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친구와 손절했습니다.

03월 25일 | 조회수 1,516
금 따봉
힐러는어디에

주변에 얘기하면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 하고 이야기할까봐, 또는 공통 지인들이 있어서 말을 못했는데,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은 마음에 이곳에 글을 씁니다. 사실 그동안 미묘한 균열은 있었습니다. 제가 잘될 때 은근히 깎아내리거나, 제가 힘들 때 묘하게 즐기는 듯한 기분을 느꼈거든요. 그래도 오래된 친구라는 이유로 매번 웃으며 넘겼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가 잘 풀렸을 때 '운이 좋았네.' '뭐 별것도 아니네. 근데 말이야 내가~' 하면서 자기쪽으로 화제를 돌린다거나 하는 거요. 진짜 별거 아니지만 이런 식이 계속 쌓이니까 힘들더군요. 얼마전에는 제가 이사를 하게 됐는데요. 조금 특이한 평면의 아파트였습니다. 구조가 독특해서 오히려 맘에 들었다고 했더니 어떤 구조고 몇 평이냐고 묻길래 자세히 설명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아니 그 평수에 그런 아파트 구조가 말이 되냐고, 듣도 보고 못했다고,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냐고 제 말을 안 믿는 거예요. 아니 내가 계약을 했는데 왜 모르겠냐. 계약시 면적 확인했고, 실제로 눈으로 봤을 때도 그 평수가 맞았다, 구조도 맞다 했는데도 계속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인것처럼 몰아가서 그냥 화제를 돌렸습니다. 그 후 이사를 하고, 집들이 겸 이 친구를 불렀거든요. 내 말이 맞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사과를 받고 싶기도 했으니까요. 약간 인내심의 한계가 최대치까지 올라왔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우리집에 들어서서 한바퀴 둘러보자마자 이 친구가 툭 던진 한마디에 그 마지막 남은 인내의 끈이 툭 끊어졌습니다. 오해해서 미안하다, 그날 우겨서 미안하다 뭐 이런 사과의 말 하나 없이 '어? 진짜 이런 구조가 되네? 신기하네?' 하고는 그냥 자리에 앉았거든요. 미안하단 말은 안하냐? 했더니 아니 진짜 듣도보도 못한 구조라서 그랬지. 진짜 있네? 허 참 신기하네. 하고 또 그냥 넘어가더군요. 우선은 같이 밥먹고 평소처럼 술 한 잔 하고 집에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카톡을 보냈어요. 너의 그런 태도가 너무 실망이었고, 그간의 행동들로 봤을 때 너는 나를 무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동등한 관계에서, 또는 존중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나는 너에게 쓰는 에너지를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쓰도록 하겠다. 잘 살아라. 그동안 즐거웠단 말은 못하겠다. 라고요. 그렇지 않다고, 오해라고, 너무 편해서 그랬다는 답이 왔지만 행복해라. 하고 그냥 차단을 해버렸습니다. 전화번호고, 카톡이고, 인스타고 전부 다요. 누군가는 제가 속이 좁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나를 진심으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게 얼마나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인지 이제 알게 된 것 같아요. 속이 시원합니다. 진작 끊을 걸.

댓글 12
공감순
최신순
    쌍 따봉
    본투비한량
    21시간 전
    이해합니다. 억지로 잡고 있던 세월 인연이 버거워질 때가 있어요. 잘 하셨어요. 말씀하신대로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들만 챙기에도 바쁘니까요!
    이해합니다. 억지로 잡고 있던 세월 인연이 버거워질 때가 있어요. 잘 하셨어요. 말씀하신대로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사람들만 챙기에도 바쁘니까요!
    답글 쓰기
    11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
대표전화 : 02-556-4202
06235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34, 5,6,9층
(역삼동, 포스코타워 역삼) (대표자:최재호, 송기홍)
사업자등록번호 : 211-88-81111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2016-서울강남-03104호
| 직업정보제공사업 신고번호: 서울강남 제2019-11호
| 유료직업소개사업 신고번호: 2020-3220237-14-5-00003
Copyright Remember & Compan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