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왜 자식을 낳으신 건가요?

02월 05일 | 조회수 2,238
1
쌍 따봉
100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쪼렙유부입니다. 미리 긴 글 사과드립니다. 요즘 2세 계획에 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결혼 전에도 그렇도 후에도 그렇고 확신이 없습니다. 절대 싫은 건 아니고, 노력할 의사가 있고, 2세를 가진다면 잘 키우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꼭 갖고 싶다! 는 열망이 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배우자는 저의 고민을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 궁금해요. 왜 자식을 낳을까? 여타 생물들은 번식만이 목적일 수 있겠지만 인간은 다르잖아요. 기본욕구 해소 뿐만이 아니라 자아실현, 목표달성, 취미, 지적호기심, 낭만 등등 삶의 이유가 다양한 지성체잖아요. 삶에서 추구할 가치가 무궁무진한데 일부를 포기하거나 희생하면서 자식을 낳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잃은 것에 대해 후회할까봐 두려운 점이 가장 큽니다. 이를테면 퇴근 후 배우자와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 둘이서 야식 먹으면서 맥주한캔하고 알콩달콩 게임도 하고 심야영화도 보러 가고 한잔도 하러 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인데 애가 생기고 육아를 하다보면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어렵겠죠. 저희는 둘이 즐기는 취미가 많아서 더 걱정되는 것 같기도 해요. 자식이 생기면 바다, 계곡, 스키장, 캠핑, 여행 등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되는 날들이 길겠죠. 그런 삶에 지치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습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 괜찮게 살고 있어요. 하지만 자식이 태어나면 당분간 외벌이로 지내야 하는데 돈 들어갈 일은 훨씬 늘어나잖아요. 둘이 살 땐 마음대로 소비했던 항목에 대해 불만이 생기거나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을텐데 그래도 마냥 만족할 수 있을까? 당연히 유자녀이신 기혼선배님들은 돈있으면 애한테 더 좋은거 해주고 싶고 애한테 들어가는 돈은 아깝지 않다고 하십니다만 아까울까봐가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뒷전이 되는 삶이 나의 삶이 맞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를 양분으로 새 생명을 기르는 게 내 삶의 목적일까? 유자녀 주변인들의 삶이 크게 행복해보이지 않는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이혼서류까지 썼지만 애 때문에 참은 친구, 집에 가면 애 봐야 한다고 일부러 야근하고 휴일에도 출근하는 선배, 아침에 밥 차려주고 출근해서 퇴근하면 또 밥 차려주는 선배, 배우자와는 단지 애 때문에 같이 산다는 상사... 귀여운 갓난아기일 때 빼고는 자식으로 인해 행복해보이는 경우가 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남들 앞에서만 푸념이지 집에 들어가면 잘 지내시겠죠. 하지만 저런 현실들이 거짓인 건 아니니까요... 당연히, 아기랑 화목하고 다정하게 잘 살고 있는 지인 부부들도 제법 있습니다만 다 아기가 어린 상태라서 표본으로 삼기에는 부족합니다. 애 갖고 싶다는 친구들도 보면 다른 친구의 아기나 조카들 보면서 귀여워서 저런 소리들을 하던데 그 시기는 잠깐이잖아요. 마냥 귀엽고 사고 안 치는 아기만 평생 키우는 게 아닌데 반려동물 들이듯 그런 마음을 먹는 건지도 궁금하고요... 부부가 둘만 지내다보면 정은 식기 마련이고 자식이 있어야 가정이 유지된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식은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용도로 낳는 거라면 자식한테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더라도 너 때문에 참고 산다는 생각으로 자식을 보는 건 너무하잖아요. 어떠한 용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자식만을 위해서 출산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아무튼 이미 자식은 태어났는데, 내가 그 전으로 돌아가고 싶을까봐. 자식이 생긴 걸 후회할까봐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육아나 가정을 내팽개칠 일은 없습니다) 물론 자식으로 인해 더없이 큰 기쁨과 행복을 누릴 거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거고, 매순간이 좋을 수도 없잖아요. 나 한 몸으로 즐기고 누리던 것들을 못하게 되고, 나의 시간이 사라지고, 우리의 시간이 줄어들고, 자식을 서포트하기 위한 배경으로 존재하는 삶에 제가 100퍼센트 만족할 수 있을지... 남들은 대체 어떤 의지로, 소망으로, 생각으로 자식을 낳은 건지 궁금합니다.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큰 결정을 하게 만든 원동력이 무엇인지요. 주변에 물어보면 그냥 "애는 하나 있어야지~", "애 안 낳을 거면 왜 결혼해?", "난 결혼은 몰라도 애는 꼭 키워보라고 하고 싶어" 라는 답변 뿐이라서 리멤버 선배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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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 따봉
    일단살아있긴하네
    02월 05일
    첫째입니다. 결혼 안 했습니다. 다만 아버지께 비슷한 것을 여쭌 적은 있죠.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제가 들은 아버지 말씀을 요약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우리는 (시대상) 결혼하고 자식 낳고 사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네가 태어나고, 너를 처음 안아본 순간 나는 세상 전부를 가진 것보다도 행복했다. 그 후에 자라면서 속 썩인 것은 그 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무사히 태어난 그 순간 너는 효도를 끝마친 것이다.
    첫째입니다. 결혼 안 했습니다. 다만 아버지께 비슷한 것을 여쭌 적은 있죠.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제가 들은 아버지 말씀을 요약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우리는 (시대상) 결혼하고 자식 낳고 사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네가 태어나고, 너를 처음 안아본 순간 나는 세상 전부를 가진 것보다도 행복했다. 그 후에 자라면서 속 썩인 것은 그 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무사히 태어난 그 순간 너는 효도를 끝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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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힘들다
    02월 13일
    첫 댓글입니다만... 이 말씀이 모든 걸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댓글입니다만... 이 말씀이 모든 걸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3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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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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