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닉 성과급에 발작하는 사람이 많은 진짜 이유

04월 28일 | 조회수 35,404
쌍 따봉
퇴근이꿈

몇주째 하이닉스 성과급 소식으로 커뮤니티들이 불타고 있는 걸 보면서 궁금했습니다. 왜 다들 이렇게 화가 나있는 걸까? 그러다 이런 글을 봤습니다. "열등감이라는 건 사실 비벼볼리티를 느낄 때 오는 거 아님? 내가 김연경보다 배구 못한다고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 그렇습니다. 비벼볼리티. 그 분노의 기저에는 ‘비벼볼리티' 즉, 비벼볼 만한 거리라는 아주 잔인한 심리학적 기제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디 열등감이라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존재에게는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김연경이나 손흥민이 수백억을 번다고 해서 배알 꼴려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들은 나와 다른 리그의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하이닉스는 다릅니다. 1. "나 때는 거기가 이 정도 급은 아니었는데"라는 부채감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하이닉스는 대기업 라인업 중에서 소위 커트라인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삼성전자나 다른 메이저 공기업을 붙고 하이닉스를 버렸던 사람들이 수두룩했다는 뜻입니다. 지금의 분노는 사실 그때 내 선택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자존심과 "내가 쟤보다 공부는 더 잘했는데"라는 과거의 우월감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비명에 가깝습니다. 2. '학벌 자본주의'의 붕괴가 주는 공포 특히 고졸 생산직들이 성과급으로만 수억원을 손에 쥐었다는 소식은 한국 사회의 가장 예민한 역린을 건드립니다. 명문대를 나와 좁은 문을 뚫고 들어간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에게, 본인들이 무시하던 현장직의 보상이 자신들의 연봉을 압도하는 상황은 그동안 믿어왔던 성실과 보상의 가치관을 통째로 흔들어 놓습니다. '십대때 팡팡 놀던 쟤가 나보다 잘 번다고?'라는 노골적인 서열 의식이 박탈감으로 치환되는 지점입니다. 3. 비벼볼 수 있다는 오만이 만든 지옥 결국 하이닉스 기사에 열불을 내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하이닉스 직원들을 본인과 동급, 혹은 그 아래로 보고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셈입니다. 열등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들을 비벼볼 만한 상대로 타겟팅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이 박탈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하이닉스를 김연경처럼 나와는 상관없는 우주 너머의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죠. 또는 주주가 되어서 함께 보상을 받으면 됩니다. 이미 너무 올라서 들어갈 타이밍을 못 잡겠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아무튼. "나도 비벼볼 수 있었는데"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 하이닉스의 축제는 누군가에게 영원히 끝없는 지옥불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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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쌍 따봉
    Misfits
    04월 28일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참된 고귀함은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해지는 데 있다." ​우리가 이토록 타인의 성과급 소식에 열병을 앓는 것은, 애석하게도 우리의 시선이 철저히 '남'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출발선이 비슷했다고 믿었던 이들의 눈부신 보상은, 마치 내 삶이 오답이라는 걸 증명하는 성적표처럼 가슴을 후벼 파지요. ​하지만, 남의 밭에 열린 커다란 열매를 시기하느라 내 밭에 자라나는 여린 싹을 짓밟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합니다. 그들은 그저 그들의 척박한 토양에서 땀 흘려 그들만의 계절을 맞이한 것뿐입니다. 우리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을 뿐, 영원히 겨울인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는 지옥불에 던져 넣지 맙시다. 어제의 나보다 한 뼘 더 자란 오늘의 당신을 꼬옥 안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잔치 밖에서 서성이며 눈물짓기엔, 당신의 삶이라는 무대가 너무도 귀하고 눈부십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참된 고귀함은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해지는 데 있다." ​우리가 이토록 타인의 성과급 소식에 열병을 앓는 것은, 애석하게도 우리의 시선이 철저히 '남'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출발선이 비슷했다고 믿었던 이들의 눈부신 보상은, 마치 내 삶이 오답이라는 걸 증명하는 성적표처럼 가슴을 후벼 파지요. ​하지만, 남의 밭에 열린 커다란 열매를 시기하느라 내 밭에 자라나는 여린 싹을 짓밟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합니다. 그들은 그저 그들의 척박한 토양에서 땀 흘려 그들만의 계절을 맞이한 것뿐입니다. 우리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을 뿐, 영원히 겨울인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는 지옥불에 던져 넣지 맙시다. 어제의 나보다 한 뼘 더 자란 오늘의 당신을 꼬옥 안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잔치 밖에서 서성이며 눈물짓기엔, 당신의 삶이라는 무대가 너무도 귀하고 눈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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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9
    아킬레우스2
    04월 29일
    철학가이신가요? 가슴을 후벼파네요
    철학가이신가요? 가슴을 후벼파네요
    19
    G
    Good job
    04월 29일
    멋진말입니다~
    멋진말입니다~
    9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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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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