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늄은 전량 수입, 전기차 기판은 조립뿐… 첨단 소재 독립 없이 미래 산업 없다"

06월 28일 | 조회수 52
과학인

안녕하세요. 저는 고융점·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분야의 소재 및 분말을 제조하는 분야에서 평생 종사하고 있습니다. 기계, 화학, 금속, 바이오를 비롯해 건축,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소재가 사용되는데, 정작 국내 시장은 미흡하고 고가의 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쓰는 재능은 없지만 한 글 적어봅니다. 우리나라는 산업에서 철, 아연, 구리, 니켈 등의 금속은 제련부터 추출까지 하고 있지만, 티타늄은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입량 및 사용량은 세계 4-5위입니다. 항공기 엔진, 탱크, 임플란트, 안경테, 해양, 화학 플랜트 등 사용처가 정말 광범위합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개발을 안 합니다. 왜일까요? 기술 부족, 중국과 일본의 압박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초 소재에 대한 국가적 인식 부족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몇 년 전 국가에서 티타늄 제련 기술 개발 목적으로 연구소와 대학에 수천억 원을 지원했지만 상용화까지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티타늄은 일본, 중국, 러시아가 세계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항공사, 중공업, 방산 대기업 등 용처가 많습니다. 과거 포스코도 철강 사업을 할 때 흑자 전환에 7-8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소재 사업이 원래 그렇습니다. 우리도 광물에서부터 시작하는 특수 금속의 제련 산업에 과감한 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기차 내부에는 많은 전기 회로 기판이 장착됩니다. 문제는 작동 중에 고열이 발생하여 보통 라디오나 PC에 사용하는 PCB 플라스틱 회로 기판은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백 도의 고온에서 버티고, 열이 난다 해도 빨리 방열될 수 있는 특수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질화규소(SN)입니다. 이 원료 소재 역시 일본 U사, D사가 세계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방열 특성을 추가로 향상시키기 위해 촉매를 1~3% 경쟁적으로 첨가하고 있는데, 이 소재가 마그네슘 질화규소(MSN)이며 이는 대만에서만 양산되고 일본조차 수입에 의존합니다. 현재 우리는 기판 모듈을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국내 전기차 제조사에서도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과감한 변화는 모두 주저합니다. SN, MSN을 제조하는 데 시설비가 많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기술로 경쟁하여 빨리 일본을 추격하고 국내 전기차 소재 시장을 구축해야 합니다. 일본 축구만 부러워할 때가 아닙니다. 이외에도 탄탈럼, 니오븀 등 kg당 수십만 원에 달하는 수입 소재가 너무도 많습니다. 일부 국내 대기업에서는 일본산, 독일산 정품 대신 경제성을 이유로 저가·저품질의 중국산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종사한 소재만 예를 들었을 뿐, 이외에도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평생을 소재 개발에 힘써 왔고, 대기업에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과 기술 이전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 미치지 못해 매우 안타깝습니다. 35년간 쌓아온 저의 노하우와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마지막 힘을 쏟고 싶습니다. 완제품·조립 산업에만 이목이 쏠리는 사이, 정작 산업의 뿌리가 되는 '고융점·고부가가치 특수 소재'가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며, 두서없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많은 분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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