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훈훈썰💝

탕비실 냉장고의 샌드위치와 '비밀 선배'의 포스트잇

10월 09일 | 조회수 288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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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오늘은 정말 도망치고 싶다"고 느끼는 날이 찾아옵니다. 저에게는 입사한 지 1년 반쯤 되었을 무렵, 상반기 전략 보고서 마감을 앞둔 어느 목요일이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 주 내내 야근이 이어졌고, 중요한 클라이언트 미팅을 하루 앞두고 팀 전체가 극도로 긴장해 있었습니다. 하필이면 제가 맡았던 데이터 시트에 오류가 발견되어, 밤 9시가 넘도록 숫자를 하나하나 대조하며 수습해야 했습니다. 선배들과 팀장님은 굳은 얼굴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계셨고, 사무실 안에는 차가운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꼼꼼하게 교차 검증을 했어야 했는데..." 고개를 떨구며 말끝을 흐리는 제게, 팀장님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일단 오늘 안에 바르게 잡으면 돼. 같이 보자"라며 묵묵히 제 모니터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으셨습니다. 화를 내거나 탓하지 않으셔서 더 죄송했고, 긴장과 자책감 때문에 목이 바짝 타들어가면서 속이 쓰려왔습니다. 점심도 거르고 일했던 터라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그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는 말 한마디 꺼낼 용기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자정이 가까워져서야 간신히 수치를 모두 바로잡고 최종 파일 배포를 마쳤습니다. 팀원들은 하나둘 짐을 챙겨 막차를 타러 일어섰고, 저는 벌겋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탕비실로 향했습니다. 쓰린 속이라도 달래보려 정수기에서 따뜻한 물을 한 컵 따르고 있는데, 문득 냉장고 손잡이에 붙은 샛노란 포스트잇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거기에는 제 이름 석 자와 함께 반듯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OO 씨, 오늘 고생 많았어요. 탕비실 들르면 냉장고 두 번째 칸 열어봐요. - 든든한 지원군 드림" 의아한 마음으로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편의점 봉투 안에 신선한 에그 마요 샌드위치 하나와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꿀배 음료, 그리고 피로회복제 한 병이 가지런히 들어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도대체 누가?'였습니다. 평소 말수가 적고 무뚝뚝해 보이던 옆자리 과장님인지, 늘 바쁘게 뛰어다니시던 맞은편 대리님인지, 아니면 늦게까지 제 옆을 지켜주신 팀장님인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봉투를 손에 쥔 순간, 저녁 내내 저를 짓누르던 자책감과 긴장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며 가슴 안쪽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내가 혼자 고립되어 엉망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다들 각자의 모니터만 보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 곤란함과 지친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챙겨주는 동료가 곁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탕비실 간이 테이블에 앉아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살면서 먹어본 어떤 음식보다 달고 든든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서 팀원들의 표정을 조용히 살폈지만, 아무도 생색을 내거나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평소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커피를 마실 뿐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비밀 선배'가 누구인지 끝내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온기는 제 직장 생활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일이 힘들어 지치거나 누군가의 실수를 마주할 때마다 그날 밤 탕비실의 샌드위치가 떠올랐습니다. 그 후로 저는 후배나 동료가 프로젝트로 유난히 힘들어하는 날이면, 퇴근길에 아무도 모르게 책상 모퉁이에 작은 초콜릿이나 비타민을 살며시 올려두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직장은 그저 돈을 버는 냉정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국 사람을 버티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건 이런 보이지 않는 작은 배려와 온기라는 걸 배웠습니다. 제가 받은 그 다정한 마음을, 이제는 제가 다른 동료들에게 조용히 갚아나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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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대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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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샛노란 포스트잇 붙은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네요. 에그 마요 샌드위치에 꿀배 음료, 피로회복제까지... 메뉴 조합부터 '오늘 저 상황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분명해요 ㅎㅎ 비밀 선배가 누군지 끝내 밝혀내지 못하셨다니 오히려 더 좋습니다. 받으신 온기, 책상 모퉁이 초콜릿으로 잘 갚아나가고 계시네요.
    샛노란 포스트잇 붙은 냉장고 문을 여는 순간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네요. 에그 마요 샌드위치에 꿀배 음료, 피로회복제까지... 메뉴 조합부터 '오늘 저 상황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분명해요 ㅎㅎ 비밀 선배가 누군지 끝내 밝혀내지 못하셨다니 오히려 더 좋습니다. 받으신 온기, 책상 모퉁이 초콜릿으로 잘 갚아나가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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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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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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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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