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40살을 앞두고, 제가 쌓아온 성 안에 갇힌 기분입니다.

10월 17일 | 조회수 65
고
고난의연금술

직장생활 14년 차, 이제 마흔을 앞둔 남자입니다. 돌이켜보면 나름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고, 집도 마련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잘 살아온 인생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마음 한구석이 공허합니다. 앞으로 무엇을 더 이루고 싶은지, 지금의 삶이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직장에서는 이직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과 연봉, 직급이 오히려 저를 현재의 자리에 묶어두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대출도 있고, 가정도 있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쌓아온 것들이 이제는 저를 지켜주는 울타리이면서 동시에 저를 가두는 성벽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성을 무너뜨리고 나가고 싶지만, 막상 무너뜨리면 제가 가진 것들까지 잃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최근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하면서 이런 감정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사회에서 기대하는 모습에 맞춰 살아가면서 만들어온 페르소나와, 그동안 외면하거나 억눌러왔던 내면의 모습 사이에 간극이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융이 말한 중년기의 전환과 개성화라는 개념도 이런 맥락에서 와닿았습니다. 물론 제가 겪는 감정을 이론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현재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잃어버린 저 자신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혹시 저와 비슷한 시기를 겪으신 분들이 계신가요? 40대에 접어들면서 성취한 것들이 있는데도 공허함을 느끼셨던 분들, 지금까지 만들어온 삶이 오히려 자신을 가두는 것처럼 느껴졌던 분들은 어떻게 이 시기를 지나오셨는지 궁금합니다.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셨는지, 무엇을 내려놓으셨는지, 아니면 생각을 어떻게 바꾸셨는지 경험을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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