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엔지니어

저는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09월 14일 | 조회수 178
백상현

머지않아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고, 지금도 상당 부분 대체됐다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습니다. 저는 그 말에 전면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AI한테 “오늘 점심 뭐 먹지?”라고 물어보세요. 추천을 받고, 별로라고 해보세요. 다음 것도 싫다고 해보세요. 메뉴가 계속 나올 때가 있습니다. 참 친절합니다. 이번에는 친구나 애인에게 똑같이 해보세요. 다섯 번쯤 거절하면 이런 말이 나올 겁니다. “아니, 그럼 네가 뭘 먹고 싶은 건데? 한식? 중식? 애초에 배는 고픈 거야?” 슬슬 짜증은 나겠지만, 대화는 그때부터 달라집니다. 사실 아침을 늦게 먹어서 배가 별로 안 고팠을 수도 있고, 밥보다 그냥 밖에 나가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같이 일할 때도 이런 사람이 좋습니다. 제가 말한 것을 계속 가져오는 사람보다, 몇 번 어긋나면 “잠깐, 원하는 게 그게 맞아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요. 제 니즈를 처음부터 알아맞히라는 뜻은 아닙니다. 계속 안 맞으면 질문이나 접근을 바꿔봤으면 하는 겁니다. AI를 이용해 개발하면서도 이 차이를 느꼈습니다. Spring AI로 프로젝트를 만들 때였습니다. 추론 관련 정보를 응답에서 꺼내 쓰고 싶었는데 안 됐습니다. 사용하는 버전에 맞춰 공식 문서까지 분석하게 했는데도 AI는 계속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코드를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알고 보니 제공사별 응답 방식의 차이였습니다.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과 제가 쓰는 조합에서도 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고, 결국 응답을 직접 받아 변환해서 해결했습니다. 그 문제를 겪어본 사람이 옆에 있었다면 한마디 했을 것 같습니다. “그거 지금 쓰는 제공사도 지원하는 거 맞아요?” 저는 그 질문을 못 떠올려서 한참 돌아갔습니다. 앱을 출시할 때도 그랬습니다. 심리상담 앱이 구글 플레이 심사에서 조직 계정 요건에 부딪혔는데, AI에게 물어가며 이름을 바꾸다가 백엔드 DTO 이름까지 고쳤습니다. 지금의 제가 그때 옆에 있었다면 바로 말렸을 겁니다. “무슨 뻘짓을 하고 있어. 그 이름을 심사하는 사람이 보는 것도 아닌데.” 그때는 설명이 그럴듯하니 믿었습니다. 뭔가를 열심히 수정하고 있어서 해결에 가까워지는 줄 알았습니다. 사주 앱을 만들면서는 Apple Korea에 공식 문의까지 했습니다. 당시 제 계획에 대해 현실적으로 통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AI의 설명에서 읽은 가능성과, 직접 확인한 현실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누군가 사주 앱을 만들겠다고 하면 저는 어디에 출시할 건지부터 물어볼 겁니다. 한번 겪고 나니 먼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생겼습니다. 저는 그걸 직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이야기되는 FDE처럼 고객과 직접 부딪히며 문제를 풀어내는 역할도 그래서 중요해질 거라고 봅니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AI는 아직 이런 데서 멍청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AI를 코딩으로 이길 자신도, 지식으로 이길 자신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본 문제를 누군가 들고 온다면, 그 요청을 그대로 AI에게 전달하는 것보다 제가 함께 이야기하며 풀어가는 편이 더 잘할 자신은 있습니다. 어디서 막힌 건지 물어보고, 이미 시도한 것을 듣고, 애초에 그걸 만들어야 하는지부터 다시 볼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메뉴를 하나 더 추천하는 대신 “배는 고픈 게 맞아요?”라고 물어야 합니다. 채용 공고나 면접에서 트러블슈팅 경험을 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헤매본 사람에게는 다음에 먼저 확인할 것이 남습니다. 어떤 말을 믿었다가 틀렸는지, 무엇을 보고 방향을 바꿨는지가 그 사람의 자산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공부하고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저는 직접 해보고, 그 경험에서 직관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해결해 줬다고 넘어가지 말고 왜 처음에는 안 됐는지 한번 더 봤으면 합니다. 경험 많은 사람이 다른 질문을 한다면 왜 그걸 먼저 물었는지도 들어보고요. AI 덕분에 해볼 수 있는 일은 많아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결과물만 늘어나는 건 조금 아깝습니다. 다음에는 같은 곳에서 덜 헤매고, 누군가의 말을 들었을 때 더 필요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됐으면 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과 일하고 싶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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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월천선한부자
    5시간 전
    ai가 인간을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ai와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반복 작업을 넘어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게 바로 ai +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생각되네요.
    ai가 인간을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ai와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반복 작업을 넘어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게 바로 ai + 휴머노이드 로봇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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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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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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