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

07월 10일 | 조회수 699
은 따봉
버마짝귀

어릴 적 방학숙제로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옛날 한 왕은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끝이 없는 가장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대신 이야기를 끝내버리면 벌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주인공은 꾀를 내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메뚜기 떼가 곡식 창고에 있는 곡식을 한 알씩 물고 나르는 이야기였습니다. 메뚜기는 셀 수 없이 많았고, 곡식 또한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메뚜기 한 마리가 곡식 한 알을 물고 갔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메뚜기 한 마리가 곡식 한 알을 물고 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끝없이 반복됩니다. 어릴 적, 그저 왕의 욕심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에도 메뚜기와 곡식이 존재합니다. 회의를 하나 끝내면 또 다른 회의가 생기고, 프로세스 하나를 정리하면 새로운 이슈가 생깁니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핵심추진과제라는 이름으로, TF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곡식들이 계속 쌓입니다. 처음에는 하나만 해결하면 끝날 줄 알았습니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기준을 세우면 조금씩 편해질 줄 알았습니다. 조금만 더 고민하면, 조금만 더 참으면, 조금만 더 정리하면 언젠가는 이야기가 끝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곡식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메뚜기가 곡식을 나르는 속도보다 곡식이 쌓이는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사람이 바뀌고, 조직이 바뀌고, 임원이 바뀌어도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인 채 또 다른 곡식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가 긴 이유는 메뚜기가 부지런해서가 아니라, 누구도 이야기를 끝내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돌이켜보면 헛똑똑이 역시 그 메뚜기 중 한마리였습니다. 언젠가는 정리될 것이라 생각했고, 내가 하나 더 들고 가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조금 더 고민하면, 내가 조금 더 참으면, 내가 조금 더 책임지면, 언젠가는 이야기가 끝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메뚜기가 곡식을 물고 있는 한, 셀 수 없는 곡식은 계속 운반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헛똑똑이가 계속 곡식을 물고 있었던 것이라고, 어쩌면 이야기를 끝내는 것은 누군가의 결정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임원진의 결정도, 사람을 교체하는 것도, 새로운 조직의 신설도 아닐 수 있습니다. 누구도 이야기를 끝내려 하지 않았고, 헛똑똑이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를 멈추게 하는 것은, 메뚜기가 스스로 곡식을 내려놓기로 결정하는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헛똑똑이의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나면 더 하면 끝날 것 같았고, 조금만 더 참으면 정리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아야만 비로소 끝나는 이야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쩌면,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물고 있던 곡식을 잠시 내려놓고, 내가 왜 이 곡식을 나르고 있었는지 다시 물어봐야 할 시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지금 어떤 곡식을 물고 계신가요?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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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토끼애비
    억대연봉
    07월 11일
    두서없이 떠오른 생각을 AI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 봅니다~ ******************************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네요. 감히 제 경험을 보태어 말씀드리자면, 지금 하시는 일이 나에게 진정으로 '성취감'을 주는지, 그리고 '나를 의미 있게 만드는 일'인지 한 번쯤 깊이 고민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 역시 대기업에 있다가 커리어 후반에 외국계로 옮긴 케이스인데요. 어디나 성과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의 총량은 비슷하더라고요.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지금 내가 감당하고 있는 스트레스가 나에게 정당한가'**였습니다. ​지금의 괴로움이 나를 갉아먹기만 하는 무의미한 것인지, 아니면 감당할 가치가 있는 정당한 무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두서없이 떠오른 생각을 AI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 봅니다~ ****************************** 많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네요. 감히 제 경험을 보태어 말씀드리자면, 지금 하시는 일이 나에게 진정으로 '성취감'을 주는지, 그리고 '나를 의미 있게 만드는 일'인지 한 번쯤 깊이 고민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 역시 대기업에 있다가 커리어 후반에 외국계로 옮긴 케이스인데요. 어디나 성과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의 총량은 비슷하더라고요.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지금 내가 감당하고 있는 스트레스가 나에게 정당한가'**였습니다. ​지금의 괴로움이 나를 갉아먹기만 하는 무의미한 것인지, 아니면 감당할 가치가 있는 정당한 무게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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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버마짝귀
    작성자
    07월 11일
    긴 댓글 감사합니다. 특히 ’지금 감당하는 스트레스가 나에게 정당한가’라는 말씀이 오래 남습니다. 결국 내가 치르고 있는 비용만큼 성장과 의미가 돌아오는지, ROI 관점에서 스스로 돌아보라는 말씀으로 느껴졌습니다. 글을 쓰며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긴 댓글 감사합니다. 특히 ’지금 감당하는 스트레스가 나에게 정당한가’라는 말씀이 오래 남습니다. 결국 내가 치르고 있는 비용만큼 성장과 의미가 돌아오는지, ROI 관점에서 스스로 돌아보라는 말씀으로 느껴졌습니다. 글을 쓰며 저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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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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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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