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먼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제가 문제를 제기했던 당시 임원은 이미 회사에서 해임됐고, 저는 지금도 같은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은 제가 다니는 회사를 비난하거나 회사에 피해를 주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닙니다. 회사명, 지역, 실명 등 개인이나 회사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도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의 신상을 찾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여론으로 상대방을 처벌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직장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까지 선임해 형사고소를 했지만 결국 모든 혐의가 불송치된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께 정말 묻고 싶습니다. 제가 겪었던 일들이 정말 형사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요. 문제가 된 사람은 당시 회사의 임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임원의 가족도 같은 회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문제가 시작된 것은 어느 순간 회사 안에서 제가 그 가족인 직원을 ‘왕따시켰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저에게는 황당한 이야기였습니다. 정작 당사자와 직접 이야기를 했을 때는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고 말했다기보다는, 업무가 힘들어 ‘왕따인 기분이었다’는 취지로 임원에게 이야기했다고 했습니다. 주말에 임원에게 불려간 저의 상급자 역시 제가 그 직원을 왕따시켜 임원에게 욕설을 난무하며 감히 왕따를 시키냐는 둥 욕을 먹었고 제가 왕따시킨적이이 없다는 취지로 당시 임원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달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회사에서는 제가 누군가를 따돌린 사람처럼 이야기가 퍼져 있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당시 임원과 저의 관계도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대표가 전관리자를 상대로 회사 운영이나 급여 등에 관한 모든 의견을 제출하도록 했고, 저 역시 요청받은 대로 의견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직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당시 임원은 제 의견서를 문제 삼으면서 저를 특정해 “사회생활 했다고 월급 올려달라는 게 말이 되냐.” “회사에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나가야지.” 라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저는 많은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너무 수치스럽고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워 1박2일 일정이었으나 당일 워크샵 일정 마무리 후 결국 먼저 귀가했습니다. 제가 먼저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남아 있던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저에 대한 불만이나 좋지 않은 이야기를 계속했다는 말을 이후 동료들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일은 바로 다음 날이었습니다. 출근시간도 전에, 물한모금 마시지도 못하고 출근하자마자 당시 임원에게 불려가 거의 두 시간 가까이 면담을 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결국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속 울고 있는 상황에서도 면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당시 들었다고 고소장에 기재한 말들 중 아직도 잊히지 않는 말들이 있습니다. “너 나랑 불편해서 계속 일할 수 있겠냐.” “회사 싫고 불만 많으면 직원이 나가라.” “아침마다 나한테 인사하고 소통하는 거 안 불편하겠냐.” 그리고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대표가 너 하나 자른다고 감히 처음으로 나한테 소리를 질렀다.” “겨우 직원인 너 하나 때문에 내가 대표랑 싸워야겠냐.” 저는 그 말을 단순한 업무상 질책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받아들인 의미는 하나였습니다. ‘이 사람과 계속 문제가 생기면 나는 이 회사에서 잘릴 수도 있겠구나.’ 상대방은 회사 임원이었고 저는 직원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제 생계가 걸린 직장에서 고용에 관한 압박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는 자신의 가족인 직원을 특별히 챙기라는 취지의 말도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내 가족 챙겨라.” 회사생활을 잘하려면 윗사람 눈치도 보고 잘 보여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 왜 밑에 직원들의 불만을 대표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하느냐는 취지의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그 자리가 그렇게 힘들었다면 그냥 일어나 나오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문이 잠겨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그렇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회사 임원이 제 고용 문제까지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울면서 거의 두 시간 동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뒤에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당 임원은 회사에서 해임됐습니다. 해임 사유나 회사 내부의 다른 문제들은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까지 끌어와 상대방을 공격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그 사람은 더 이상 회사 임원이 아니고, 저는 지금도 이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해임된 당일에도 해당 임원은 회사에 와 직원들을 불러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취지, 업무를 모두 중단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이 나왔고, 다른 직원에게 그만두라는 취지의 말도 나왔습니다. 당시 상황이 상당히 격앙돼 결국 경찰까지 회사로 출동했습니다. 그날 단체면담 녹음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후 저와 개인적으로 나눈 면담도 녹음돼 있었습니다. 경찰이 회사에 도착한 이후의 상황에 대한 녹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임원직에서 해임된 이후에도 저에게 개인적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통화 중에는 “이런 식이면 감정이 폭발할 것 같다.” “모든 걸 책임질 거냐.” “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겠냐.” 는 취지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통화 역시 녹음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몇 달 동안 이어지면서 저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체중이 10kg 이상 빠졌습니다. 결국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시작했고, 지금도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참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와 갈등도 생길 수 있고, 기분 나쁜 말을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상황과 들었던 말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결국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명예훼손, 모욕, 감금, 협박, 강요, 업무방해 등 여러 혐의로 형사고소를 진행했습니다. 