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내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요즘 두 종류의 사람과 섞여 일하다 보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헷갈립니다. 두 종류의 사람은 이렇게 구분됩니다. 1. “지시하신 것, 했습니다.” ‘지시 → 가시적인 산출물 → 보고 → 인계 → 책임 분리’의 순서로 일합니다. 상급자가 지시하면 관련 자료와 해시태그를 모아 시각화한 뒤 보고합니다. 상급자가 왜 이 일을 지시했는지, 근본적으로 무엇을 해결하려 했는지는 배제합니다. 보고를 마친 뒤에는 당장 검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운영팀에 넘깁니다. 그렇게 자신의 책임을 분리한 다음, 새로운 지시를 기다립니다. 2. “리스크를 관리하겠습니다.” ‘시장 확인 → 고객·상품 설정 → 실행 → 계약·매출 → 운영 안정화’의 순서로 일합니다. 문제는 실행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정을 설명하는 사람도, 그 설명을 듣는 사람도 답답해집니다. 게다가 지시받은 업무를 다시 기획하고, 다른 사람이 인계한 책임까지 떠안습니다. 그러다 일이 끝나기 전에 사람이 먼저 퍼져버립니다. 예전에는 두 번째 방식이 당연히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이란 결국 실제로 작동해야 하고, 계약과 매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두 종류의 사람과 섞여 일하다 보니 조금씩 헷갈립니다. 지시받은 산출물을 정확히 만들어 보고하고, 정해진 시점에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더 올바른 업무 방식일까요.?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일이 실제로 작동할 때까지 책임지는 것이 올바른 방식일까요.? 더 혼란스러운 것은 첫 번째 사람의 일은 늘 끝나 있는데, 두 번째 사람의 일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회사가 말하는 ‘일의 끝’과 내가 생각하는 ‘일의 끝’은 애초부터 달랐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어느 한쪽만 옳고, 다른 한쪽은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의 업무 방식은 품질검사 없이 계속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와 닮았습니다. 벨트에서는 매일 새로운 생산품이 쏟아지지만,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도 없고 출고를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출고되지 못한 생산품은 벨트 끝에 계속 쌓여갑니다. 회사는 더 큰 창고를 만들고, 더 빠른 컨베이어 벨트를 들여놓습니다. 그러나 생산품이 왜 출고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습니다. 두 번째 사람들은 벨트 끝에 쌓인 생산품을 하나씩 검수하고, 다시 조립하고, 어떻게든 출고해보려 합니다. 그러나 쏟아지는 물량을 몇 사람이 계속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먼저 퍼지고 나면 생산품은 더 빠르게 쌓일 것입니다. 결국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는 첫 번째 사람들 역시 멈춰 설 수밖에 없습니다. 헛똑똑이는 그 결말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손과 무릎에 묻은 먼지를 털고, 다른 공장을 찾고 있습니다.
회사생활🎁
다른 공장을 찾고 있습니다.
08월 16일 | 조회수 88
버
버마짝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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