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들을 바라보며 종종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 쉽게 "노력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성세대는 오랫동안 노력의 가치를 믿으며 살아왔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며, 한 계단씩 올라가면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우리 세대의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왔고, 어느 정도는 그 믿음이 현실이 되는 시대를 경험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청년들에게도 같은 말을 건넸던것 같다. "조금만 더 노력해라." "포기하지 말고 버텨라."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에게도 그 말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지는 자신이 없다. 오늘날 청년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우리가 젊었던 시절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청년들은 역대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이 공부했다.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했고, 더 치열한 경쟁을 견뎌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해 다시 시험을 준비하고, 어렵게 직장을 얻은 뒤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내려놓지 못한다. 높은 집값과 불안정한 고용환경, 치솟는 생활비는 청년들의 삶을 더욱 무겁게 짓누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습관처럼 노력의 부족을 먼저 이야기한다. 물론 노력은 중요하다. 성실함과 책임감은 어느 시대에나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노력의 중요성을 말하기 전에 먼저 인정해야 할 사실이 있다. 지금 청년들이 힘든 이유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청년들은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노력과 보상의 연결고리가 과거보다 훨씬 약해졌다는 데 있다. 열심히 살아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최선을 다해도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나는 그에 앞서 우리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에게 희생과 인내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는 더 공정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할 것 같다. 노력한 사람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성세대는 얼마나 고민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청년 문제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포기하고,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국가 전체의 활력을 잃게 된다. 청년이 희망을 잃으면 사회는 성장 동력을 잃고, 청년이 꿈을 포기하면 국가의 미래도 함께 작아진다. 그래서 기성세대의 역할은 청년들에게 무조건 희망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며,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이 청년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는 꼭 말하고 싶다.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해서 자신의 가능성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냉소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노력해도 소용없고, 도전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체념이 젊은 세대의 언어가 되고 있다.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은 때로 냉혹하고, 실패는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하지만 인생을 돌아보면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성공보다 실패였고, 순탄한 길보다 어려움을 견뎌낸 경험이었다. 나는 오랜 공직 생활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젊은 나이에 큰 성취를 이룬 사람도 있었고, 중년 이후에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처음에는 실패했지만 끝내 성공한 사람도 있었고, 남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더 멀리 간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었다. 넘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청년들에게 남을 이기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대신 어제의 자신을 이기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누군가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돈을 벌거나 더 빠르게 성공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다시 일어서는 것, 좌절과 냉소에 굴복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속도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성공담 보다는 다음의 두 문장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신이 힘든 것은 당신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당신의 미래까지 포기할 이유도 없다." 현실을 직시하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용기일지 모른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청년들에게 노력하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그들이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일 것이다. 그리고 청년들은 아직 세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의 가능성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은 남과의 경쟁이 아니다. 어제의 자신을 넘어서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가장 뛰어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자유주제
청년들에게 '노력하라'고 말하기 전에
10월 10일 | 조회수 71

박진이
주식회사 에스알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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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Martius
억대연봉
13시간 전
마지막 두 문장이 오래 남네요. '당신이 힘든 것은 당신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미래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다' — 이 한 줄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마지막 두 문장이 오래 남네요. '당신이 힘든 것은 당신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미래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다' — 이 한 줄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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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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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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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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