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자본시장은 '코리아 밸류업'이라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주주 가치를 높이고 기업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겠다며 연일 대책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정작 시장의 최전선에서 기업들을 감시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한국거래소(KRX)의 '민원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기계적이고 소극적인 행정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주주들이 거래소에 제기해 온 경영진의 불투명한 자금 유용 의혹, 불공정 합병 비율,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민원들은 대개 '단순한 불만 접수'나 '절차 안내' 수준으로 치부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거래소가 진정으로 바뀔 의지가 있다면, 이제는 주주 민원의 가치를 완전히 재인식해야 합니다. 소수주주들의 민원은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의 이상 징후와 불법 행위를 가장 먼저 알리는 자본시장의 조기 경보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상법의 취지(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 주주 평등 대우 등)가 시장에 온전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도 거래소의 규정 정비와 체질 개선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민원을 접수하는 곳이 아닌, '적극적 주주 권익 구제 센터'로 거듭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변화가 규정에 녹아들어야 합니다. 첫째, '주주 민원 피드백 공시'의 의무화가 필요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주주 민원이나 지배구조 관련 소명 요구가 접수될 경우, 해당 기업 이사회가 이를 공식 검토하고 결과나 대응 방안을 거래소 시스템(KIND)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상장공시규정을 개정해야 합니다. 주주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버틸 수 없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둘째, 개정 상법의 주주 보호 정신을 상장 유지 조건에 연계해야 합니다. 경영진이 소수주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 결정을 내리고 이에 대한 정당한 민원을 방치할 경우, 이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의 지배구조 미흡 사유에 포함하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사외이사(독립이사)들이 거래소에 접수된 주주 민원을 의무적으로 보고받고 대책을 마련했는지 이사회 의사록에 남기도록 지배구조 규정을 정비해야 합니다. 셋째, 거래소 민원 제도가 '주주대표소송 등 실질적 사법 연계의 징검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민원을 통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위반이나 자금 유용 정황이 명백히 포착될 경우, 거래소 내 시장감시위원회가 즉시 정밀 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금융당국이나 사법기관으로 신속히 이송하는 패스트트랙이 작동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소수주주들이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 적극성도 보여야 합니다. 거래소가 주주들의 정당한 민원을 '귀찮은 민원'으로 치부하며 뒷짐 지고 있는 한, 코리아 밸류업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상법이 선언한 주주 보호의 대원칙을 거래소가 세부 규정과 상장 심사라는 날카로운 칼날로 다듬어 집행할 때, 기업 경영진도 주주 무서운 줄 알고 독단을 멈출 것입니다. 한국거래소가 하루빨리 소극적 접수처의 허울을 벗고, 주주 권익을 적극적으로 구제하는 시장의 파수꾼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증권거래소 민원의 가치 인식 제고를 통해 ‘적극적 주주 권익 구제 센터’로 체질개선 가능할까?
06월 24일 | 조회수 16
라
라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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