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사료 회사에 근무했습니다. 연구실이기는 했지만 사실 사료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에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도 전공인 분들을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았지요. 물론 업무가 겹치는 것은 아니고 협업이었어요. 제 일은 분석에서 좋은 원료를 찾아내는 일이었기에 직접 배합비를 짜고 원료 정산에 구매까지 하는 직원들과는 분명 구별이 되었지요. 그럼에도 차장님은 연구실과 품질관리를 지휘했습니다(당시에는 연구실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기에). 다들 관록이 있는 네임드급 직원들이라 협력도 잘 되고 특히 차장님은 직원들을 잘 관리하는 분이었습니다. 1년이 좀 안 되었기에 여름 휴가도 휴일 껴서 3일 주었는데 마침 개발실에서 떡상할 제품을 만들어 왔고, 실적이 괜찮았습니다. 그 바람에 때 아닌 상여금을 돌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지요. 기가 팍 죽어 있는데 연구실 상사도 아닌 과장님이 차장님에게 좋은 일도 있는데 팀의 모두에게 상여금이 돌아가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건의를 하는 바람에 연차도 안 된 제게도 50%의 상여금이 지급될 거라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런가 보다 좋아했지요. 그런데 정작 받아 보니 100% 상여금이 주어졌습니다. 아무도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것은 차장님이 직원 사기 떨어진다고 차장님 명목의 상여금에서 제 것을 채워 주셨더군요. 신입에, 대학원을 졸업했지만 연봉 협상에 실패해서 겨우 풀칠 수준의 봉급을 받는 입장에서 아내에게 선물 하나와 휴가비 건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크게 자존심이 세워졌었거든요. 그 후로 차장님과 급 친해져서 각종 출장에 동행하며 온갖 연구실이 할 수 있는 서포트는 다 했습니다. 분석에, 자료에, 클레임에 대한 대처까지... 아직도 첫 상사였던 차장님이 고마운건 저도 그런 상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회사생활
이런 차장님!
10월 10일 | 조회수 95
바
바람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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