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지역 5개 사업장을 줄여서 폐업, 잘되는 곳은 키워서 M&A로 마무리하고, 23년 11월부터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몇 군데 제안이 있었지만, 어머님의 "가족 일"을 도와야 한다는 어머님의 부탁으로 처음 뵌 외가 어르신 회사인 자동차 협력사 SMT 팀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AI 기반 회사의 팀장으로 '날 잡아 잡수셔' 하고 살고 있습니다. 1. 건강과 가족관계가 좋아진다 얼마 만에 만끽하는 칼퇴인지, 나도 모르게 1빠로 출근하고 칼퇴근하니 아내의 표정이 한 달 만에 밝아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대표 시절엔 하루 2끼 먹기도 힘들었는데, 꼬박꼬박 챙겨 먹으니 살이 그냥 빠지고, 간 수치와 이런저런 수치가 5개월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2주에 한 번씩은 교외로 나가는 운전기사를 자청하고 있습니다. 2. 한 달 안에 회사 파악 끝 사무실 집기, 진열장, 창고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황금기가 언제였는지 대충 나옵니다. 품의서·기획안 결재 과정에서 대표님이나 회계 직원과 이야기해 보면 회사가 가진 능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회식에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회사의 미래가 점쳐지기도 합니다. 3. 꿈과 현실의 경계 일하다 보면 "나 같으면 이렇게 하지는 않을 텐데"라는 말을 종종 되뇌게 됩니다. 제안서·기획안 작성 후 대표, 담당자와 이야기할 때 답답함을 자주 느끼다 보면, 다시 창업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4. 자연스러운 경청 모드, 그러나 인간관계 확대는 어려움 술 끊은 지 10년, 담배 끊은 지 29년입니다. 회식이나 회의에서 자리를 잘 뜨지 않으니 사람들이 저에게 많이 집중하고, 이때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주정을 들어주는 편인데, 다음 날이 되면 대부분 저를 어려워합니다. 본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다고, 술도 안 먹으니 다 기억하는 거 아니냐며. 그러면 항상 말합니다. "회식은 이러려고 있는 겁니다. 누군가에게든, 술에게든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또 어려워하더군요. 저도 인간관계 늘리는 데 시간과 감정을 쓰고 싶지 않다 보니, 관계가 늘지 않는 것 같습니다. 5. 능력을 보여주면 경계와 두려움을 영접한다 23년 11월에 입사했는데, 다음 해 5월이 되니 월급은 그대로인데 직책이 점점 늘더군요. SMT 팀장으로 입사했는데 + 연구소장 + IT 총괄(MES 개발 PM) + 준비공정(신차 개발) 팀장 + 신사업 백업. 주평균 근무시간 108시간을 2주 연속 찍고 간부 회의 때 "너무 시켜먹는 거 아니냐"고 한마디 날리니, 갑자기 쌍욕과 공손한 존댓말이 나뉘는 회의가 되더군요. 퇴직 후 대타로 2명이 추가 입사했다고 ㅜㅜ,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구원 또는 마무리 로 활동 중입니다. 날아가는 제안서, 찢어지는 컨소를 찢어, 이어 붙이고, 어르고 달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6. 직책의 무쓸모함 두 번째 회사인 외국계 기업 입사 후 대표님이 시행했던 정책 중 하나가 이사 이하 직책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과장으로 진급한 지 얼마 안 되었던 때라 뒤에서 호박씨 많이 뱉었습니다만, 막상 대표가 되니 직책이 쓸모없더군요. 사람마다 연봉이 다르고 프로젝트별 책임이 다른데 말이죠 다시 입사하니 직원과 협력업체에서 누구씨, 대리야, 팀장님, 소장님, 심지어 부사장님 소리까지 들려 거북해서 "그냥 팀장으로 통일하라" 했더니, 그걸 또 위계질서가 어쩌니 저쩌니. 7. 다시 사업 할까? 대표님 보고, 제안서 작성, 회의, 협력업체 논의 등을 마치고 나면 '다시 창업을 해야 하나' 문득문득 스쳐갑니다. 이전 인연인 대표님들과 거래처 지인들의 충동질도 있고 말이죠. 성취했을 때의 도파민과 금융치료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5년 이상 안 하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역시 인생은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 찰리 채플린 직장인 → 대표의 글은 많아보이지만, 대표 → 직장인의 기록은 찾기 어려워 2부로 정리해 봤습니다. 이 시절의 75 토끼들과 직장, 대표님들 건승 하길 기원합니다.
사장을 그만두고 알게 된 7가지 — 다시 직장인이 된 후의 변화
07월 08일 | 조회수 203
그
그런데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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