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론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을 다들 해보셨나요.

08월 04일 | 조회수 88
옆집브로

우리는 언제부터 ‘나’라는 이름 대신 ‘역할’로 살기 시작했을까요. 들어가는 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낯설어진 당신에게 출근길 지하철 창문에 비친 멍한 얼굴, 혹은 퇴근 후 어두운 거실에 홀로 앉아 문득 스쳐 지나가는 생각.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는 도대체 누구지?” 어릴 적 우리는 누구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고, 직장을 구하고, 가정을 이루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름 대신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팀장, 대리, 아빠, 엄마, 남편, 아내, 자식. 역할이 주는 무게감에 충실하다 보면 문득 섬뜩한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남들이 정의한 내 모습은 가득한데, 정작 그 어디에도 진짜 ‘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정체성의 혼란은 거창한 철학적 고민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아주 익숙한 일상 한가운데서, 내가 걸어온 길에 의문이 드는 순간 슬그머니 찾아옵니다. 1. 가족을 어깨에 짊어진 아빠: “나는 가장일까, 현금인출기일까” 매일 아침 눈을 비비며 전쟁터 같은 회사로, 사업장으로 나섭니다. 내가 흘린 땀방울이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한 밥상이 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된다는 사실은 가장으로서 가장 큰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를 반기는 것이 따뜻한 대화가 아닌 카드 명세서와 조용한 정적뿐이라면 마음 한구석이 헛헛해집니다. "내가 힘겹게 버텨내는 이 시간이 가족을 위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과연 이 집에서 나의 존재 가치는 '생계 유지비 공급원'에 불과한 걸까?" 가장이라는 타이틀 뒤에 숨은 한 인간으로서의 외로움, 그리고 고단함을 토로할 곳 없는 현실 속에서 아빠의 정체성은 ‘돈 버는 기계’와 ‘따뜻한 가장’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곤 합니다. 2. 끝이 없는 가사와 육아 속 엄마: “내 이름은 어디로 갔을까” 해도 해도 티 나지 않고, 안 하면 바로 티가 나는 가사 노동과 육아. 매일 반복되는 챗바퀴 속에서 엄마는 자신의 건강과 집안의 평화를 위해 온몸을 던집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만 불리는 삶 속에서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청춘과 꿈, 그리고 이름 세 글자는 아득하게 멀어집니다. "내 시간과 체력을 다 바쳐 집안을 돌보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임금 파출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집이지만, 정작 그 집 안에서 나의 성장과 미래는 멈춰버린 것 같은 괴리감. 그 깊은 허무함이 엄마들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습니다. 3. 세상의 기준을 쫓는 아이: “내가 원하는 꿈은 무엇이었을까”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했던 아이, 음악을 들을 때 눈이 반짝이던 청년. 하지만 세상은 끝없이 단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합니다. “좋은 대학에 가야지”, “안정적인 직장을 얻어야지”, “남들만큼은 살아라.” 타인의 인정과 사회적 성공이라는 잣대에 맞춰 열심히 달렸지만, 막상 도착한 곳에서 아이는 방향을 잃어버립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은 뭐였지? 이 경쟁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채 세속적인 기준에 맞춰 궤도를 달리는 청춘들은, 겉으로는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지만 속으로는 가장 심각한 방향성 부재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4. 낭만이 지나간 신혼부부: “콩깍지가 벗겨진 자리의 현실” 불타는 사랑으로 콩깍지가 씌어 시작한 결혼 생활. 서로만 있으면 세상 무엇도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던 달콤한 연애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냉정한 ‘현실’입니다. 치약 짜는 방식부터 돈을 쓰는 가치관, 명절 문화와 집안일 분담까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일상을 구축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치열하고 상처투성이입니다. "내가 사랑해서 선택한 이 사람이 정말 맞을까? 그리고 나는 이 사람 앞에서 솔직한 나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현타(현실 타격)가 찾아올 때, 신혼부부는 '연인'에서 '생활 공동체'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깊은 정체성의 진통을 겪게 됩니다. 나가는 글: ‘역할’이라는 옷을 잠시 벗어두고 이처럼 정체성의 혼란은 어느 특정인만의 비극이 아닙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 부모, 청년,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가슴에 품어본 아픔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진짜 ‘나’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1. 역할과 자신을 분리하기 아빠, 엄마, 직장인이라는 역할은 내가 수행하는 ‘업무’일 뿐, 내 ‘존재 자체’는 아닙니다. 역할에 실패했다고 해서, 혹은 역할이 지친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흔들릴 필요는 없습니다. 2.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남들이 말하는 성공, 타인이 정의한 행복의 기준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내 안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소소하더라도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3. 나만의 작은 시간 허락하기 하루에 단 15분이라도, 누구의 아빠/엄마/상사/하급자도 아닌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혼자만의 산책, 좋아하는 음악 감상, 노트에 끄적이는 솔직한 감정들까지. “정체성을 찾는다는 것은 거창한 이상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물어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남의 기대에 맞춰 사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그런데, 진짜 너는 잘 지내고 있니?” Netflix 드라마 '아파트' 7회 18:20부터 강하정 강하리 자매의 대사에 공감이 간다면. 여러분의 댓글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일말의 도움을 줄 수 있게 솔루션으로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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