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커리어

2년만에 연봉 2700만원→ 5000만원으로 올린 수기(?)

10월 11일 | 조회수 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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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uwawa

누군가에게는 대단하지 않거나 최선이 아니었던 선택이었겠지만 최소한 제 사정 안에서는 2년간 최선을 다해 살았던 것 같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지난했던 중소기업 신입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회고하며 작성해봅니다. 인서울 중위권 졸업 후 오랜 수험생활을 했습니다. 하다보니 아직도 못 해냈으면 제 길이 아니겠지,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었으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진작 붙었겠지 싶어 더 늦기 전에 신입으로라도 들어가기 위해 수험생활을 접고 29세에 취준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계속 공부를 했으면 하셨기 때문에 수험 기간에는 무한히 제공되던 지원이 끊기면서 평일에는 취준을, 주말에는 프랜차이즈 카페알바를 했습니다. 대학 시절 내내 사기업 취업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스펙도 없고 성적도 좋지 않았습니다.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약 100개의 기업에 지원했지만 전부 탈락했고, 한 중소기업에서 인생 처음으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편도로 2시간 거리에 있던 회사였습니다. 제시받은 초봉은 2700이었고 고졸은 2600인데 대졸이라서 100이나 더 주신다더라고요. 그 자리를 거절하고 취준을 좀 더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저도 살아보지 않아서 전혀 모르지만 당시 연속되는 서류 탈락에 불안감이 컸고 당장 경제적 자립도 할 수 없는데 성공할 가능성까지 사라진 저는 집에서 버티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입사를 확정했고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빠른 결정이었지만 그땐 좋은 회사에 가는 게 아예 목적에 없었고 단지 내 힘으로 시급제가 아닌 연봉제로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도 채 안 돼서 조금도 성숙하지 않은 기업문화와 수준 낮은 사생활에 대한 동료들의 웃음기 가득한 수다로 이어지는 일상을 납득하기 힘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상식은 전혀 통하지 않았고 저는 거기서 다소 유별난 사람이었습니다. 포괄인데도 야근이 기본이고 야근하지 않으면 눈치주는 톡식한 근무 환경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선택은 퇴사가 아니라, 일하던 카페에 아직 주말 알바를 못 구하셨으면 다시 일하고 싶다고 연락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정말 바쁜 프랜차이즈였지만 새로 구하는 것보다 당장 아는 데서 빨리 일하고 싶었어요. 퇴사를 하고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게 너무 두렵고 그렇다고 이대로 살자니 지금의 처지가 비참하고 만족스럽지 않아서, 투잡을 해서 남들이랑 수익 총액만 얼추 비슷하면 스스로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루도 못 쉬고 평일은 6시에 일어나서, 야근하고 10시, 11시 넘어서 집에 오고 주말에는 하루에 10시간씩 일하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30살이 다 되도록 부모님께서 공부를 지원해주실 정도면 못 사는 집은 아니긴 합니다. 그런 제가 갑자기 그렇게 사는 걸 보고 주변에서는 분명 저희 집안이 망한 줄 알았답니다. 아니면 도박 빚이라도 졌든지... 아무튼 모두가 저를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애초에 그런 회사를 다니는 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때는 과거도 미래도 싫어서 제 자신을 갈지 않으면 불안을 해결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기혐오가 극에 달했던 것도 같습니다. 혐오할 시간에 몸을 썼고요. 몸이 힘들고 잠 자기도 바쁘면 감히 딴 생각을 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얼마 되지 않아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고 의사로부터 서서 하는 일을 금지당하게 되었습니다. 원잡으로 돌아온 저는, 이 회사에서 에이스가 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었습니다. 다만 에이스가 되어서, 남들이 이 연차에는 절대 쌓지 못할 커리어를 만들고 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인정을 받고 더 많은 권한을 따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이 중소기업의 임원들은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성과를 내는 사람‘을 인정하는지 이 기업은 무엇을 성공이라 부르고 무엇을 실패라 부르는지 이 제안은 왜 반려당했고 왜 통과됐는지 미친듯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내 메신저, 사내 Nas폴더, 임원진 개개인의 SNS 등등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는 몇 년간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고 