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

같은 사업, 세 현장이 있었습니다. 땅 주인은 셋 다 달랐는데, 정작 사업의 주도권을 가른 건 소유가 아니었습니다.

09월 03일 | 조회수 27
특수물건디벨로퍼

건축허가와 주택사업승인은 다릅니다. 건축허가는 요건 충족형입니다. 법과 조건이 맞으면 나옵니다. 그런데 주택사업승인은 in & out입니다. 세대를 늘리려면 그만큼의 기반시설을 같이 넣어야 하니까요. 학교, 도로, 공원 — 도시계획시설이 통째로 들어갑니다. 그 협의를, 도면 그려가며, 돈 들여가며, 관청과 몇 번을 오가며 끝낸 사람이 사업승인 신청자입니다. 그러면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그걸 새 사람에게 넘길 수 있을까요? 이론상으로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넘기려면 도시계획을 같이 바꿔야 합니다. 그 협의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요.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업승인 신청자가 주도권을 쥡니다. 땅 주인이 공공이어도 끌려옵니다. — 수도권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 세 현장을 동시에 놓고 어디에 힘을 실을지 정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땅 주인은 셋 다 달랐습니다. 한 곳은 공공이 가진 땅, 한 곳은 우리 회사 보유 자산, 한 곳은 다른 시공사가 사둔 땅. 상식대로라면 우리 땅인 곳이 제일 편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판단 기준이 된 건 소유가 아니라 사업승인 신청자가 누구인가였습니다. 우리가 신청자였던 두 곳은, 땅 주인이 공공이든 우리든 상관없이 사업이 우리 시간표로 움직였습니다. 공사비가 오르면 사업성 재검토를 우리가 제안했고, 인허가 위기가 오면 대안 조율을 우리가 들고 갔습니다. 반면 우리가 시공자 지위였던 한 곳은, 우선협상자만 바꾸면 교체되는 자리였습니다. 그 현장에서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결정권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의 둘에 리소스를 몰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맞는 판단이었습니다. — 지금도 사업지를 볼 때 같은 기준을 씁니다. 시행사를 검토할 때 땅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보다 먼저 봅니다. 사업승인 신청자가 누구인가. 인허가 협의를 자기 돈으로 어디까지 끌고 갔는가. 그게 그 시행사가 끝까지 갈 사람인지, 우리가 붙어도 되는 자리인지를 말해줍니다. 토지 계약서보다 정직한 지표입니다. 등기부는 소유를 말하고, 사업승인은 주도권을 말합니다. (재직 중 수행했던 판단 사례이며, 회사·지역·현장은 모두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부동산개발 #주택사업승인 #인허가 #디벨로퍼 #시행 #공공지원민간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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