단순히 제 주장만 가지고 고소한 것은 아닙니다. 여러 동료 직원들이 사실확인서를 작성해줬습니다. 회사에 요청하여 cctv 영상도 제출했습니다. 단체면담 녹음파일과 녹취록, 개인면담 녹음파일과 녹취록, 경찰이 출동한 이후의 녹음, 해임 이후 저에게 걸려온 전화통화 녹음,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와 진료확인서까지 제출했습니다. 변호사까지 선임했고 제가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최대한 제출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닙니다. 형사법상 각각의 범죄가 성립하려면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일부에 대해서는 문제가 인정되지 않을까. 제가 왜 그렇게 두려워했고, 왜 두 시간 가까운 면담에서 울었고, 왜 결국 체중이 10kg 이상 빠지고 병원 치료까지 받게 됐는지, 적어도 그 과정 중 일부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모든 혐의 ‘혐의없음’, 불송치였습니다. 결정 내용을 여러 번 읽어봤습니다. 워크숍에서 있었던 발언은 부적절하거나 무례할 수는 있어도 형법상 모욕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습니다. 약 두 시간의 면담도 문을 잠그거나 물리적으로 제가 나가는 것을 막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제가 고용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던 발언들 역시 형법상 협박에서 요구하는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습니다. 다른 언행들 역시 강요나 업무방해 등 각각의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법의 기준이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과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직원의 사실확인서가 있었습니다. 영상이 있었습니다. 녹음이 있었습니다. 녹취록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실제 회사에 출동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도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사건의 결론이 전부 혐의없음.이었습니다. 불송치 결과를 받고도 제가 그냥 화부터 낸 건 아닙니다. 결정문을 몇 번이고 읽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알고 싶어서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관에게 직접 전화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통화까지 하고 나니 정말 더 허탈했습니다. 제가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는데,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말투와 대응이 굉장히 냉소적이고 귀찮아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무조건 제 편을 들어달라고 한 것도 아닙니다. “제가 낸 자료는 어떻게 판단하신 건가요.” “왜 이 발언은 협박이 아닌 건가요.” “왜 이 증거들로도 부족하다고 보신 건가요.” 저는 그냥 제가 받은 결과를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수사관의 말투가 기분 나빴다는 이유로 수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피해를 호소하면서 몇 달 동안 자료를 모으고, 변호사까지 선임하고, 여러 직원들의 사실확인서와 녹음과 영상까지 제출한 사람이 결과에 대해 질문했을 때조차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사건의 결과도 ‘전부 혐의없음’인데, 그 이유를 묻는 과정에서조차 제가 귀찮은 사람 취급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의문이 생겼습니다. 내가 제출한 자료들은 정말 하나하나 충분히 검토된 게 맞는 건지.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수사한 것은 아닌지. 물론 저는 그것을 사실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피해 당사자인 제가 수사 과정에서 그렇게 느꼈다는 사실까지 없던 일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받은 뒤에는 솔직히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어떤 사정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내가 제출한 자료들은 정말 충분히 검토된 것일까.’ ‘왜 여러 혐의 중 단 하나도 인정되지 않은 것일까.’ 결과가 너무 납득되지 않다 보니, 제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인맥이 작용했다거나, 금전이 오갔다거나, 수사기관에 부정한 일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그런 사실을 입증할 근거가 없습니다. 그저 제가 제출한 자료와 제가 받은 결과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는 그런 의문까지 생길 정도로 답답하다는 뜻입니다. 현재 저는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사와 검찰 제도가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혼란스럽고 두렵습니다. 다시 문제를 제기하면 정말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제대로 검토받을 수 있는 것인지, 또 몇 달 동안 시간과 비용, 감정을 쏟은 뒤 결국 같은 결론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러다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국가기관이 항상 시민이 원하는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가기관의 판단이 이해되지 않을 때 시민이 “왜 이런 판단을 했습니까.” “제가 제출한 자료들은 충분히 검토된 것이 맞습니까.” “이 판단을 다시 한번 검토받을 수 있습니까.” 라고 질문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인 재검토를 받을 수 있는 것, 그것 역시 민주주의와 법치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같은 회사에 출근해서 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임원은 이미 해임됐습니다. 그래서 과거 직장에 앙심을 품고 쓰는 글도 아니고, 회사를 공격하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닙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복수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묻고 싶습니다. 여러 사람의 사실확인서와 영상, 녹음, 녹취, 진료자료까지 제출했는데도 모든 혐의가 불송치됐다면, 그다음 피해자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이 정도 사건이라면 한 번쯤 다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 걸까요. 여러분이라면 여기서 끝내시겠습니까. 아니면 이의제기까지 해보시겠습니까. 비슷한 경험이나 관련 절차를 겪어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신상을 찾아내거나 공격하는 댓글은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겪었던 일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결론만은 아직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회사생활🎁
저는 아직 그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확인서·영상·녹음까지 제출했지만 모든 혐의가 불송치됐습니다
08월 29일 | 조회수 87
웅
웅짱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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