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딱 그렇잖아요. 벚꽃은 와르르 피었다가 후다닥 져버리고 길바닥에 떨어진 시든 꽃잎들 보니까 좀 쓸쓸하더라고요. 매일 야근이라 제대로 꽃을 보지도 못했는데 겨우 칼퇴하고 나니 이미 꽃은 다 지고 없고... 아 올해도 꽃구경은 글렀네ㅜ 하면서 터덜터덜 퇴근하고 있었어요. 근데 저 앞 편의점에서 차장님이 검은색 비닐봉지를 하나 들고 나오더라고요. 아는 척하기 좀 귀찮애서 모른 척 지나갈랬는데 차장님이 부르시네요. 아이 참 들켜버렸다. "너 거기서 뭐 하냐? 땅만 보고 걸어 왜." 평소랑 다를 거 없이 툭 던지는 말툰데 어제는 왠지 모르게 목소리가 좀 부드러운 거예요. "꽃 다 져서 아쉬워서 그래요" 하니까 차장님이 피식 웃더니 비닐봉지에서 뭘 꺼내서 건네대요. "꽃은 져도 날은 좋잖아. 이거 먹으면서 가." 내가 좋아하는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딸기였어요. "엥? 이거 제 최애잖아요!" 하니까 차장님이 능글맞게 웃어요. "아니 맨날 그것만 먹잖아. 눈이 달렸으면 다 보이지." 그렇게 같이 지하철역까지 걷게 됐는데, 꽃잎이 다 떨어져서 바닥이 온통 분홍색이었거든요. "그래도 바닥은 아직 벚꽃길 같네요" 하니까 차장님이 "손도 벚꽃 맛 좀 봐야지" 하면서 요구르트를 들고 있는 내 손에 꽃잎 하나를 얹는 거예요. 어라. 조금 설렜어요. 손도 벚꽃 맛 좀 봐야지. 라니. 같이 지하철 타고 가다가 이런저런 실없는 얘기를 나눴는데, 내리기 전에 차장님이 이러더군요. "꽃 다 졌다고 너무 아쉬워하지 마. 잎만 푸릇푸릇해도 진짜 예뻐. 그때 다시 산책하든가." 그러고는 내려버리는데... 이거 다음에 같이 산책 가자는 소리 맞죠? 유난히 덴마크 요구르트가 달아요. 벚꽃은 다 졌는데 내 마음은 이제야 피기 시작하나 봐요.
와 우리 차장님 진짜 유죄 아니에요?
04월 07일 | 조회수 561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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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ㅇㅎ웋
방금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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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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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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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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