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한 번이면 족하고, 두 번이면 의심해야 하며, 세 번이면 확신해야 한다." 범죄 수사에서 자주 쓰이는 이 격언은, 사실 우리 직장인들이 매일 다루는 데이터 분석과 리스크 관리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이번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사태를 보며, 사측의 "단순 직원의 일탈과 기묘한 우연의 일치"라는 해명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매일 기안을 올리고, 검수를 하고, 결재 라인을 태우는 직장인의 시선에서 이번 사태는 결코 '우연한 사고'가 될 수 없습니다. 수많은 프로세스를 거치는 대기업에서 이 정도 수준의 '상징 조합'이 필터링 없이 통과했다는 것은 시스템의 붕괴이거나, 조직적인 묵인 둘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동종 업계 마케터, 혹은 기획자로서 우리가 이번 사태를 '조직적 트롤링'으로 확신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비즈니스적 이유를 짚어봅니다. 1. 라운드 피겨(Round Figure)를 파괴한 '21%'의 미스터리 마케팅이나 pricing을 해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프로모션 할인율을 정할 때는 직관적인 체감을 위해 10%, 20% 같은 라운드 피겨를 쓰거나, 소수점 원가 계산에 따른 명확한 시뮬레이션 결과(ex. 15.5%)를 반영합니다. 만약 명분도 없는 애매한 홀수 21%를 던졌다면, 거기엔 반드시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창립 21주년이라거나, 2021년 데이터 기반이라거나). 하지만 이번 행사엔 21이라는 숫자를 설명할 경영학적 명분이 전무했습니다. 오직 하나, 5월 21일 계엄군 최초 집단 발포일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대입해야만 비로소 이 기괴한 숫자의 출처가 설명됩니다. 이는 데이터를 다루는 조직에서 '숫자'를 먼저 정해두고 역으로 기획을 끼워 맞췄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2. 대기업의 '다층 결재 시스템'이 동시 무력화될 확률 스타벅스 같은 거대 글로벌 브랜드가 포스터 한 장, 카피 한 줄을 세상에 내보낼 때 거치는 프로세스는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실무자 기안 - 파트장 검토 - 팀장 승인 - 마케팅 총괄 임원 결재 - 법무/컴플라이언스 리스크 스크리닝) 5월 18일이라는 날짜에 '탱크'라는 키워드, "책상에 탁"이라는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 대사, 그리고 503(수인번호), 21(발포일), 7(지역비하)이라는 상징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동안, 이 똑똑한 대기업 결재 라인의 그 누구도 브레이크를 걸지 않았다?! 이걸 실무자 한 명의 일탈로 치부하는 것은 대한민국 대기업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결재 라인 전체가 특정 성향의 카르텔로 묶여 묵인했거나, 회사의 눈과 귀가 완전히 멀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3. 진상조사 없는 '대표이사 경질', 전형적인 방화벽 치기 진짜 문제는 사태 이후 신세계그룹의 대처입니다. 제대로 된 디지털 포렌식이나 사내 메신저 조사 결과 발표도 없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부터 전격 해임했습니다. 기업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이는 진상 규명이 목적이 아닙니다. 포렌식이 깊어질수록 감당하기 힘든 조직 내부의 조직적 모순이나, 윗선으로 번질 수 있는 불씨를 차단하기 위한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방화벽'입니다. 조사를 멈추기 위해 가장 비싼 카드를 먼저 던진 셈입니다. "직장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리스크 연대" 우리는 매일 회사의 손익을 고민하고 브랜딩을 고민하는 프로들입니다. 그렇기에 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역사를 조롱하는 비즈니스를 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시장의 논리로 똑똑히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를 '몇 달 지나면 굿즈 노예로 돌아올 개돼지'로 보는 오만한 기업 문화에는 지갑을 닫는 것이 가장 프로페셔널한 경고입니다. 스타벅스 카드 잔액 전액 환불 및 사이렌오더 회원 탈퇴, 부서 내 커피 타임, B2B 다과 구매 시 스타벅스 전면 제외 및 대체재(폴바셋, 투썸 등) 소비 등. "우연은 세 번이면 확신이고, 확신 뒤의 침묵은 동조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대표이사 경질이라는 쇼 뒤에 숨지 않고, 최초 기안서와 수정 이력, 사내 메신저 로그를 투명하게 공개해 사내에 기생하는 진짜 '몸통'들을 사법 조치할 때까지, 직장인들의 이성적이고 단호한 불매 릴레이를 제안합니다.
[마케팅/리스크] "우연은 세 번이면 확신입니다" - 스타벅스 사태를 보는 마케터의 시선
05월 21일 | 조회수 548
그
그대로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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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대로그렇게
작성자
7시간 전
글쓴이입니다,
현직 마케팅, 기획, 그리고 리스크 관리 부서에 계신 회원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글을 올려봤습니다.
보통 대기업에서 대형 프로모션 하나 진행하려면 자구 하나, 숫자 하나 바뀔 때마다 시뮬레이션 다시 돌리고 보고서가 몇 번씩 뒤집어지는 게 상식인데, 이번 건은 정말 직장인의 눈으로 봐도 비현실적인 수준입니다.
만약 제가 본부장인데 실무진이 합당한 데이터나 명분도 없이 "21% 할인으로 가겠다"고 기안을 올렸다면, 그 자리에서 반려하고 경위서부터 쓰게 했을 것 같습니다.
이 애매한 숫자가 최종 컨펌까지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사내 결재 시스템이 작동 불능 상태였거나, 윗선까지 침묵으로 동조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네요.
대표이사 경질이라는 대외용 카드로 대충 덮고 넘어가기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눈높이가 그리 낮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다른 회원분들의 회사라면 이런 리스크가 사전 필터링 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었을지, 현업자분들의 시각도 궁금합니다.
글쓴이입니다,
현직 마케팅, 기획, 그리고 리스크 관리 부서에 계신 회원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글을 올려봤습니다.
보통 대기업에서 대형 프로모션 하나 진행하려면 자구 하나, 숫자 하나 바뀔 때마다 시뮬레이션 다시 돌리고 보고서가 몇 번씩 뒤집어지는 게 상식인데, 이번 건은 정말 직장인의 눈으로 봐도 비현실적인 수준입니다.
만약 제가 본부장인데 실무진이 합당한 데이터나 명분도 없이 "21% 할인으로 가겠다"고 기안을 올렸다면, 그 자리에서 반려하고 경위서부터 쓰게 했을 것 같습니다.
이 애매한 숫자가 최종 컨펌까지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사내 결재 시스템이 작동 불능 상태였거나, 윗선까지 침묵으로 동조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네요.
대표이사 경질이라는 대외용 카드로 대충 덮고 넘어가기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눈높이가 그리 낮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다른 회원분들의 회사라면 이런 리스크가 사전 필터링 과정에서 걸러질 수 있었을지, 현업자분들의 시각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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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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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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