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4개월, 왜 이 자리는 아무도 1년을 못 버티는지 알게 됐습니다

03월 23일 | 조회수 1,807
은 따봉
지하철3호선

입사한 지 이제 막 4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자리는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다르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상사와는 무조건 맞춰보자.” 그 생각 하나로 처음 3개월을 보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기간은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크게 부딪히는 일도 없었고, 나름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면서, 왜 이 자리가 힘들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분은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유독 가혹합니다. 그 기준이 명확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순간 ‘찍히면’ 그때부터는 어떤 결과를 가져와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면전에서 강한 말을 하는 일도 잦고, 준비한 결과물은 늘 “마음에 안 든다”는 말로 돌아옵니다. 흥미로웠던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상사에게 찍혔다는 그 팀원이 준비한 기획안을 다른 기획들과 섞어서 함께 보고한 적이 있습니다. 무조건 그 팀원 가져가는건 다별로라고 했는데, 그 기획안은 별 문제 없이 무난하게 통과됐습니다. 그걸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결과물이 아니라 ‘사람’이었구나. 또 하나 힘든 점은, 의사결정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임원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일이 내려오고, 이미 진행된 이후에 방향이 계속 바뀝니다. 내부 일이면 몇 번이든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 업체가 걸린 일은 다릅니다. 이미 진행된 일을 뒤집거나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실무자는 난감함을 넘어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는 상당합니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결국 남는 건 ‘뒤처리’뿐입니다. 처음에는 “시키는 대로 잘 해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왜 이렇게 일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봄인이 지시한 일 하느라 매일같이 야근을 하고 있었던 나에게, “그래서 당신은 한 게 뭐냐” “성과가 없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확신했습니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떠났구나. 더 흥미로운 건 조직의 분위기입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 상황에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해 있습니다. 상사의 기분에 맞추는 것, 그날을 무사히 넘기는 것. 회식 자리에서는 모두가 하나같이 그분의 비위를 맞추고, 그 분의 생일에는 과할 정도의 준비를 합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뒤에서는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분의 기분이 좋아야, 우리의 하루가 평화롭기 때문입니다. 저도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적응’이 아니라 ‘소모’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회사를 떠나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버티면 익숙해지는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오래 있을수록 더 잃는 게 많은 곳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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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퐆포
    14시간 전
    나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 하는 타입. 거기 있는 사람들도 참 안됐단 생각이 들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생존을 빌미로 그 사람을 동조하는 걸로 보여… 비겁하기도 한 듯한… 거기는 시스템이 망가진 곳입니다. 탈출은 지능순이고 축하드립니다. 그런 곳은 망해야 해요.
    나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 하는 타입. 거기 있는 사람들도 참 안됐단 생각이 들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생존을 빌미로 그 사람을 동조하는 걸로 보여… 비겁하기도 한 듯한… 거기는 시스템이 망가진 곳입니다. 탈출은 지능순이고 축하드립니다. 그런 곳은 망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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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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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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