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고싶습니다 어떻게 해야될까요

04월 24일 | 조회수 1,947
은 따봉
명란소그방

안녕하세요. 퇴사 방식에 관련해서 너무 고민이 돼서 글 남겨요. 저는 20대 후반 여자이고 UX/UI,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지금 회사는 첫 회사로 1년 반 정도 다녔습니다. ⸻ 우선 제가 이 회사를 다니면서 “여긴 정말 아니다” 싶었던 일화들을 적어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너무 많습니다!) 처음에 지인 소개로 들어갔는데, 면접 볼 때는 팀원도 있고 회사가 돌아가는 느낌이었거든요. 말씀하시는 사업 아이템들도 재밌었고요. 근데 막상 가보니까 직원이 저 혼자였습니다. 그때는 제가 신입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아 출장 갔나 보다…” 하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이름만 있는 유령직원을 직원이라고 하신 것 같아요. 그래도 이건 저한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혼자 한 달 정도 있다가 개발자분도 들어오시고 동료도 생겨서 계속 버텨봤습니다. ⸻ 가장 큰 문제는 직무였어요. 저는 분명 UX/UI 디자이너로 들어갔는데 실제로 하는 일은 사업계획서 쓰기가 메인이 되었고 (기획,개발,마케팅,추진전략 등 전부요) 회계 / 예산 정리, 모든 영수증 처리, 각종 사업 관리 등 이런 것들만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 디자인은 진짜 가끔… 거의 안 한다고 보면 될 정도입니다. 이 부분은 몇 번을 말씀드렸는데 대표님도 직원 채용해서 바꿔보겠다고 하셨지만 결국 구조는 전혀 안 바뀌었어요. 기획자를 새로 뽑아도 신입이라 다시 가르쳐야 하니까, 결국 대표 입맛대로 잘 맞춰주는 저한테 다 시키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원래 이런건(사업계획서,예산관리 등) 대표가 아니라 직원들이 해야된다“ 하면서 디자인 직무 신입인 저에게 ㅎㅎ 다 떠넘기시더라구요. 원래 사업계획서 가이드는 그나마 잡아주셨는데 요즘엔 ”그냥 아이템 너가 알아서 생각해서 써봐“ 이런식으로 변질돼서 제가 0부터 99까지 다 하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대표님이랑 소통하는 게 진짜 힘들었습니다. 회의를 1~2시간 하는데 대부분 사담이고 결론이 없어요. 회의 끝나면 항상 “그래서 뭘 하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고, 업무 지시도 두서가 없어서 제가 해석해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음엔 계속 물어보면서 이해하려고 했는데, 대표님도 본인이 정확히 정리된 상태가 아닌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제가 판단해서 처리하게 됐습니다. 대표님 성향도 스트레스였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기분이 안 좋으면 티를 많이 내세요. 제가 프린터 옆자리인데 프린터를 쓰시면서 쾅쾅거리거나 혼잣말로 짜증을 내는 걸 바로 옆에서 계속 보는 것도 힘들었고, 저한테 직접 하는 건 아니어도 그 상황 자체가 무섭고 불편했습니다. ⸻ 그리고 대표님은 보고받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근데 보고 한걸 안 봅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설명해야해요 ㅜ 비효율적인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일의 효율을 위해 노션을 회사에서 결제했는데, 자기는 노션으로 보기 어려우니 한글파일로 다시 작성해서 보고하라고 합니다. 보고를 위한 비효율적인 시간이 많습니다 .. 솔직히 일에 대한 검토라기보다 감시하기 위한 느낌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 결정적으로 정이 떨어진 사건이 있었는데, 해외 전시에서 IR 발표가 있었어요. 물론 그 전시 부스나 관련 자료들 다 제가 준비했고, 대표님은 거기 현장에서 진행할 IR 발표(영어로)만 하시면 되는거였습니다. 발표 당일 대표님이 연락도 안되고 안오셔서 설마설마했지만, 발표 1시간 전에 갑자기 “가는 중인데 차가 막혀서 시간 못맞추겠다” 이러시는 거예요. 영어 발표였고 저는 준비도 안 된 상태였는데 (영어 엄청 못합니다 ㅠㅠ) 해결할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고, 담당자 분도 제발 대신 발표해달라고 부탁하시고.. 결국 제가 30분 동안 모든 집중력 총동원해서 대신 발표했습니다. 그때 진짜 책임감 없는 모습에 크게 정떨어졌어요. 못 오신 이유는 전날 새벽까지 술 드셨답니다. 이 사건이 있고 난 후 그래도 양심은 있으셔서 저에게 사과하셨고 저도 그냥 넘겼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은 뭔가 속에서 계속 피해의식이 있으셨나 봐요. 그 이후로 제 태도가 뭐가 맘에 안드셨는지 저에게 엄청 틱틱 대다가, 회사에서 직원들 다 퇴사하고 저 혼자 야근할 때 자기 자리로 부르더니 고량주를 꺼내서 막 마셨습니다. 황당했어요 ㅋㅋ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회사에서, 심지어 직원 앞에서 술을 마시나요 ㅠㅠ 엄청 취하셨고 말도 잘 안통하고 무섭기도 해서 어찌저찌 빠져나왔습니다 ㅠ 술 관련해서도 말할게 참 많습니다.. 예전엔 회식에서 술에 완전 취하시고 제 얼굴을 막 만진적이 있어요 ㅠ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불쾌합니다 ⸻ 회사 분위기도 솔직히 좋지 않습니다. 개발자분들은 대표님이랑 트러블로 다 나가셨고, 최근 들어온 분도 곧 퇴사 예정이고, 다른 직원분들도 오래 다닐 생각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원래 그래도 2년은 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버티고 있었는데, 요즘은 진짜 너무 무기력해지고, 사람이 변한 느낌이 들 정도라서요. 