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유난히 일이 꼬이던 날이었습니다. 오후 6시가 넘었는데 내일 아침 보고해야 할 자료는 아직 절반도 못 끝냈고, 수정해야 할 내용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밤 9시. 사무실에는 몇 명만 남아 있었고 저도 슬슬 지쳐서 모니터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옆자리 동료가 퇴근 준비를 하다가 제 화면을 한번 보더니 물었습니다. “아직 안 끝났어요?” “네… 이것만 마무리하면 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그러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그럼 제가 이쪽 정리할게요.” “아니에요. 먼저 들어가세요.” “괜찮아요. 이거 혼자 하면 더 오래 걸려요.” 그렇게 동료가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 명은 자료를 정리하고, 한 명은 숫자를 맞추고, 중간중간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낫겠는데요?” 하면서 둘이서 하나씩 맞춰갔습니다. 시간을 보니 밤 11시가 넘었습니다. 마지막 파일을 저장하고 서로 화면을 확인한 뒤 동료가 한마디 하더군요. “됐네요. 내일 아침에 커피 한잔하고 들어가죠.” 그 말에 둘이 피식 웃었습니다. 회사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큰 성과나 멋진 프로젝트보다 이런 순간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내가 힘들 때 옆에 누군가 있었고,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순간.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날을 생각하면 회사생활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또 사람 덕분에 버티는 게 회사생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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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
09월 24일 | 조회수 69
케
케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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