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꼬인 것 같습니다

04월 22일 | 조회수 11,451
금 따봉
한장되고싶다

30살 남자 백수입니다 5년차 서버개발자였구요 제법 알려진 회사에 연봉 6천으로 이직했으나 2개월동안 거의 매일 23시까지 풀근무와 주말출근, 맞지않는 컬쳐핏, 능력부족으로 수습탈 평가를 받고 수습기간이 끝나기 전 퇴사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버텨볼까했으나 생전 처음겪는 스트레스로 머리가 매일 아프니 못버티겠더라고요. 패션우울증인거같아서 부정하고싶었는데 진짜 이러다 정병이 오겠구나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만나던 여자친구와도 이별해서, 마음 기댈곳이 없네요. 그마저도 제가 헤어지자고 한거라 할말도없구요. 뭐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개발을 좋아하지도않았고, 점수 맞게 컴공과 입학해서 개발자 하게됐고, 이왕 이렇게된거 열심히 해보자 하고 SI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지금보니 리멤버 닉이 한장되고싶다군요. 한창 이직할때 이렇게 지었나봐요) 태생적으로 안맞는 일을 하다가 결국 천장에 부딪힌 느낌입니다. 개발을 하려면 "왜?"를 계속 생각하고 집요한 성격이어야하는데, 저는 안그렇거든요. 그냥 그런것보다 눈치껏 적당히 일이 진행되는게 맞는것같아요. 코드리뷰가 어쩌고, 아키텍처가 저쩌고.. 이젠 그냥 지긋지긋합니다. 우아한 개발...좋은데, 고작 CRUD 하나에 코멘트 60개씩 박히니까 뭔짓하는건가 싶기도하고.. 높은 연봉은 아니지만 그래도 꿇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추락하니 길을 잃은 기분입니다. 이제 개발말고 다른 일을 해보고싶은데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언어쪽은 나름 적성이 맞는것같아서 일본 워홀가서 일해보려고요. 맞으면 언어를 활용하는 다른직무로 전환해볼까 합니다. 이마저도 맞는선택인지 모르겠어요. 매일 집에만 박혀있으니 정신이 이상해지는것같아서 운동은 꾸준히 하고있습니다. 확실히 운동을 해야 정신이 건강해지는것같아요. 간신히 버티게 해주는느낌이네요. 요즘 제 꿈은, 평소와 같이 잠들고 눈뜨지 않는 것입니다. 그냥...다 내려놓고 싶어요. 그렇다고 제 손으로 직접 그럴 용기는 없구요.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닙니다. 집에서 요리를하다가 식재료 봉투를 잘못까서 이상해져도 운동을하다가 뒤틀린 체형으로 한쪽만 아파도 게임을하다가 하나만 실수해서 죽어도 남들이랑 얘기하다가 농담에 긁혀도 방을 청소하면서 대충 청소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도 직접 한 요리를 플레이팅 이쁘게 해보고싶어도 거지같이된걸 보면서 태생적으로 지능과 피지컬이 왜 이딴식일까 하면서 자책하게 되네요. 부족하지 않고 화목한 가정, 원만한 교우관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자란건 결국 제가 못나서라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 요즘입니다. 저보다 더한 환경에 처한 분들도 계실텐데, 어쩌겠습니까 제가 나약한 인간인걸. 그냥 그렇다구요. 인생이 꼬인 것 같습니다. 막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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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따봉
    실솔
    04월 24일
    개발 쪽은 잘 모르는 분야라 제가 말을 얹기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몇 글자 적어봅니다. 30살에 5년차 개발자시면 정말 인생을 쉬지 않고 달려오셨군요. 사람의 기운이라는 게 소모가 심한 자원이라 과하게 쓰면 어느 순간 고갈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작성자분도 기운이 고갈된 상태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글만 봐도 직접 식재료를 손질해서 요리도 해먹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있고,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타인이랑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있고, 방의 청결상태도 신경쓰고 계시네요.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도 이만큼이나 해내시는 걸 보니 천성이 성실한 분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맞지 않는 직무와 압박이 심한 환경에서 5년이나 버티셨다는 건데, 어지간한 끈기와 인내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추가로 직업 때문에 본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퇴사를 결정했고, 언어 쪽이 적성인 것 같으니 일본 워홀을 통한 새로운 직무 탐색 계획까지 세우셨네요. 판단력과 결단력, 실행력까지 갖추신 것으로 보입니다. 작성자분은 굉장히 많은 미덕과 잠재력을 갖추고 계신데, 지금 기운이 없다보니 그런 걸 인지조차 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추락하신 게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것임을 꼭 기억하시고, 스스로의 가치를 너무 폄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족하지 않고 화목한 가정이 있으시고 원만한 교우관계도 있다고 하셨죠. 