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확인해 보겠습니다.” 최근 지역 축제를 준비하면서 참 많이 했던 말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평소 하던 일에 축제 준비가 더해지면서, 일정과 참여 인원을 맞추고 부스 운영을 조율하고 숙소와 이동까지 챙겼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나고 나면 짐을 어떻게 빼야 할지까지 생각하고 있더군요. 함께 애쓴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럿이 함께하는 일이어도, 각자 자기 몫으로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남아 있잖아요. 하나를 확인하면 다른 일이 떠올랐습니다. 인원이 바뀌면 안내를 다시 해야 했고, 일정 하나를 조정하면 다른 사람의 일정도 살펴야 했습니다. 겉으로는 준비가 하나씩 끝나 가는데, 제 머릿속에서는 확인할 일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행사나 프로젝트를 맡아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별문제 없이 진행됐다’는 말 뒤에는, 별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계속 확인한 사람들의 시간이 있다는 걸요. 그런데 저는 일이 많다는 말보다, 힘들다는 말을 꺼내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맡은 사람이 불안해하면 다른 사람들도 불안해할 것 같고, 이 정도는 알아서 해내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까지 제 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총장님과 학장님이 제가 애쓴 부분들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고생했다는 말씀도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유독 오래 남은 말은 따로 있었습니다.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그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더 열심히 해야겠다’가 아니었습니다. ‘아, 힘들다고 말씀드려도 되겠구나.’ 그게 먼저였습니다. 제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보여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어디에서 막히고 있는지도 말씀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말 한마디로 남은 일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시 확인해야 할 일정도, 챙겨야 할 사람들도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어려움이 생겼을 때 혼자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게는 그 차이가 꽤 컸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누가 제 일을 전부 대신해 주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대충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잘해보려고 애쓰는 중이라는 것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학생들의 고민을 듣는 일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제 어려움은 혼자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경력이 쌓인다고 이런 말이 덜 필요한 건 아니더군요. 그냥 필요하다는 말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저도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진행 상황만 묻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어디까지 됐어요?”도 필요한 질문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먼저 물어보려고 합니다. “지금 제일 어려운 게 뭐예요? 제가 같이 볼 게 있을까요?” 제가 들었던 그 말이 저에게서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축제를 떠올리면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일들도 생각나겠지만, 제 편이 되어주겠다고 말해준 분들도 함께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만 남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말이 있나요? 말한 사람은 잊었을지 몰라도,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는 직장에서의 한마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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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보다 힘이 됐던 말,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10월 10일 | 조회수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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