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을 작년에 그만뒀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건 건강 문제였지만, 솔직히 그 뿐만은 아니고, 밑바닥엔 제 사수였던 분에 대한 설명할 수 없는 거부감(?)이 컸던 것 같아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저보다 여섯살 많은 남자분이신데 저한테 화 한 번 낸 적 없고, 늘 친절하게 하나 하나 잘 챙겨주셨어요. 하지만 저는 왜 그렇게 그분이 부담스럽고 싫었을까요? 제 바로 뒷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일하다 뒤에서 의자 바퀴 굴러가는 소리만 나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속으로 '오지 마라, 오지 마라' 빌면서요. 불필요한 스킨십이 있었다거나 한 적은 없지만 그냥 유난히 가까이 붙는 사람이었어요. 옆에서 알려줘도 되는데 굳이 뒤에서 손 뻗어서 약간 뒤에서 안는 자세가 된다거나? 근데 또 친한 사람들이랑은 이성이라도 딱 붙어 앉곤 하니까 별 생각 없겠지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유난히 제 주변을 많이 맴돌았어요. 동기들이랑 나누는 채팅을 뒤에서 가만히 보고 있다가 괜히 말을 건다거나 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담스럽고 싫었던 게 처음이었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나는 왜 이리 나쁜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왜 그랬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분의 과도한 친절이 저를 숨 막히게 했던 걸까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절 좋아한다고 이야기라도 했다면 거절이라도 했을텐데 그런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어쨌든 다행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아프기 시작해서 도망치듯 회사를 나왔고, 반년 쯤 쉬면서 병원 다녔더니 이제야 좀 살 것 같더라고요. 근데 며칠 전 그 사수분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본인이 최근에 회사를 옮겼는데 거기 티오가 났다며 저를 추천하고 싶다고요.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는 너무나 고마운 제안이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즘 취업 시장이 지옥이라는 글들을 보며 슬슬 겁이 나던 차였거든요. 취준 다시 시작하려니 막막했는데 저를 좋게 봐주시고 손을 내밀어 주신 게 정말 너무 너무 감사하긴 합니다. 근데 하... 한편으론 또 소름이 돋습니다. 그 제안을 듣는 순간 감사함보다 그 진절머리나던 의자 바퀴 구르는 소리가 먼저 떠올랐거든요. 저를 아껴주는 고마운 사람인데 왜 저는 이게 이다지도 싫은 기분일까요. 조금 생각해보고 연락드린다고 하긴 했는데... 후. 요즘 같은 불경기에 배부른 고민인 거 알아요. 근데 정말 너무 고민이 돼요. 거절해야겠다는 쪽에 힘이 실릴 정도로. 저 너무 바보같은 거겠죠? 잘해주는 사람이 싫어서 이렇게나 스트레스 받고 있다니 제가 생각해도 참 어이가 없네요...ㅠ 댓글들 보면서 고민해보다보니 부담스러웠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너무 부담스러운 사람 있잖아요. 저한텐 그분이 그랬던 것 같아요...
사수가 싫어서 퇴사했는데 같이 일하자고 하네요.
04월 20일 | 조회수 54,672
라
라인타기
댓글 117개
공감순
최신순
회
회사가너무멀어
04월 21일
뒤에서 안듯이 하거나 남의 채팅 내용을 훔쳐보는 건 비상식적이에요. 그리고 누구나 퍼스널 스페이스가 있어서 그걸 침범 당하면 당연히 불쾌해요. 지하철에 빈 자리가 많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제일 끝자리에 앉는 것 같은 이유죠. 그분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서로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감각이 너무 다르고 작성자님이 거부하기 어려운 관계인 것 같으니 정신 건강을 위해 거리를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분이 나쁘다 착하다를 떠나서 작성자님과 안 맞는데 또 붙어있다가 다시 아프면 어떡해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뒤에서 안듯이 하거나 남의 채팅 내용을 훔쳐보는 건 비상식적이에요. 그리고 누구나 퍼스널 스페이스가 있어서 그걸 침범 당하면 당연히 불쾌해요. 지하철에 빈 자리가 많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제일 끝자리에 앉는 것 같은 이유죠. 그분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서로 퍼스널 스페이스에 대한 감각이 너무 다르고 작성자님이 거부하기 어려운 관계인 것 같으니 정신 건강을 위해 거리를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분이 나쁘다 착하다를 떠나서 작성자님과 안 맞는데 또 붙어있다가 다시 아프면 어떡해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정됨)
답글 쓰기
173
냥
냥이선생님
04월 22일
저도 퍼스널 스페이스 얘기하고 싶었는데 ㅎ 서로 그 공간에 대한 범위가 다른것 같아요. 누군가 틀린게 아니라 서로 다른거니 다름을 인정하지만 그분에게 내 공간을 강요할수는 없으니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는게 서로 좋을 것 같아요 ㅎ
저도 퍼스널 스페이스 얘기하고 싶었는데 ㅎ 서로 그 공간에 대한 범위가 다른것 같아요. 누군가 틀린게 아니라 서로 다른거니 다름을 인정하지만 그분에게 내 공간을 강요할수는 없으니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는게 서로 좋을 것 같아요 ㅎ
18
레
레노바티오
04월 26일
그쵸ㅠ
그쵸ㅠ
2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