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사들과 경쟁에 추가로… 한국 배터리 사들 다 어려울 듯 ____ 현대차·폴크스바겐 배터리 셀 자체 개발에… 배터리 3사, 하청사로 전락하나 '전전긍긍' 현대차, 배터리 셀 자체 개발… 폴크스바겐은 양산도 中 BYD, 원가 경쟁력 앞세워 세계 車 시장 잠식 비상 걸린 배터리 3사, ESS 사업 비중 높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값 싼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원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와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그룹들이 잇따라 전기차 배터리 셀을 자체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개발만 스스로 하고 양산은 외부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지만, 장기적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은 가격 협상 과정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다. 배터리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자동차 부품사처럼 완성차 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 BYD와의 경쟁에 고전하는 현대차, 배터리 셀 자체 개발 선언 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가진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배터리 셀을 자체 개발하고 양산은 협력사가 담당하는 '팹리스·파운드리' 전략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에 비해 출력을 2배 이상 높이고 충전 시간을 40% 줄인 고성능 배터리 셀을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 셀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탑재된다. 향후 로봇과 차세대 모빌리티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 제조 부문 산하에 'B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며 배터리 자체 개발을 준비해 왔다. 중장기 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사 차원의 통합 업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적으로 배터리의 영문 앞 글자를 따서 이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차는 배터리 셀의 사양과 구조를 자체 설계하고 배터리 제조사에 양산을 맡기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배터리 공급 과정에서 가격 협상력을 높이면서도 대규모 공장 신설에 대한 투자 부담은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배터리 셀 전체를 비싸게 들여왔지만, 앞으로 다른 부품과 마찬가지로 위탁과 하청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배터리 셀 자체 개발에 나선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 뿐이 아니다. 폴크스바겐은 2022년 배터리 셀을 만드는 자회사 파워코를 설립하고 독일 자츠길터 기가팩토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전체 그룹 완성차 업체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통합 배터리 셀의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와 달리 개발은 물론 상당 물량의 생산까지 자체 해결하는 구조다. 폴크스바겐에 따르면 파워코는 향후 통합 셀 수요의 약 50%를 양산하며, 나머지 절반의 물량은 외부 배터리 제조사에 맡길 예정이다. 파워코는 현재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만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으로 개발·생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폴크스바겐 등이 잇따라 배터리 셀 개발에 나선 것은 최근 완성차 업계의 원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을 유지하는데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는 기존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완성차 시장의 원가 경쟁 부담을 키운 대표적인 기업이다. BYD는 지난 1995년 배터리 회사로 출발해 2003년 완성차 사업에도 진출했다. 배터리를 자체 조달하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었고, 가격 경쟁력은 BYD가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BYD는 올해 2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12.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완성차 시장에서도 지난해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현대차그룹,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에 이어 6위를 기록햇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에 1만1675대를 판매해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유럽과 중남미, 동남아 등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BYD의 저가 공세로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매출 원가율을 기존 계획 대비 3%포인트 낮추겠다는 목표를 밝힌 데는 원가와 가격 경쟁력 제고에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는 경영진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기차 의존도 줄이자"… ESS서 새 기회 찾는 배터리 제조사 완성차 기업들이 배터리 셀 자체 개발에 나서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성장성을 유지하는데 빨간 불이 켜졌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최근 수 년 간 이어진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몸살을 앓았다. 최근 유럽 등 일부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형 완성차 그룹인 폴크스바겐과 현대차 등이 잇따라 배터리 자체 개발에 나서면서 다시 수요가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대부분의 배터리 셀을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SK온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스타리아 일렉트릭과 포터 일렉트릭용 배터리 셀을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아이오닉6와 캐스퍼 일렉트릭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을 판매 중이다. 오랜 기간 현대차와 납품 계약을 맺지 못했던 삼성SDI도 최근 세계 최초로 공개된 제네시스의 대형 전기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90의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따냈다. 현대차는 줄곧 배터리 셀의 양산은 제조사에 맡기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되는 배터리 셀을 현대차가 자체 개발할 경우 배터리 제조사들은 사실상 위탁 생산 업체의 역할만 담당하게 되고 납품 계약 과정에서 가격 협상을 하는 데도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어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폴크스바겐그룹 역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중요한 고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크스바겐의 주력 전기 SUV 모델인 ID.4 프로와 아우디의 S e-트론 GT 등에 배터리 셀을 납품하고 있다. 포르셰의 전기차 전용 모델인 타이칸, 카이엔 일렉트릭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 삼성SDI도 아우디 Q8 55 e-트론 콰트로 등에 배터리 셀을 공급한다. 포르셰의 경우 올해부터 생산되는 마칸 전기차 모델과 카이엔-E 하이브리드,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 모델 등에 삼성SDI의 배터리 셀이 들어간다. SK온은 폴크스바겐의 계열사인 스코다의 전기 SUV 엘록과 폴크스바겐의 전기 SUV인 ID.4의 일부 모델 등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최근 전기차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테네시주와 오하이오주, 미시간주의 랜싱과 홀랜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 북미 지역 5곳의 생산 거점에서 ESS용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총 3조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수주했고, 하반기 북미 공장에서의 생산 물량은 상반기의 약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SK온도 지난달 미국의 ESS 제조사인 네오볼타 파워와 총 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LFP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테슬라가 메가팩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ESS용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는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메가팩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대용량 ESS다.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주 브룩셔의 메가팩 가동에 돌입하며 북미 내 ESS 시스템 연간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인 90GWh 규모로 늘렸다. 삼성SDI는 올해 초 미국 기업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 고객사를 테슬라로 추정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AI 시장의 고속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전력 수급을 위한 ESS용 배터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와 별도로 전고체 배터리 등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완성차 업체와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테크
배터리사들 전망
09월 22일 | 조회수 58
M
Matrix
댓글 0개
공감순
최신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