이렇게 버티는 건 그냥 내가 호구인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왜 퇴사한다는 말 하나 못해서 내가 이러고 있지 자책만 하게 되고요.. ⸻ 그래서 4월 7일에 퇴사 말씀을 드렸고, 6월까지 근무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이 계속 붙잡으시면서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 하셨고, 그 상태로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대표님이 모친상을 당하셔서 2주 정도 자리를 비우셨고, 그 사이에 퇴사 얘기는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저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시 꺼내기가 쉽지 않았고요. ⸻ 원래는 6월까지 근무하면서 인수인계도 하고, 연차 소진하고 퇴사하려고 했는데 오늘 밤 10시 넘어서 전화가 오길래 안받으니 카톡으로 “전화 좀 받아라” “너 이 업무 처리한거 맞냐“라고 하는걸 보고 남아 있던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사소한 저 카톡 하나에요 ㅠ 쌓인게 터진 것 같습니다 진짜 심장이 벌렁거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제는 그냥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왜 계속 버티고 있었냐고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디자이너로서 이런 사업적인 부분에 깊게 관여할 기회가 앞으로는 쉽게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힘들더라도 배울 수 있는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해외 전시 같은 경험이나, 가끔 성과금을 챙겨주시거나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작은 정들 때문에 계속 버티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 정도 남아있던 것도 거의 없어졌지만요. ⸻ 그래서 지금 고민은, 원래 계획했던 6월이 아니라 5월 초(5월 8일)로 퇴사를 앞당겨도 괜찮을지입니다. 연차는 14개 정도 남아 있고, 일정상 거의 2주도 안 남은 상태인데 너무 급하게 나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워낙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던 업무가 많아서 인수인계 걱정이 좀 많거든요. 또 퇴사 사유를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지도 고민입니다. 다시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 또다시 면담이 시작되고 사유를 계속 물어볼 텐데, 잡지 못하게 이직이라고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그냥 솔직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말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최대한 좋은 감정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네요.. 이젠 제가 힘든 상황이 맞는 건지, 제가 겪은 일들이 비상식적인 상황이 맞는 건지도 헷갈립니다. 제가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맞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엄청나게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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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게덜
    2일 전
    사람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글 쓰신 방식만 봐도 일잘알이신게 눈에 선하네요. 책임감도 강하시고 문제발생 시 주체적으로 해결하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오래 회사생활해보신 분이라면 이런 직원이 진짜 귀하다는거에 공감하실거라 생각해요. 지금 회사보다 본인의 능력과 가치를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곳으로 조속히 이직하시길 바랄게요. 세상엔 회사 안에서 감정 컨트롤도 잘하고 책임감도 강하신 멋진분들도 많답니다. 부디 작성자님이 배울점이 많은 집단으로 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사람이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글 쓰신 방식만 봐도 일잘알이신게 눈에 선하네요. 책임감도 강하시고 문제발생 시 주체적으로 해결하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오래 회사생활해보신 분이라면 이런 직원이 진짜 귀하다는거에 공감하실거라 생각해요. 지금 회사보다 본인의 능력과 가치를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곳으로 조속히 이직하시길 바랄게요. 세상엔 회사 안에서 감정 컨트롤도 잘하고 책임감도 강하신 멋진분들도 많답니다. 부디 작성자님이 배울점이 많은 집단으로 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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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띵똥이
    2일 전
    완전 동감이요.. 읽으면서 책임감 강하고 똑부러지는 분이시구나 느껴졌어요. 대표 하다하다 추행까지… 쓰니님 얼른 도망치세요! 그리고 옮긴 곳이 상식적인 곳이라면 인정받으실겁니다. 저도 응원할게요.
    완전 동감이요.. 읽으면서 책임감 강하고 똑부러지는 분이시구나 느껴졌어요. 대표 하다하다 추행까지… 쓰니님 얼른 도망치세요! 그리고 옮긴 곳이 상식적인 곳이라면 인정받으실겁니다. 저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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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명란소그방
    작성자
    2일 전
    두 분 모두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 보고 정말 많이 위로받았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제가 가진 장점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잘 정리해보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두 분 모두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댓글 보고 정말 많이 위로받았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제가 가진 장점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잘 정리해보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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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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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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