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훈훈썰💝

해외 출장지에서 터진 사고, 말없이 제 옆으로 다가온 후배

10월 12일 | 조회수 128
미
쌍 따봉
미키25

직장 생활 10년 차가 넘어가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외국 업체와 중요한 계약 협상'입니다. 한 문장, 숫자 하나에 수억 원의 계약이 오가는 현장은 언제나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죠. 작년 가을, 해외 현지에서 열린 중요 협상 테이블에 참석했을 때의 일입니다. 준비를 꼼꼼히 한다고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대측의 거친 항의가 쏟아지면서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게 비어버렸습니다. 준비해 간 자료를 넘기는 손이 떨리고, 말문이 턱 막혀 식은땀만 뻘뻘 흘리고 있었죠. '아, 여기서 내가 막히면 몇 달간 고생한 팀 전체 프로젝트가 엎어진다'는 중압감에 식은땀이 등을 적셨습니다. 그때, 제 옆자리에 조용히 앉아있던 입사 3년 차 막내 후배가 슬그머니 제 쪽으로 노트북을 끌어당겼습니다. 후배는 제가 머뭇거리던 핵심 데이터와 문서를 미리 찾아 정리해 둔 화면을 제 눈앞에 띄워주더니, 정중하면서도 명확한 어조로 대신 브리핑을 이어받아 시작하더군요. 알고 보니 후배는 출장 전날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해 데이터를 따로 파일로 정리해 두었던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팽팽했던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는 다시 평정심을 찾았고, 저희 팀은 원하던 조건으로 무사히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이 끝나고 현지 펍에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나누며 제가 "오늘 진짜 너 아니었으면 나 한국 돌아가지도 못했다. 너무 고맙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랬더니 후배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팀장님이 평소에 저희한테 ‘실수해도 되니까 뒤는 내가 책임진다’고 늘 말씀해 주셨잖아요. 오늘은 저희가 팀장님 뒤를 받쳐드릴 순번이었을 뿐입니다." 위에서 짓눌리는 압박감과 아래를 챙겨야 하는 책임감 사이에서 외로울 때가 많았던 낀 세대 선배로서, 후배가 건넨 그 한마디는 지난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통틀어 가장 가슴 벅찬 위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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