가족분들도 친구분들도 심지어 저와 여기 리멤버에서 작성자분을 응원하는 분들도 모두가 작성자분이 다시 일어서실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확신이 어찌 보면 부담스럽겠지만, 가끔 스스로를 믿기가 힘들 때는 주변에서 이 확신을 조금 빌려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상투적인 표현을 좀 쓰자면 인생 깁니다. 30살은 요즘 신입 이력서도 많이 들어오는 나이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딱 지금처럼만 하시면 또 멋진 인생길을 닦아내실 수 있을 거예요. 새로 닦은 길은 이전의 경험을 참고하면서 닦을 테니 더 튼튼하고 깔끔하겠죠. 말이 길어졌네요. 말주변이 없지만, 그래도 작성자분을 응원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적어봤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시든 이전보다 더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개발 쪽은 잘 모르는 분야라 제가 말을 얹기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몇 글자 적어봅니다. 30살에 5년차 개발자시면 정말 인생을 쉬지 않고 달려오셨군요. 사람의 기운이라는 게 소모가 심한 자원이라 과하게 쓰면 어느 순간 고갈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작성자분도 기운이 고갈된 상태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글만 봐도 직접 식재료를 손질해서 요리도 해먹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있고,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타인이랑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있고, 방의 청결상태도 신경쓰고 계시네요.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도 이만큼이나 해내시는 걸 보니 천성이 성실한 분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맞지 않는 직무와 압박이 심한 환경에서 5년이나 버티셨다는 건데, 어지간한 끈기와 인내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추가로 직업 때문에 본인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퇴사를 결정했고, 언어 쪽이 적성인 것 같으니 일본 워홀을 통한 새로운 직무 탐색 계획까지 세우셨네요. 판단력과 결단력, 실행력까지 갖추신 것으로 보입니다. 작성자분은 굉장히 많은 미덕과 잠재력을 갖추고 계신데, 지금 기운이 없다보니 그런 걸 인지조차 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추락하신 게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것임을 꼭 기억하시고, 스스로의 가치를 너무 폄훼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족하지 않고 화목한 가정이 있으시고 원만한 교우관계도 있다고 하셨죠. 가족분들도 친구분들도 심지어 저와 여기 리멤버에서 작성자분을 응원하는 분들도 모두가 작성자분이 다시 일어서실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확신이 어찌 보면 부담스럽겠지만, 가끔 스스로를 믿기가 힘들 때는 주변에서 이 확신을 조금 빌려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상투적인 표현을 좀 쓰자면 인생 깁니다. 30살은 요즘 신입 이력서도 많이 들어오는 나이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딱 지금처럼만 하시면 또 멋진 인생길을 닦아내실 수 있을 거예요. 새로 닦은 길은 이전의 경험을 참고하면서 닦을 테니 더 튼튼하고 깔끔하겠죠. 말이 길어졌네요. 말주변이 없지만, 그래도 작성자분을 응원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적어봤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시든 이전보다 더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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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
    h
    hahaha12
    04월 27일
    말주변은 모르겠는데 글주변(?) 있으시네요. 글에 큰 위로의 힘이 있네요. 작성자분께서도 이 글 보시고 힘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말주변은 모르겠는데 글주변(?) 있으시네요. 글에 큰 위로의 힘이 있네요. 작성자분께서도 이 글 보시고 힘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7
    롸루
    04월 29일
    와.. 왜 제가 위로가 될까요ㅠㅠ 지나가는 대표가 위로받고 갑니다ㅋㅋ
    와.. 왜 제가 위로가 될까요ㅠㅠ 지나가는 대표가 위로받고 갑니다ㅋㅋ
    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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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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