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맞이하는 첫 명절. 와이프가 시어머니 여태 고생하셨는데 이번엔 우리가 준비하자고, 어머니는 손 까딱하지 마시라고 호기롭게 선언을 하더군요. 사실 내가 도와봤자 큰 힘이 안 될 거고 와이프도 일하느라 바쁠텐데 언제 차례 음식을 다 만드나 싶어서 물어봤습니다. (재미를 위해 대화체를 써보겠습니다.) 나 : 자기야, 음식 할 시간이 어디 있다고 다 하겠다 그랬어? 와이프 : 걱정 마. 요즘 밀키트 엄청 잘 나와! 완제품을 사서 올리는 건 성의 없지만, 밀키트는 조리 과정을 거쳐야 완성되는 거잖아? 정성도 들어가고, 맛도 깔끔하고 훨씬 낫지! 듣고 보니 진짜 완벽한 논리였습니다. 완제품은 정성이 1도 들어가지 않지만 밀키트는 재료를 넣고 굽거나 지지거나 끓이는 등의 정성이 들어가니 정성도 챙기고 퀄리티도 챙기는 일석이조잖아요? 역시 우리 자기는 똑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와이프가 뚝딱뚝딱 조리해서 정갈하게 포장해 간 음식을 풀었습니다. 엄마가 보시더니 어쩜 이렇게 음식을 정갈하고 깔끔하게 잘했냐면서 칭찬하시더라고요? 제가 다 흐뭇하고 기분이 붕 뜨더군요. 신이 난 나머지 뇌를 거치지 않고 입을 열어 버렸습니다. 나 : 이거 다 밀키트야! 요즘 밀키트 정말 잘 나오지? 완제품이 아니라 직접 조리해야 하니까 정성도 들어가고 맛도 깔끔하잖아~! 우리 ㅇㅇ이 진짜 똑똑하지 않아? 그 순간 엄마 표정이 싹 바뀌더군요. 엄마 : 밀키트?! 지금 조상님을 속이려고 한 거야? 직접 재료 고르고, 손질하고 만드는 정성이 진짜 정성이지 불만 켰다고 그게 정성이야? 어디서 이런 꼼수를 배웠니? (정확히 이렇게 말씀하신 건 아니지만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 이번에는 이 음식으로 하고, 다음에는 절대 이러지 말라고, 이럴 거면 도와준다고 말하지도 말라고 된통 혼났습니다. 그리고 와이프가 커피 사러 나가자길래 아 개혼나겠네 생각하고 따라 나갔는데 진짜 뒤지게 혼났고요. 눈치 좀 챙기라고 그걸 어머님께 말하면 어떡하냐고...ㅠㅠ 전 진짜 와이프 논리가 너무 맞다고 생각해서 말한거였는데.... 저녁 먹고 담배 한 대 때리면서 이거 쓰고 있습니다. 아니 진짜 우리 와이프 말 너무 맞지 않아요? 밀키트도 요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우리 엄마 꼰대인 줄 몰랐는데 흥.
결혼생활
우리 자기 똑똑하다고 엄마한테 자랑했다가 망했습니다...
09월 24일 | 조회수 902
크
크와아앙
댓글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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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본투비한량
8시간 전
저기… 선생님 눈치…ㅠㅠ 그래도 와이프 편이셔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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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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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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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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