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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1: ---------------------------------------------------------- 이전 글을 쓰고 나서도 사실 계속 긴가민가했습니다. 주말에 보기로 했으니 그냥 주말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였는데, 사람이 참 웃기더라고요. 막상 약속이 잡히니까 기다리는 게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어제 밤에 결국 못 참고 물어봤습니다. “혹시 내일 오후에 조금 일찍 볼 수 있어?” 보내놓고도 아, 이거 너무 티 났나 싶었습니다. 괜히 혼자 민망해서 휴대폰 내려놨다가 다시 보고, 내려놨다가 다시 보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답장이 왔습니다. “이 사람 기다림이 부족하네?” 정확히 찔렸습니다. 반박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렇게 놀리더니 반반차는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문장을 보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좀 붕 떴습니다. 좋으면서도 무서웠습니다. 이게 진짜 이렇게 되는 건가 싶어서요. 평소에 공연 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급하게 금요일 밤 공연을 찾아봤습니다. 괜찮아 보이는 건 거의 다 매진이더군요. 그래도 혜화역 쪽 소극장 공연 하나를 겨우 예매했습니다. 대단한 공연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너무 부담스럽지도 않고, 그냥 둘이 앉아서 같은 장면을 보고 같이 웃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처음으로 잘 잤냐는 카톡을 받았습니다. 진짜 별말 아닌데, 그게 뭐라고 사람이 이렇게 흔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뭐라고 답해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너무 좋아 보이면 이상할 것 같고, 너무 무심하면 또 아닌 것 같고, 평소처럼 보내자니 평소가 뭔지도 모르겠고요. 그거 고민하다가 진짜 지각할 뻔했습니다. 버스에 겨우 올라타서 서서 가는데, 어제 점심 때 제가 밥을 입으로 먹었는지 코로 먹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또 받아치더라고요. 서로 별것도 아닌 농담을 주고받는데,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앞을 봤는데, 자리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가 저를 조금 이상한 사람 보듯이 보고 계셨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아, 내가 표정 관리를 아예 못 하고 있구나. 괜히 머쓱해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얘기를 후배에게 했더니, 그럴 땐 표정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또 웃었습니다. 이게 참 이상합니다. 별것 아닌 카톡 몇 줄 때문에 출근길 공기가 달라지고, 아침 시간이 달라지고,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하루가 자꾸 선명해집니다. 저는 오늘 오후 반차를 냈습니다. 지금은 후배 회사 근처에 와 있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사실 글이 잘 안 써집니다.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안 됩니다. 아까부터 커피만 괜히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오늘 고백할 생각입니다. 멋있게 할 자신은 없습니다. 대단한 이벤트도 없고, 영화 같은 장면도 없습니다. 제가 그런 걸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그냥 분위기 괜찮은 카페에서 말하려고 합니다. 좋아한다고. 좋은 선배로만 있고 싶지는 않다고. 그렇다고 부담 주고 싶은 것도 아니라고. 지금처럼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은 이렇게 적어놓으면 쉬운데, 실제로 입 밖으로 꺼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목이 마릅니다. 아마 술을 마시러 가도 오늘은 술맛을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이미 하루 종일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으니까요. 사실 이 이야기를 더 쓰고 싶습니다.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어떤 순간에 제가 마음을 접지 못하게 됐는지. 더 쓰려면 한참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쓰면 누군가는 알아볼 수도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그 사람에게 불편한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좋아하는 남자직원들이 리멤버를 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후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 뒤의 이야기는 저 혼자, 그리고 그 사람과 조용히 가져가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글을 읽고 AI 같다 하신 분들도 있었고, 부럽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고, 화내신 분들도 있었고, 응원해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다들 어떤 마음으로 보셨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저도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네요. 늘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제 하루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 락스가 없는 이유는 제가 다 사가서 그렇다는 농담을 하고 싶을 만큼 부러우신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거 말고 오늘은 그냥 행복 한 잔씩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내일도, 이번 한 주도, 이번 한 달도. 그리고 올해 남은 시간에도 여러분에게 좋은 일이 조금씩은 찾아왔으면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억될 하루가 되기도 하니까요. 저는 이제 가보겠습니다.(마지막 후기) 오늘 눈치 없던 선배가 드디어 고백하러 갑니다
05월 22일 | 조회수 22,352
잘
잘하고있어괜찮아
댓글 9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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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크미
3일 전
오늘 유한양행 주가 5%올랐는데 선생님 덕분이었군요
오늘 유한양행 주가 5%올랐는데 선생님 덕분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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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핫
핫도그맨
3일 전
솔직히 가끔 유한양행 마케팅부서에서 작정하고 주기적으로 이런 글들 커뮤에 푸는거 같음 ㅋㅋ
솔직히 가끔 유한양행 마케팅부서에서 작정하고 주기적으로 이런 글들 커뮤에 푸는거 같음 ㅋㅋ
39
j
jojo327
1시간 전
아니 3개의 글이 짧은글이 아닌데 이렇게 술술 읽힌다구요?! 제발 다음후기 부탁드립니다...👍
아니 3개의 글이 짧은글이 아닌데 이렇게 술술 읽힌다구요?! 제발 다음후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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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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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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