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투 죄송) 내가 대리 말년차쯤 생산팀으로 신입이 들어왔다. 키도 크고 잘 웃고 술도 잘 먹고 배우려는 태도도 좋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친구라 많은 선배들이 이뻐했고, 심지어 사업부장까지도 맘에 들어 했다. 이 친구가 결혼후에는 주말부부를 했는데 가끔 나랑 같은 방향이라 태워다 주면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 남들보다 과장도 1년 먼저 달았는데, 어느날 이 친구가 사직서를 냈다. 동종업계 대기업으로 이직을 한단다. 보통은 빨리 나가고 싶어 해서 적당히 2주 정도로 인수인계기간을 잡는 편인데, 이 친구는 인수인계기간도 한달 꽉 채워서 하고 나가겠단다. 알고보니 우리 회사 퇴사하고 3일후에 새 회사 출근이란다. 이사까지 가야 하는거 감안하면 이건 그냥 쉼없이 출근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것이었다. ‘중간에 좀 쉬다 가지 그랬어’ 라고 물어봤더니 ‘그래도 하던일 마무리 짓고 인수인계는 확실하게 해줘야죠.‘ 라고 하더라. 이래서 윗분들이 이뻐했구나. 그런데, 말입니다. 이 친구 신입때부터 이뻐하고 과장도 일찍 진급시켜준 사업부장 양반이 그때 대표이사 부회장이 되었을때였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사무직만 수백명인 회사에서 부회장이 과장 하나의 퇴사에 신경을 쓰진 않을거다. 그런데, 자기가 아는 이름이 그만둔다고 인사팀에서 올라온 결재에 딱 있었던 것이다. 성격이 급한 부회장은 인사팀장을 직접 호출했다고 한다. 가뜩이나 그때 퇴사자가 많던 시절이라 인사팀장은 깨지고 나왔고 COO까지 다 사인 받은 사직서가 대표이사한테서 보류가 되었다. 인사팀에서는 부랴부랴 공장으로 내려와 붙잡았다. 다시한번 생각해보지 않겠냐. 너의 사직서는 아직 처리가 되지 않았다. 너 여기서도 잘 나가지 않냐. 말도 안되는게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이직 확정 되었는데 거기서 누가 멈추나. 당장 계약연봉만 20% 차이가 나고 성과급까지 하면 더 차이가 큰데. 그래도 우린 ‘야.. ***과장은 역시 에이스 인재라 회사에서 붙잡네.‘ 했다. 그런데, 우리 부회장은 협회 오찬회에 가서 대기업 대표이사 회장한테 한소리 한다. 우리 사람 그만 빼가라. 이제 안보낸다. 라고 했다고 한다. 같은 월급쟁이라고 해도 대기업 회장 나으리가 연봉이 열배 이상 차이나는 중견기업 대표이사 부회장한테 엉뚱하게 잔소리를 들었으니 얼마나 빡이 치겠는가. 오너 회장 아니면 누구 말도 귀에 안들어올텐데. 그래서 대기업 회장은 자기네 인사담당 임원에게 (과장 좀 섞어서) ‘니들 일을 어떻게 하길래 내가 이딴 소리를 듣게 하는거야?!‘ 라고 했다고 한다. (그 회사로 이직한 동기에게 들었다.) 그래서 이 친구는 채용 취소가 되었다. 그 뒤로 우리는 이직할때 절대 동종업계 이직한다고 이야기를 안한다. 유학간다. 부모님이 아프셔서 고향가서 부모님 농사일 같이 한다. (엉뚱하게) 부산의 르노삼성차 간다라고 한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다 업계 행사나 관련 세미나에서 대기업 소속으로 만난다.) 그리고 그렇게 채용취소 당한 친구는 연말 고과 높게 줘서 급여 올려주겠다고 인사팀장에게 약속 받고 남았다. 하지만 기분이 좋을리가 없지 않은가. 회사에서 평생 책임져줄것도 아니면서. 그래서 결국 1년뒤에 그만뒀다. 그때는 어디 간다고 얘기 안하더라. 나한테 살짝 얘기해줬는데, 대기업의 자회사로 간다고 했다. 나는 깜짝 놀라서, 아무리 대기업 자회사라지만 원청이랑 협력사는 다른데, 그 자회사는 (우리도 알지만) 급여도 우리보다 나을 것이 없는데? 앞에 대기업 이름 붙어 있는 네임 밸류 빼면 좋을게 전혀 없지 않냐? 하고 말려봤는데 이미 회사에 정이 떨어졌다고 하더라. 하지만, 그렇게 퇴직하고 1년뒤에 대기업에 들어갔더라고 알고보니 ’야, 대체 얼마나 인재길래 부회장이 직접 이직을 막아?‘ 하면서 인상을 남겼고, 다음에 빈 포지션이 나왔을때 다시 채용을 권유했고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서 자회사로 입사했다가 1년뒤에 원청사에 입사하는 쓰리쿠션 계약을 했단다.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지만, 우리는 절대 동종업계 이직할때 어디 간다고 얘기 안한다. ‘야, 어차피 다 알게 되고 만나게 되는데 뭘 거짓말을 하냐’ 라고 하지만, 이런 사례가 있는데 누가 순진하게 동종업계 이직을 말하겠는가. 참, 우리 퇴사자에게 소송건적도 있다. 이 썰은 다음에 시간 나면 써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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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계 이직 솔직히 말했다가 채용취소당한 후배썰
07월 14일 | 조회수 1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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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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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
퇴근후카스
3일 전
헐... 미쳤나봐... 동종업계 이직을.. 당연한걸.....
애 앞날을...
그래도... 깊은 인상으로... 3쿠션은 사이다네요.!!!!
헐... 미쳤나봐... 동종업계 이직을.. 당연한걸.....
애 앞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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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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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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