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몰래 나가는 남편

06월 23일 | 조회수 878
이주야

결혼 3년 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은데 너무 답답해서 여기라도 적어봅니다. 어느날부터 남편이 새벽에 3~4시쯤마다 몰래 집을 나가기 시작했어요. 자기딴에는 조심히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잠귀가 밝아서 도어벨 움직이는 소리에 깨거든요. 그게 몇번 반복되니까 새벽마다 대체 어딜 가는지 궁금했어요. 사실 바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들어서 심장이 쿵 했습니다.. 그래서 몰래 따라가봤어요.. 들킬까봐 신발도 안 신고 양말 바람으로. 집앞에 작은 천이 있는데 거기 있는 벤치에 그냥 앉아 있더라고요. 핸드폰도 없이요. 멍하니...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깜깜한 데를 보고만 있었어요. 바람 불 때마다 어깨가 덜덜 떨리고 가끔 고개 푹 숙였다가 턱 괴고 앉아있다가 하는데 그냥 그렇게 멍때리는게 다였어요. 그걸 지켜보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그냥 났습니다. 아 이사람 우울증이구나.. 내가 왜 몰랐을까 싶어서요 1시간 내내 멍만 때리고 있길래 지켜보고 있다가 먼저 집 들어가서 자는 척 누워있었어요. 남편은 몇분뒤에 침대로 들어와서 누워있다가 또 금방 몇분 뒤에 먼저 출근 준비하러 일어났구요. 남편이 요즘 힘들어보이기는 했어요. 조용하고 책임감 강한 사람이라 내색은 안해도.. 몇 달 전부터 남편네 회사가 확 기울었어요. 친하던 사수랑 동기들이 권고사직으로 줄줄이 나가고, 남편은 살아남긴 했는데 새로 온 팀장 밑에서 혼자 다 받아내고 있더라고요. 매일 12시 넘어서 다 죽은 얼굴로 들어오면서도 저한텐 별일 없어, 신경 쓰지마 라고만 했어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쉴 데가 없었던 거예요.. 출근하는 남편 안아주면서 힘든거 알아, 나한테 얘기해도 돼. 그딴 회사 그만둬도 돼. 나 외벌이 해도 돼.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는데 안 그래도 자존심 센 남편 무너질까 봐 말이 안 나왔습니다. 병원부터 데려가야할까요.. 진짜 막막합니다.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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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쌍 따봉
    Martius
    억대연봉
    1시간 전
    자존심이 세고 책임감이 강한 남편분들은 힘든 내색을 하면 자신이 무너진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버티다가 저렇게 혼자만의 방어기제를 찾곤 해요. 지금 당장 "병원 가자", "회사를 그만둬라" 직설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숨어버릴 수 있으니, "요즘 회사가 많이 어수선하다며? 자기가 고생이 많아. 난 자기가 어떤 선택을 해도 항상 자기 편이고, 우리 같이 헤쳐 나갈 수 있어"라는 확신을 먼저 심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맛있는 밥 한 끼, 따뜻한 포옹만으로도 숨 쉴 구멍이 되어줄 거예요.
    자존심이 세고 책임감이 강한 남편분들은 힘든 내색을 하면 자신이 무너진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버티다가 저렇게 혼자만의 방어기제를 찾곤 해요. 지금 당장 "병원 가자", "회사를 그만둬라" 직설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숨어버릴 수 있으니, "요즘 회사가 많이 어수선하다며? 자기가 고생이 많아. 난 자기가 어떤 선택을 해도 항상 자기 편이고, 우리 같이 헤쳐 나갈 수 있어"라는 확신을 먼저 심어주시는 건 어떨까요? 맛있는 밥 한 끼, 따뜻한 포옹만으로도 숨 쉴 구멍이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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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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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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