씩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금요일은 좀…' '저도요.' '사실 회의 끝나고 수정사항 생기면 금요일 저녁에 처리하게 돼서…' 가만히 듣고 있던 팀장님이 물었습니다. '그럼 다들 싫었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다들 웃었습니다. 팀장님이 조금 억울한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그럼 진작 얘기를 하지.' 그 순간 과장님이 아주 작게 말했습니다. '편하게 얘기하라고 안 하셨잖아요.' 또 다 터졌습니다ㅋㅋ 결국 다음 주부터 주간회의는 목요일 오후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회의실에서 나오는데 막내가 저한테 조용히 물었습니다. '저 괜찮은 거 맞죠?' 제가 말했습니다. '아마도?' '아마도요?' '연말 인사평가 때 확인해봐야지.' 막내 얼굴이 굳어서 바로 농담이라고 했습니다 ㅋㅋ 그런데 자리로 돌아가는데 팀장님이 막내를 다시 불렀습니다. 막내 표정이 진짜 안좋아 보였습니다. 잠시 후 돌아왔길래 다들 물어봤습니다. '뭐라셔?' 막내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거 있으면 제가 먼저 얘기하래요.' 그러더니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근데 왜 이렇게 무섭죠?' 그 말에 다들 또 웃었습니다. 오늘 하나 배웠습니다. 회사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사람은 꼭 직급이 높은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들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 처음으로 '저는 좀 별로인데요.' 라고 말해주는 순간이 가끔 필요합니다. 물론 저는 안 할 겁니다. 저희 팀에는 막내가 있으니까요. ㅋㅋㅋ
회사생활
회사에서 가장 무서운 말은 '편하게 얘기해봐'인 것 같습니다
10월 17일 | 조회수 96
신
신서윤
댓글 1개
공감순
최신순
D
Domino
3시간 전
막내가 금요일 회의를 목요일로 옮기자고 했을 때 회의실 공기가 멈췄다는 대목에서 웃었습니다. 결국 그 한마디 때문에 다들 금요일 저녁에 수정사항 처리하던 얘기까지 꺼내게 된 게, 이 글에서 제일 현실적이네요.
막내가 금요일 회의를 목요일로 옮기자고 했을 때 회의실 공기가 멈췄다는 대목에서 웃었습니다. 결국 그 한마디 때문에 다들 금요일 저녁에 수정사항 처리하던 얘기까지 꺼내게 된 게, 이 글에서 제일 현실적이네요.
답글 쓰기
0
지금 바로 리멤버 회원이 되어
모든 댓글을 확인하세요
모든 댓글을 확인하세요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