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훈훈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최악의 빌런'이 알고 보니 우리 팀 구세주였던 건에 대하여

09월 28일 | 조회수 223
J
쌍 따봉
JTBC

입사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점심시간을 마치고 회사 로비로 들어오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얼굴이 불독처럼 험악하게 굳은 한 중년 남성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목에 걸린 출입증을 보니 우리 회사와 늘 팽팽하게 대립하던 까다로운 타 부서 임원분이시더군요. 그분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손가락으로 쉴 새 없이 팍팍 내리치며 혼자서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고 계셨습니다. "아니,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안 와! 이 따위로 운영하니까 회사 시스템이 맨날 이 모양이지!" 그 무시무시한 아우라에 눌려 저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저런 사람 밑에서 일하는 부하직원들은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을까' 하며 속으로 진심 어린 동정을 보냈죠. 잠시 후, 층수가 띵동 하고 울리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가 먼저 내리려던 사람과 부딪히는 바람에, 품에 안고 있던 중요한 보고서 파일이 그만 바닥에 와르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아, 망했다. 안 그래도 화가 난 저 사람한테 트집잡히고 밟혀서 서류 망가지겠다' 하며 머리를 감싸 쥐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제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아까까지 불같이 화를 내며 사람들을 째려보던 그 무서운 임원분이 갑자기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시더니, 흩어진 제 서류들을 빛의 속도로 줍기 시작하시는 겁니다. "아이고, 신입사원이세요? 정신 바짝 차려야죠! 자, 여기 1번부터 5번 보고서 순서대로 맞죠?" 그러고는 제 손에 서류를 쥐여주며 씩 웃고는 쿨하게 자기 층으로 사라지셨습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일할 때만 완벽주의 눈빛 장착을 해서 '사내 불독'으로 불릴 뿐, 사내에서는 보기 드문 자상한 '츤데레' 선배님이셨던 겁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사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깊은 교훈을 얻었고, 그분과 마주칠 때마다 먼저 90도로 인사하는 단골 제자가 되었습니다. 험악한 인상 속에 숨겨진 따뜻한 반전 매력, 직장생활에서 이런 순간 덕분에 오늘도 버틸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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