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뿐이다 아침마다 우리는 거울 앞에 선다. 머리를 다듬고, 옷매무새를 고치고, 얼굴을 살핀다. 거울은 우리의 부족한 점을 감추지 않는다. 주름이 생기면 주름을, 피곤하면 피곤한 얼굴을, 웃고 있으면 웃는 표정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거울은 결코 아첨하지도 않고, 비난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실을 보여 줄 뿐이다. 그래서 거울은 가장 정직한 존재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좋게 보려는 본능이 있다. 자신의 실수는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장점은 크게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 합리화"라고 부른다. 이러한 성향은 때로는 상처받은 마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면 현실을 왜곡하게 만든다. 결국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성장의 기회도 놓치게 된다. 인생에서도 거울은 필요하다. 물론 유리로 된 거울만을 말하는 것은 것이 아니다. 때로는 가족의 충고가 거울이 되고, 친구의 진심 어린 조언이 거울이 되기도 한다. 직장에서의 평가, 실패의 경험, 예상치 못한 비판도 우리 모두를 비추는 거울일 수 있다. 듣기 불편하다고 해서 거울을 깨뜨린다고 얼굴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울을 없앤다고 현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꾸며진 거울"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는 성공한 모습과 행복한 순간만 가득하다. 보정된 사진과 화려한 삶이 넘쳐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고, 자신의 현실을 초라하게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거울이 아니라, 편집된 화면일 뿐이다. 진실을 보여주기보다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담아낸 결과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권력은 거울보다 박수를 더 좋아한다. 지도자가 듣기 좋은 말만 듣기 시작하면 현실과 멀어진다. 참모들이 사실보다 충성을 앞세우고, 국민의 목소리보다 권력자의 표정을 살피게 되면, 국정은 방향을 잃는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권력을 비추는 거울이 존재할 때 유지된다. 언론이 그렇고, 야당이 그렇고, 국민의 비판이 그렇다. 거울이 불편하다고 치워 버리는 순간, 권력은 스스로를 잃어버린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자의 불만을 외면하는 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외면받는다. 조직 안에서 직언이 사라지면 혁신도 사라진다. 직원들이 침묵하는 조직은 평온해 보일 뿐, 건강한 조직은 아니다. 거울 없는 조직은 결국 현실을 보지 못한 채 위기를 맞게 된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인정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 한다. 반대로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은 언제나 남의 탓을 먼저 한다. 현실보다 자신의 해석을 더 믿기 때문이다. 공자는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잘못이다"라고 했다. 잘못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거울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거울은 우리를 비난하지 않는다. 또한 칭찬하지도 않는다. 그저 사실을 보여 줄 뿐이다. 중요한 것은 거울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흠을 발견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고, 외면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그것이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사람은 거울 앞에서 단장을 하지만, 삶은 거울 앞에서 성숙해진다.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은 잠시 편안할 수 있지만, 오래 성장하지 못한다. 반대로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갈 수 있다. 거울은 결코 우리를 꾸며 주지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그 정직한 반영을 받아들일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바꾸어 갈 수 있다. 결국 인생을 바꾸는 것은 거울이 아니라,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는 용기인 것이다. [위 글은 송면규 박사 브런치 칼럼에서 가져왔습니다]
자유주제
거울은 꾸며 주지 않는다
07월 22일 | 조회수 101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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