해석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권한과 역할을 넓히고 인정을 받으면서 약 1년 후 연봉이 30% 오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싫은 소리도 엄청 했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면서 인간관계는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몇 명의 원석 같은 소중한 좋은 동료도 얻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또 시간이 흐르며 회사는 거의 망해가고 투자 불발, 매출 하락, 연속되는 소송 등의 크고 작은 위기를 거치며 권고사직 및 연봉동결 등 월급이 안 밀리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더 이상 배울 수 없고 역할을 넓힐 수 없게 되자 퇴사를 마음 먹었으나 큰 목표를 잃어버려 어디로 가야할지 제가 뭘 원하는지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좋은 기회를 제안 받아 유니콘 대기업들의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대체로 5년차~7년차를 채용하는 포지션들이었습니다. 서류를 넣으면 제 이력을 독특하게 생각해주셔서 한번쯤 면접까지는 불러주시고, 1차도 곧잘 합격하지만 최종 합격은 못 했습니다. 업계도 다르고 경력도 너무 적어서 완전 신입에 가깝지만 쌩주니어 포지션을 맡기기엔 너무 결이 달라 서로 만족하지 못할 것 같고 그렇다고 당장 시니어로 쓰기엔 현실적으로 우려된다는 피드백도 들었어요. 다만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감동과 조언을 받았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을 많이 겪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적힌 것, 아주 짧은 인터뷰만으로도 제가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다 아시더라고요. 제 눈에는 너무나 대단하고 똑똑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누구보다 제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셔서 울컥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부모님도 친구도 애인도 전부 이해하지 못했던 제 이상한 선택들과 아무 의미 없어보이는 노력들을 온전히 이해받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비록 떨어졌지만 많은 응원을 받았고 벅차오르는 경험이었습니다. 아무튼 저도 그 과정 속 제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깊게 깨달았고 아직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더 성향에 맞겠거니 싶어서 눈을 조금 돌려봤고, 30%나 오른 제 직전연봉조차도 그 회사 신입보다도 낮은 편이라 당연히 후려치실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5천을 제시해주셔서 새로운 회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숨을 조금 고르고 지난 2년을 되돌아보니 대체 그때는 그걸 어떻게 했을까 나는 무슨 마음이었을까 여전히 스스로도 온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냥 생존하겠다는 일념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머리도 조금 컸고 전만큼 불안하지도 않아서 그 초심을 되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암흑기를 버티며 좌절과 혐오에 빠지기보단 나아가기를 선택한 제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엄청 깊어졌기 때문에, 어떤 과거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가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는데 그걸 추상적인 단어로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혀서 경험했다는 것이 저를 더 성장하게 만듭니다. 그때는, 알바를 가면 머리를 많이 안 써도 돼서 좋았고 회사에 가면 땀 흘리지 않고 앉아서 시원하게 일해서 좋았어요. 그게 제 회복탄력성이었네요... 저처럼 암흑기의 신입, 중소기업에 낮은 연봉으로 일하시는 사회초년생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커뮤니티에는 300충 200충 해대며 혐오와 자랑이 만연하고 잘 살고 잘 버는 사람도 너무 많아서 저도 슬픕니다. 그들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겠지만 신경 쓰지 마시고 본인의 오늘을 살아가세요. 그들이 조롱하는 그 200만원을 벌려고 몸이 부서지게 죽어라 일했던 저는 그런 게 하나도 웃기지 않거든요... 힘내세요 여러분...! 저도 앞으로 더 힘내서 더 큰 사람이 되어 볼게요

댓글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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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
    빵그
    6시간 전
    멋지네요. 앞으로도 더 좋은 일 생기실 것 같습니다.
    멋지네요. 앞으로도 더 좋은 일 생기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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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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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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