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 게시판에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올해 드디어 불혹을 넘겼습니다. 나이 앞자리가 바뀌니 마음도 좀 싱숭생숭하고,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정리해 보자' 싶어 지난 30대를 가만히 돌아봤습니다. 진짜 별의별 일이 다 있었고, 나름대로는 참 꿋꿋하게 견디며 살아왔더라고요. 저는 지방 사립대 공대를 나왔습니다. 공대생이었지만 졸업할 때까지 흔한 "기사" 자격증 하나 없었습니다. 그저 대기업 가겠다고 3개월 필리핀 어학연수 다녀와서 겨우 토스 점수 하나 만들어놓고, 2년 동안 대기업 노래만 부르며 취준생으로 시간을 보냈죠. 당연히 결과는 연속된 낙방이었습니다. 2년 동안 실패만 반복하다 보니 자존감은 이미 바닥을 뚫고 지하실까지 내려갔습니다. 이러다간 정말 폐인이 되겠다 싶어, 결국 직원 10명 남짓한 소규모 부품조립 회사(A사)에 2014년 말 첫 입사했습니다. 주 6일에 하루 12시간 일하고 월급은 딱 150만 원. 연봉으로 치면 1800만 원이었죠. 그래도 처음 3개월은 참 감사했습니다. '아, 나도 이제 어디 출근할 곳이 있구나', '내 힘으로 150만 원이라도 버는구나' 싶어서 감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 입사 3개월 차쯤, 납품을 갔다가 갑(甲) 회사 담당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그분이 슬쩍 한마디를 건네시더군요. "공대 나왔으면 기사 자격증만 있어도 훨씬 좋은 조건으로 일할 곳 많을 텐데..." 직장 선배님들은 다들 중고졸 이였습니다. 처음 입사 당시 대졸인 저를 이해 못하셨습니다. 그 말이 가슴에 팍 꽂혔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어두컴컴했던 터널 끝에서 작은 빛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이를 악물었습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하고, 바로 독서실로 직행했습니다. 피곤해서 눈이 감기는데도 2개월 동안 죽어라 공부만 했습니다. 그렇게 기사 자격증 2개를 1회차 2회차에 따냈습니다. 2회차 자격증은 이직 후 최종합격이 됐습니다. 1회차 자격증을 취득 후 바로 이력서를 썼고, 현대자동차 1차 벤더 제조업체(B사)의 관리직으로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첫 직장에 들어간 지 딱 6개월 만이었습니다. 신입 기본 연봉은 3500만 원이었지만, 수당에 상여까지 합치니 영끌 4500만 원 정도가 되더군요. 내 삶의 첫 번째 반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B사에서의 삶은 그야말로 '갈아 넣는' 하루하루였습니다. 반복되는 주말 출근에 하루 14~15시간씩 이어지는 고강도 업무... 10개월쯤 견디다 보니 퍼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살다간 제명에 못 죽겠다. 여기서 5년, 10년 뒤의 내 모습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저는 또 한 번 이력서를 깔아놓고 다른 업종으로의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결국 두 번째 이직을 감행했고, 중견기업인 C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C사의 첫 시작 연봉은 3200만 원이었습니다. 이전 회사(B사)에서 영끌 4500만 원을 받았던 걸 생각하면 연봉이 깎인 셈이었지만, 아침 7시 출근에 저녁 6시 퇴근으로 하루 11시간 정도 근무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밤낮없이 주말도 없이 갈아 넣던 때에 비하면 삶의 질이 훨씬 좋아질 거라는 희망 하나로 미련 없이 옮겼습니다. 그런데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이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산업군에 엄청난 호황이 찾아왔습니다. 회사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매년 연봉이 5%에서 많게는 20%까지 올랐습니다. 그렇게 연봉 인상과 승진을 거치며 C사에서 8년을 보냈습니다. 3200만 원으로 시작했던 연봉은 어느덧 6000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정말 회사 일이라면 내 일처럼 열정적으로 일했고, 덕분에 회사에서 최우수 직원으로 뽑혀 포상금으로 가족들과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아, 내 평생을 바쳐 충성할 회사는 여기구나' 싶었죠. 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군요. 회사가 2세 경영 체제로 전환되면서 내부 분위기가 서서히 어수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혼란스러워하던 그때, 거짓말처럼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동일 업종의 대기업 D사로부터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 제안이 온 겁니다. 물론 정식 채용 절차를 똑같이 거쳐야 했지만, 헤드헌팅을 통한 진행이다 보니 서류나 면접 과정이 훨씬 수월하게 풀렸습니다. 최종 오퍼 레터에 찍힌 금액은 C사 대비 30%가 오른 7800만 원. 8년 동안 정들었던 동료들을 두고 떠나는 게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를 넘기면 이런 이직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결국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D사로 옮긴 지 2년 차가 된 올해, 매니저급으로 승진하면서 연봉 1억 고지를 밟게 되었습니다. 각종 복지 혜택은 덤이었고요. 11년 전, 첫 직장에서 연봉 1800만 원 받으며 "아, 나도 한 달에 300만 원만 찍어보면 세상 다 가진 기분이겠지?"라고 생각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난 10년 동안 제 스스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이뤄낸 것 같아 참 감개무량합니다. 지금은 여기서 더 과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 정도로도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을 늘 마음에 품으려 합니다. 앞으로도 그저 하루하루 제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실 텐데, 제 미천한 경험담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희망이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사생활🎁
11년 전 연봉 1800만 원에서 1억까지 온 후기
09월 02일 | 조회수 1,382
유
유유아빠
댓글 2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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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bbbb6666
15시간 전
운이 좋았다고 설명하시지만.. 준비된 사람이기에 잡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 아닐까요?
운이 좋았다고 설명하시지만.. 준비된 사람이기에 잡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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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
카레맛카라티
15시간 전
맞아요.. :) 준비가 없으면 기회가 와도 기회인 줄 모르죠!
맞아요.. :) 준비가 없으면 기회가 와도 기회인 줄 모르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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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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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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