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커리어

떨어진 다음날

09월 22일 | 조회수 193
쌍 따봉
노예22년

이제 곧 50이 됩니다. 40대 초반도 잘 안된다고 하는데 40대 후반 이직은 더 어려운게 당연한 것이겠습니다. 거기다가 이직 경험 없다시피한 한회사만 다녀본 사람이거든요. 3년전 20년 가까이 다닌 회사를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3년동안 30여군데 지원을 했는데 구차한 이야기 빼고, 결국 계속 같은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20년차때는 20년 근속기념메달도 주더만요. 순금으로.. 팔아서 소고기 사먹고 아내 핸드폰 바꿔줬습니다. 얼마전에 정말 레어한 기회를 찾아서 최종면접까지 갔는데 결국 6주 넘게 기다리게 하더니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쪽 업계 인력풀 빤히 아는 상황이라 합격 가능성은 60%-70%는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3년동안 동종업계에 다가 이렇게 JD가 딱 맞는 포지션이 처음이었거든요. 그 회사가 원하는 리더급에 어학도 되고 프로젝트 경험도 넘치고.. 면접 마지막에 가운데 앉은 높은 분이 ‘우리 사업부 팀장들은 30-40대인데 젊은 사람들이랑 일 할 수 있겠어요?’ 라는 말이 걸렸는데 역시 떨어트리는 말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본 바로는 나한테 마지막 질문을 던진 김** 상무님은 6X년생이더만요?) 오후 2시반쯤? 문자가 왔습니다. 전화가 오면 합격이고 문자가 오면 불합격이라지요. 불합격 통보를 받고 최종면접후 6주간의 대기기간, 지원서 작성부터해서 약 2달반의 기대외 설레임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식은땀이 나고 몸이 아프기 시작하더군요. 원래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면 멘탈에 금이가기 마련입니다만, 이번에는 와장창 깨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동일한 도메인에 동일한 Job..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나 봅니다. 대충 마무리하고 칼퇴근하는데 팀장이 ‘몸이 안 좋아?‘하고 물어보더군요. 지난번 출장길 비행기에서 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 없다’도 떠올랐습니다. ㅎ 하루밤 끙끙 앓고 다음날 아침에도 회복이 되지 않아서 당일연차 통보하고 앓고 있는데, 아내가 병원가서 수액이라도 맞자고 해서비척비척 병원갔다 와서 오후에 한숨 푹 자고 일어났는데, 헤헌에게서 제안메일을 보냈으니 긍정적 검토 부탁한다는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수액덕분인지 컨디션이 좀 나아져서 메일을 읽어보고 회사와 Job을 찾아봤는데, 딱 그런 느낌 있잖아요. 헤드헌터가 보낸 제안 메일을 읽었을때 ‘아니 다 좋은데 왜 이런 좋은 자리를 나한테 제안하지?‘ 라는.. 이런 자리면 갈사람 많을텐데? 요즘 이 회사가 어렵나? 인터넷과 AI, 인맥을 동원해서 정보를 수집해 봅니다. 대충 왜 이 자리가 나한테까지 제안이 왔는지 살짝 감이 오긴 합니다. 요즘 트렌디한 AI 전문가를 영입했다가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까 포지션을 나눠보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도메인이 바뀌고 Job이 상당히 확장되어야 하는데, 곧 50 되는 내가 이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거주지도 상당히 멀리 이사가야 하는데 가족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면접관도 당연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이번에는 큰 기대하지 않고 이력서를 수정해서 보냈습니다. 다음날, 헤드헌터가 전화를 해서 최종적인 지원의사를 물어보더군요. 회사와 포지션에 대해 2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되면 좋고, 안되면 뭐 지금 회사 좀 더 다니는 거지.. 하는 정도의 기대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너무 기대를 했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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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맨땅헤딩조아
    1시간 전
    에구구.. 팬으로서 저도 기대를 했는데요.. 쇼생크탈출 영화에서 모건 프리먼이 가석방 심사에서 구구절절 말해도 몇번이나 탈락하다가 마지막에는 포기를 하고 응답을 시니컬하게 하니 승인되었죠. 포기의 순간에 사라진 열망을 읽고 복귀한 사회에서 열망이 일으킬 위험이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싶어요. 열망이 사라지면 말과 태도와 자세가 달라질 수 있죠. 나이, 성별, 직급 등 많은 차이에 대해 별로 구애받지 않는, 열망이 이 차이를 비집고 들어와 마음을 흔들곤 하는데, 그것이 사라진 담담한 한 직업인, 직무 전문가, 그것에만 오롯이 초점이 맞춰질 수 있겠다 싶으네요. 그런 점에서, 나중에 최종 면접에 간다면 이번의 경험담과 비워진 마음을 지나간 소회를 언급하듯이 설명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으네요. 그 회사도 똑같이 걱정거리로 생각할텐데 병원까지 다녀오면서의 이런 과정이 통과의례의 고통에서 이겨내고 살아낸 승리자로서 긍정적 인상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에구구.. 팬으로서 저도 기대를 했는데요.. 쇼생크탈출 영화에서 모건 프리먼이 가석방 심사에서 구구절절 말해도 몇번이나 탈락하다가 마지막에는 포기를 하고 응답을 시니컬하게 하니 승인되었죠. 포기의 순간에 사라진 열망을 읽고 복귀한 사회에서 열망이 일으킬 위험이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싶어요. 열망이 사라지면 말과 태도와 자세가 달라질 수 있죠. 나이, 성별, 직급 등 많은 차이에 대해 별로 구애받지 않는, 열망이 이 차이를 비집고 들어와 마음을 흔들곤 하는데, 그것이 사라진 담담한 한 직업인, 직무 전문가, 그것에만 오롯이 초점이 맞춰질 수 있겠다 싶으네요. 그런 점에서, 나중에 최종 면접에 간다면 이번의 경험담과 비워진 마음을 지나간 소회를 언급하듯이 설명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으네요. 그 회사도 똑같이 걱정거리로 생각할텐데 병원까지 다녀오면서의 이런 과정이 통과의례의 고통에서 이겨내고 살아낸 승리자로서 긍정적 인상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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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노예22년
    작성자
    방금
    이벤어는 뭔가 좋은 시그널들이 있고, 평소부터 가고 싶던 회사엿는지라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써서 그런가 불합격 소식 들었을때 눈앞이 흐려지더군요. 이 동네 좁은 바닥이라 이제 곧 제가 면접 봤다는 소문도 돌것 같네요. ㅎㅎ
    이벤어는 뭔가 좋은 시그널들이 있고, 평소부터 가고 싶던 회사엿는지라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써서 그런가 불합격 소식 들었을때 눈앞이 흐려지더군요. 이 동네 좁은 바닥이라 이제 곧 제가 면접 봤다는 소문도 돌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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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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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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