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 되면 5.18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특히 올해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때문에 더 뜨겁죠. 대다수 국민이 5.18이 민주화운동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관련 법률이나 보상 제도에 대해서는 의외로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습니다. 실제로 리멤버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고요. 그 글을 보고 혹여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글에서 다루는 의문은 "왜 다른 민주화운동과 달리 5.18만 특별법이 따로 있을까?", "인우보증 때문에 가짜 유공자가 판친다던데 진짜일까?" 인데요. 결국 5.18만 특혜를 받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계시길래, 이 글은 '과연 그럴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단순한 비난이나 무조건적인 옹호를 넘어, 법리적 팩트와 역사적 맥락을 통해 5.18 보훈 제도를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 3가지를 명확히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왜 일반 국가유공자법을 쓰지 않고 '별도의 특별 입법 체계(보상법, 예우법 등)'을 만들었을까? >> 가해 정권이 곧바로 무너진 4.19 혁명과 달리, 5.18은 가해자가 7년 넘게 정권을 잡고 기록을 지웠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4.19 혁명은 국가유공자법 적용을 받는데, 왜 5.18만 유독 별개의 특별법을 쓰느냐"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특혜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두 사건이 가진 '가해 정권의 집권 기간'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생략한 평면적 비교입니다. - 4.19 혁명 (1960년) : 시민들의 항거 직후 이승만 정권이 곧바로 하야했습니다. 가해 정권이 바로 무너졌기 때문에 당시 부상자 후송 기록, 병원 치료 기록 등 객관적 의료 데이터가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 5.18 민주화운동 (1980년) : 자국민을 학살한 신군부 세력이 직후 정권을 찬탈하여 무려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철권통치 독재를 이어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신군부는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광주의 병원 기록, 군 작전 기록, 연행 기록을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인멸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폭도로 낙인찍혀 보복이 두려워 병원조차 제대로 가지 못하고 숨어서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처럼 가해자가 정권을 잡고 공식 기록을 지워버린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기존 국가유공자 틀로는 도저히 피해자를 구제할 수 없었기에 1990년에 이르러서야 5.18 보상법, 예우법 등 특별한 입법 체계를 도입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통틀어 부르는 '5.18 특별법 체계'의 본질입니다. 2. 인우보증 제도는 가짜 유공자를 양산하는 꼼수다? >>인우보증은 독재 정권이 지워버린 기록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최소한의 사법적 구제 장치였습니다. 국가유공자가 되려면 병적증명서나 진단서 같은 객관적 서류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5.18 당시 피해자들은 치료 기록이나 체포 기록이 유실되거나 은폐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때 단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라도 더 구제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가 바로 주변인(이웃, 동료 등) 2~3명이 정황을 증명해 주는 인우보증 제도였습니다. 물론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부당하게 유공자 지위를 얻으려 한 부작용 사례(예: 광주 폭력조직원 문흥식 사건)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법리적으로 뜯어보면 착시가 있습니다. - 사후의 범죄와 과거의 피해 사실은 별개입니다 : 문흥식이 사후에 조폭 행세를 한 범죄자인 것은 맞지만, 법적 팩트는 1980년 당시 그가 계엄군에게 실제 총상을 입고 구속되어 처벌받았던 '과거의 피해 사실' 자체는 신군부 시절의 법원 재판 기록과 검찰 문서 등 국가 공식 사법 기록에 존재했다는 점입니다. - 법치주의의 원칙 : 대한민국의 모든 유공자 지정은 사후의 도덕성이 아니라 과거 국가 권력에 의한 피해 사실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6.25 참전용사가 훗날 사회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과거 나라를 지킨 역사적 사실 자체를 소급 취소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법리입니다. 제도의 미흡함으로 발생한 부정수급자는 사후 심사를 강화하고 자격을 박탈하여 바로잡아야 할 행정적 과제이지, 이를 빌미로 인우보증을 통해 겨우 명예를 회복한 수많은 실제 피해자 전체를 가짜로 의심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입니다. 3. 5.18 유공자는 양자 무제한 등록으로 대대손손 특혜를 누린다? >> '일회성 보상'과 '지속적 예우'를 혼동해서 생긴 명백한 오해입니다.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내는 단골 소재 중 하나가 5.18 유공자는 양자를 무제한으로 등록해 대대손손 연금과 특혜를 누린다는 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5.18보상법과 5.18예우법의 차이를 모르는 데서 오는 왜곡입니다. - 5.18보상법 (일회성 배상/보상) : 이 법에서는 민법상 상속 순위를 따르기 때문에 양자 등록에 제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국가가 돈을 무제한으로 더 주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책정한 정해진 보상금(파이)을 유족들이 상속 지분에 따라 쪼개 가질 뿐이므로 세금 낭비나 특혜와는 거리가 멉니다. - 5.18예우법 (지속적 연금 및 복지) : 대중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매달 나오는 연금, 의료/교육 지원 등 지속적인 예우를 규정하는 법입니다. 이 법에서의 유족 범위는 일반 국가유공자법과 똑같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 무제한 등록 같은 일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4. 5.18만 유독 특별법을 누리고 있다는 착각 >> 제주 4.3사건, 부마민주항쟁 등 우리 현대사의 거대한 비극들은 모두 개별 특별법을 통해 해결해 왔습니다. 5.18만 유독 법을 따로 만들어 유별난 대우를 받는 것 같다는 인식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거대한 비극이었던 제주 4.3사건(2000년 제정)과 부마민주항쟁 역시 기존의 일반 법체계로는 도저히 구제가 불가능하여 각각 독립된 특별법을 통해 국가 차원의 보상과 명예회복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특별법 형태의 입법은 5.18만의 특혜가 아니라, 국가 권력이 자행한 거대한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회가 늘 사용해 온 보편적인 입법 방식입니다. 행정 시스템이 철저하지 못해 부정수급자가 발생하거나 심사가 느슨해 보인다면, 그것은 정부와 보훈부가 감사 시스템을 강화하고 철저히 전수조사해서 바로잡아야 마땅합니다. 시스템의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건강한 시민사회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의 미흡함을 개선하자는 비판을 넘어, 제도에 문제가 있으니 5.18 민주화운동 전체가 특혜 집단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서술은 경계해야 합니다. 5.18 관련 법률들은 특혜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독재 정권이 짓밟고 지워버린 국민의 명예와 역사적 진실을 겨우겨우 정상으로 되돌려놓은 최소한의 법적 보완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비판의 초점은 '제도의 부작용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맞춰져야지, 피해자들의 역사적 가치를 깎아내리는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 5.18은 국가유공자법과 다를까? 우리가 몰랐던 5.18 보훈 제도의 오해와 진실
05월 20일 | 조회수 600
퇴
퇴근이꿈
댓글 1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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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빵스
13시간 전
막연하기만 했던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유투브나 이상한 사이트에 올라오는 단편적인 내용으로 오해가 커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막연하기만 했던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유투브나 이상한 사이트에 올라오는 단편적인 내용으로 오해가 커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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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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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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