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평화롭던 회사 화장실에서 발생한 내 인생 최대의 참사를 기록해 본다. 출근하자마자 찾아온 평온한 신호에 이끌려 기분 좋게 모닝 쾌변을 마쳤다. 뱃속이 가벼워진 상쾌함에 취해 경쾌하게 레버를 내린 그 순간, 세상이 멈췄다. 물이 내려가기는커녕 차오르기 시작했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변기 수면을 보며, 긴 연휴 동안 내가 먹어 치운 온갖 산해진미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배신감과 공포에 아득해진 정신을 부여잡기도 전, 찰랑거리던 역류수는 기어코 통제선을 넘어 바닥으로 진격했다. 그 침략의 물결이 칸막이 밑 틈새를 넘어간 바로 그 찰나, 옆 칸에서 정적을 깨고 지극히 묵직하고도 나지막한 탄식이 들려왔다. "…아이씨발." 단전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그 분노의 외마디에 내 심장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뇌 회로가 정지한 내 입에서 튀어나온 유일한 말은 볼품없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뿐이었다. 정신을 차린 뒤에는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를 고무장갑을 끼고 피눈물을 흘리며 뚫어뻥과 한 몸이 되었다. 솟구친 잔해물들을 휴지로 수습하고 바닥까지 싹싹 닦아내며 사태는 겨우 진압했지만, 내 멘탈은 이미 완전히 붕괴된 뒤였다. 회사 생활 하면서 엑셀 수식 통째로 날려 먹거나 대형 업무 실수를 터뜨렸을 때도 이 정도로 절망스럽진 않았다. 당장 짐 싸서 퇴사하고 싶은 수치심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진짜 퇴사 마려운 사람은 내가 아니라 옆 칸 그분일 것 같다. 아무런 죄도 없이 월요일 아침부터 남의 연휴 전리품을 신발로 직격당했을 그분을 떠올리니,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나한테도 그분한테도 끔찍한 하루를 마무리하며...
회사생활
회사생활 위기중 가장 끔찍한 이벤트가 발생했다
10월 12일 | 조회수 80
흙
흙흙흙
댓글 3개
공감순
최신순
바
바흐흐흑
52분 전
방금.. 배달.. 시켰는데.. 나한테 왜이래요..
방금.. 배달.. 시켰는데.. 나한테 왜이래요..
답글 쓰기
0
지금 바로 리멤버 회원이 되어
모든 댓글을 확인하세요
모든 댓글을 확인하세요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