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사무실에 혼자 앉아 커피 마시고 있으니까 묘하게 편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네요. 일부러 자진해서 명절 당직을 섰습니다. 40대 초반, 내려가면 들을 소리가 너무 명확해서 도망쳤습니다. 부모님은 옛날 분들이라 아직도 "우리 잘난 아들이 뭐가 모자라서 장가를 안 가냐", "친구 누구는 손주가 상을 받아왔다더라", "이 노인네들은 언제 손주 한 번 안아볼꼬" 걱정이 태산이시거든요. 고향 가면 자꾸 약속 잡아놨다고, 누구 만나보라고 내보내시는데 정말이지 고문 받는 기분입니다. 저는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도 무섭고, 한 사람을 평생 사랑할 자신도 없습니다. 혼자 벌어서 내 마음대로 쓰고 조용히 사는 지금이 너무 편하고 익숙하고 만족스럽거든요. 백번 양보해서 언젠가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를 가질 생각은 더더욱 없어요. 요즘 세상에 결혼이나 육아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걸 부모님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십니다. 매번 설득하려 해봤자 대화는 도돌이표고 서로 상처만 남아서 결국 이번에는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못 내려간다"고 거짓말을 해버렸습니다. 뭐 제가 일을 만든 거니까 거짓말은 아니긴 하죠. 제가 당직을 하기로 했으니까요 ㅎㅎ... 하나 있는 아들놈만 기다리며 사시는데 이번에 못 본다 말씀드리니 너무 서운해하시던 부모님 생각하면 너무 죄송합니다. 부모님 소원이라는데 손주 하나 못 안겨 드리는 것도 불효자가 된 기분이고요. 하지만 제 삶이잖습니까. 내려가서 종일 잔소리 듣고 감정 소모하느니 그냥 바쁜 불효자가 되어 사무실 지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은 이렇게나 빠르게 변하는데 부모님의 세상에는 여전히 저뿐인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참 씁쓸한 연휴네요...
자유주제
거짓말하고 당직 서는 중입니다.
09월 26일 | 조회수 741
숲
숲의노래
댓글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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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ㅇㅎ웋
방금
전 이해가 갑니다. 어차피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면 적당히 거리두는게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전 이해가 갑니다. 어차피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면 적당히 거리두는게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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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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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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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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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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