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매체인 투데이신문에 AI에 관련된 시니어로서의 느낌을 기고한 글입니다 < AI라는 디지털 비서, 거창한 기술보다 '일의 순서'가 먼저다. >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AI 이야기뿐이다. TV를 틀어도, 모임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도 너나없이 AI를 말하는데, 정작 본인은 멀찌감치 서서 지켜보기만 하는 시니어들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시니어가 이제 와서 저런 걸 배워서 뭐 하나' 싶기도 하고, 막상 손을 대보자니 어색하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하지만 막상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바짝 다가가 보니 비로소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현장에서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세상 풍파를 이겨온 우리 시니어들이, 요즘 유행하는 AI 따위에 지레 겁을 먹거나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AI는 결코 멀고 생소한 신기술이 아니었다. 우리가 평생 차곡차곡 쌓아온 경륜과 지혜를 가장 눈부시게 펼쳐보일 수 있도록 곁에서 묵묵히 보조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충직하고 똑똑한 디지털 비서’일 뿐이었다. 그래서 인생 2막의 한가운데에서 AI를 미리 활용해 본 저자의 시행착오와 체득의 경험을 시니어들과 나누고자 한다. 1. 거창한 질문을 던지기보다, 내 일의 순서부터 차근차근 잘라 보여주기 처음 AI 화면을 열었을 땐, 마치 신통한 점쟁이라도 만난 듯 "이 주제에 대해 멋진 글 한 편 써봐라" 하고 크게 한마디 던져보곤 했다. 하지만 화면에 나타나는건 어딘가 겉돌고 밋밋하기 짝이 없는 글뿐이었다. "역시 기계가 쓰는 글에는 깊이가 없구나, 사람 손을 거쳐야지" 싶어 씁쓸한 마음으로 창을 닫아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숱한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깨달은 핵심 비결은 간단했다. AI에게 다짜고짜 일을 시키기 전에, 내가 수십 년간 해온 일의 순서와 내용부터 차근차근 잘라 보여주는 것이었다. 우리가 현장에서 까마득한 후배나 조수를 처음 만나 일을 가르칠 때를 떠올려 보자. 한 번에 모든 업무를 통째로 맡기지 않고 단계를 나누어 가르칠 것이다. 이 처럼 하나씩 단계를 나누어 가르치듯 AI에게도 똑같이 다가가는 것이다. ㆍ1단계 : "내가 오랫동안 품어온 아이디어의 핵심 방향부터 함께 잡아보자." ㆍ2단계 : "잡힌 방향에 맞춰 전체적인 논리와 뼈대(목차)를 단단하게 세워봐라." ㆍ3단계 : "그 뼈대 위에 들어갈 구체적인 문장과 표현을 함께 매끄럽게 다듬어보자." 이렇게 한 단계씩 명확한 역할과 범위를 나누어주니, AI는 일회성 정답만 툭 던지던 기계에서 벗어나 내 의중을 정확히 읽어내고 뒷받침해 주는 눈치 빠른 비서로 바뀌어 있었다. 2. 나만의 인생 경험과 명확한 기준(가이드라인)을 건네기 AI라는 도구를 진짜 내 수하처럼 제대로 활용하려면, 내가 살아오며 가치있게 여겨온 일하는 기준과 오랜 노하우를 미리 알려주는 과정이 꼭 필요한것 같았다. 내가 평소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념, 글에 담고 싶은 문장의 결이나 톤,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본질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AI에게 "나는 이러한 맥락과 깊이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니, 이 기준에 맞추어 나를 보조해줘" 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건네는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현장에서 뼈깎는 노력으로 축적된 우리의 맥락과 철학이 바탕에 깔리면, AI는 우리가 빈 종이를 앞에 두고 '무엇부터 써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며 머리를 싸매던 시간을 놀라울 정도로 줄여주는것 같다. 막막한 초안을 잡고 자료를 정리하는 수고로운 일은 이제 AI 비서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비로소 더 깊은 통찰과 가치 있는 고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판단의 깊이와 삶의 지혜는 오롯이 우리 시니어의 몫 AI를 하루가 다르게 유용하게 쓰면서도, 가슴속 깊이 새기며 결코 놓치지 않는 하나의 원칙이 있었다. 생각의 주인이자 최종 결정권자는 언제나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AI가 순식간에 조합하여 만들어내는 수많은 자료와 화려한 문장들은 결국 글을 완성하기 위한 좋은 재료일 뿐이다. 그 허허벌판 같은 문장들 속에서 진짜 맥락을 읽어내고, 숨은 오류와 행간을 짚어내며, 평생의 삶으로 다져진 나의 생각과 진정성을 입히는 작업은 오직 인간인 나만의 영역인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한들, 그것은 우리의 기획력과 인사이트를 넓혀주는 도구일 뿐이다.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가슴에 축적된 우리들의 깊은 통찰과 삶의 지혜까지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켜만 보던 두려움을 가만히 내려놓고 이 손쉬운 도구를 끌어안는 순간, 우리의 오랜 경험은 비로소 시대의 기술을 만나 가장 찬란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말고 과감히 도전하여 똑똑하고 훌륭한 AI 비서를 여러분의 곁에 두기바랍니다.
자유주제
AI라는 디지털 비서, 거창한 기술보다 '일의 순서'가 먼저다.
10월 06일 | 조회수 56

박진이
주식회사 에스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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