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체 죄송, 학벌 이야기가 나오길래) 예전 우리 회장은 세칭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었다. 대학교 재학중 창업을 했고, 나름 준대기업으로 키워냈던 사람이었다. 본인이 SKY를 나오고 학교다닐때부터 사업할 생각을 한 사람이라 그런지 학점은 중요치 않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학벌은 좋은데 학점이 안 좋은 사람, 자격증 하나 없는 사람, 외국어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회사였다. 내가 입사할때 동기가 8명이었는데 SKY 가 5명, 지거국이 2명이었고 내가 학벌이 제일 낮았다. (20년전의 지거국은 지금보다 위상이 많이 높았다.) 그래도 영어점수는 내가 제일 좋았는데, SKY 나온, 취준을 3년을 하던 동기형이 내 영어점수를 보고 '그래 영어라도 잘해야지' 라고 한게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속으로 '그렇게 잘나신 분이 취준을 3년을 하다가 집에서 당장 아무데나 취업 안하면 쫒아내겠다 소리를 들으셨어요?' 라고 비웃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SKY를 나오든 인서울을 나오든, 지거국을 나오든 공채를 붙어서 입사동기면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했지만 신입의 착각이었고, 회사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았다. 회장이 학벌을 사랑하는데 당연히 SKY들이 잘 나갔다. 나한테 영어라도 잘해야지 하던 형은 입사연수가 끝나고 단방에 회사 핵심부서인 전략부서로 갔고, 나머지 SKY 동기들도 대부분 본사 희망부서로 갔다. 나는 지방 공장으로 발령 받았다. 이런식으로 평범한 중견기업에 학벌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룹에 소비재를 하는 계열사가 있어서 광고를 많이 했고, 삼성, 현대, 엘쥐같은 탑대기업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어? 이름 들어봤는데, ***이랑 같은 그룹인가보네?' 라고 하는 인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신입 뽑으면 1년내 퇴사율이 50%였다. 내가 입사하고 근속 10년 포상을 받을때 회사에 남아 있던 동기는 나 포함 2명이었고, 15년차가 되었을대는 나밖에 안남았다. 20년 포상 받을때 부사장이 비꼬는 말투로 '너는 꾸준히 남아 있구나' 라고 하더라. 다 그만두고 20년 포상 받는 사무직이 공장에 나 하나니까 그렇지요? -_ -; 한 20년동안 우리 회사의 CEO는 S 출신들만 했다. 아마 그전에도 SKY만 했을 것이다. 내가 과장때쯤인가, 회사의 No.2 인 COO가 중경외시 라인인 분이었는데, 그분이 그렇게 CEO가 되고 싶어 했는데, 회사내 평은 '그분 능력 좋지만 COO에서 끝날걸. SKY 가 아니잖아.' 였다. 그리고 진짜 COO에서 끝났다. 그러다가 회사가 어려워졌고 어느 듣보잡 중견그룹으로 팔렸다. 지금 회장은 학벌을 믿지 않는다. 학벌 좋은 애들 뽑아봐야 불만만 많고 일찍들 그만둔다고, 학벌 낮은 애들도 쓸만하다. 걔네들은 쉽게 그만두지 않는다.. 라고 했다고 한다. 회사가 어려워서 몇년동안 신입을 못 뽑다가 회사가 팔려서 새로운 이름으로 오래간만에 신입을 뽑았다. 당시 팀장이었던 나에게 인사팀에서 교육을 2시간 해달라고 했다. 회의실에 가니 12명의 파릇파릇한 신입들이 앉아 있고 내 자리에는 신입들의 이름과 전공, 최종학력 그리고 학교가 적혀 있었다. 명단을 훑어보고 당황했다. 내가 아는 학교 이름이 거의 없다. 그나마 광명상가 라인에 한명 있고, 지금은 위상이 많이 떨어진 지거국도 없다. 나중에 다른 후배에게 이야기했더니 '아니 이제 듣보잡인데 인서울 애들이 우리회사를 왜오겠어요.' 라고 하더라. 하긴 그렇지.. 회장의 기대와 달리 신입들 퇴사율도 높았지만, 회사는 돌아간다. 학벌이 낮다고 일을 못하는건 아니다. 결국 일을 잘하는건 배우고자 하는 태도와 조직에 적응하는 인성이다. 우리 팀장은 서성한 라인인데, 가끔 날 붙잡고 하소연을 한다. '요즘 애들 이해력이 너무 떨어진다. 열심히는 할려고 하는데, 회사 일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게 아닌데..' 물론, 옛날에 학벌 좋은 후배들이 이해도 잘하고 머리 빠릿빠릿하게 돌아갔던건 사실이다. 그럼 뭘하나, 다 그만두거나 태도가 그지같은 애들도 많았는데. 지금 후배들 이해 못하면 두번, 세번 설명해주는 수 밖에.. 그렇다고 회사가, 조직이 안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물론, 팀 공용 AI 계정으로 이력서 쓰고 삭제도 안하는 멍청한 후배도 있긴 했다. 팀장이 '이거 누군지 알수 있나?' 하길래.. '공용 AI 문서로 이력서 쓰고 남겨둘 머리면 딴데 못갈거에요. 걱정마세요' 라고 했다. 난 누군지 대충 짐작 가지만 모르는척 했다.) 이제 한 10년 지나면, 옛날 회장이 뽑았던 학벌 위주 사람들은 거의 남지 않고, 지금 회장이 뽑은 친구들이 회사의 주류를 이룰 것이다. 뭐 그런다고 회사 망하겠나? 회사는 돌아가고 회장은 더더욱 돈을 벌겠지. 내가 입사할때 동기들중에 제일 낮은 학벌이었던 나는.. 지금 후배들이 내 출신학교를 알면 '어? 부장님 고등학교때 공부 좀 하셨네요? 수능 몇점 나오셨어요?' 라고 물어본다. 아니다. 얘들이.. 진짜 잘났으면 동기들 다 대기업 점프할때 나도 갔겠지.
회사생활🎁
평균 학벌이 낮아지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08월 01일 | 조회수 733
노
노예22년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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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1
2시간 전
울 아들 세종인데 중소는 다니겠네. 감솨요
울 아들 세종인데 중소는 다니겠네. 감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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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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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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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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