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코인 법칙 - Giver가 타인을 대하는 최후의 프로토콜

05월 02일 | 조회수 1,778
금 따봉
실패셜리스트

인간관계, 특히 이해관계가 첨예한 직장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베풀 것인가(Give), 취할 것인가(Take).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tit-for-tat(받은 대로 갚기)’이지만, 인간사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적용하기엔 오류율이 너무 높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자체 프로토콜을 설정했다. 이름하여 ‘3코인 법칙’이다. 나는 동료들로부터 사람을 잘 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관찰이 일상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 기준을 정리한 것이 이 프로토콜이다. 상대에게 세 번의 기회, 즉 세 개의 코인을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응 시스템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타인에게 따뜻한(?) 관용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가장 차가운 매뉴얼. ‘3번 실수하면 끝이다‘라는 식의 단순한 메커니즘은 아니다. 마음 맞는 직장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인데 반응이 좋아 리멤버에도 공유해본다. ——————————————— 첫 번째 코인: 무지(無知) - “알지 못함” - [상태] 지식이 없는 상태. 모르면 그럴 수 있다. 첫 번째 실수는 무지의 영역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인 세계에 살고 있으므로 타인의 사정이나 업무의 디테일을 놓칠 수 있다. 유명한 조세호/안재욱 결혼식 밈인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가 대중의 웃음을 자아낸 이유는 단순하다.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어긋남은 비난받을 일이라기보단 해프닝에 가깝다는 걸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나의 프로토콜은 ‘무한 친절’이다. 가이드(How)를 제시하고, 배경과 맥락(Why)을 설명하며, 협조적인 자세로 로드맵(What)을 그려준다. 이때의 친절은 배려이면서 데이터 확보의 성격을 띈다. 이른바 ‘선공협력‘이다. 상대가 Taker가 아니라면 언제든 동맹이 될 기회를 제공한다. 상대가 학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로그를 남기는 과정이기도 하다. ——————————————— 두 번째 코인: 무식(無識): “배움이 없음” - [상태] 식견이 없는 상태. 배우지 않으면 반복된 실패가 이어진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무식의 단계다. 여기서 무식이란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의지의 결여, 피드백을 내재화하지 않는 태도, 그 이기적인 불량함을 지칭하는 단어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실력이고 세 번은 습관이다. 완곡하게는 ‘해당 도메인에 대한 최적화 실패’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필드에서 반복되는 실수는 동료의 리소스를 갉아먹는 행위다. 의도했든 아니든, 결과는 같다. 이 단계는 가장 길다. 팀마다 우선순위와 제약조건은 다를 수 있고, 사람마다 학습속도의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긋나기 시작하면 나는 경고등을 켜고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투입하는 감정, 인지 리소스를 최소불가결 수준만 남기고 대부분 회수한다. ——————————————— 세 번째 코인: 무시(無視) - “보지 않음” - [상태] 상대를 안중에 두지 않음. 선을 넘은 오만함. 마지막 코인이 소진되는 순간, 그때부터는 무시로 정의된다. ‘이쯤되면 나를 호구로 아는거군.’의 단계다. 가이드와 인내, 협업의 의지를 의도적으로 묵살했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지점이다. 간혹 이 단계에서 내가 쏟아내는 피드백 폭격을 보고 ‘급발진’이라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긴하다. 틀렸다. 이건 로그 기반의 카운터다. 친절하게 돌려 말했던 기록, 수정 보완을 요청했던 산출물, 저자세로 협조를 구했던 모든 회의 이력은 이미 완벽한 증거로 쌓여 있다. 상대가 스스로 쌓아온 무성의와 이기심의 로그가 자기자신을 심판하는 것이다. ——————————————— 글을 마치며 - 위로이자 선언, 심판보다 앞서야할 진단 3코인 법칙은 선의를 가진 기버(Giver)들이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기 위한 방어 전술이다. “무지, 무식, 무시로 이어지는 라임이 찰져서 귀에 쏙쏙 박힌다”며 유독 반응이 뜨거웠다.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상대의 태도에 상처받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충분한 코인을 주었는가?” 세 개의 코인이 모두 소진되었다면, 당신의 분노는 정당하다. 당신의 친절은 공짜가 아니니까. 다만 세 번의 기회만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 이후의 결과는 전적으로, 코인을 던진 자의 몫이다. 물론 이 모든 판단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문제가 '사람'에게 있는지 '시스템'에 있는지 구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시스템이 문제라면, 사람에게 분노할 게 아니라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빌런이 반복된다면 그건 채용 프로세스나 조직의 선별 기준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업무 협조 요청이 무맥락으로 들어온다면 협업 인터페이스가 부실한 상태일 거고. 나름 식별한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했거나 해결하려 노력했는데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제야 미련 없이 모든 에너지를 회수해라. 그건 이미 당신의 손을 떠난 문제이며, 당신의 귀한 리소스는 더 가치 있는 곳에 쓰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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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국밥집첫째아들
    억대연봉
    방금
    통제욕구가 너무 강하신거같네요
    통제욕구가 너무 강하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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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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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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