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채용시장에 별 볼일 없는 스펙으로 대기업엔 원서조차 넣어보지않고 놀다가 빨리 취업하라는 부모님의 원성에 서울에 있는 작디작은 외국계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월급은 쥐꼬리였고 회사도 이름조차 거의 모르는 진짜 별로였지만 다니다 보니 어느 새 월급도 조금씩 오르고 회사도 점점 성장하더라고요. 욕심없고 현실에 안주하길 좋아하는 성격상 승진적체로 10년이 넘도록 대리 간판 하나 안 달아줘도 그냥 다니게 되었습니다. 가늘고 길게 가자는 생각이었는데 중간중간 글로벌 역대실적으로 특별 보너스도 받기도 했고, 그리고 이 곳에서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았고요.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둘째까지 낳고 와도 된다고 니 자리는 그대로일테니 걱정말라는 말을 믿고 갔다왔습니다. 작은 회사이다보니 저희 팀장이 인사업무까지 겸해서 하고있거든요. 그런데 복직하니 회사 분위기가 다르더군요. 제가 없던 1년 조금 넘는 사이에 실적이 안 좋아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고. 다른 지사도 구조조정했고 여기도 사정은 좋지 못하다고요. 그래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 생각했어요.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름 회사 중요한 업무들을 하고있었고, 다른 부서는 몰라도 우리부서는 회사 내에서 업무를 제일 많이하니 해당없을 거라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부서는 중요한데 그 중 저만 아니었나봅니다. 저희 팀에서 저만 권고사직이 내려왔네요. 팀장은 저를 달랜다고 본사에서 저를 선택했다는데, 본사가 뭘 안다고요? 당연히 팀장이 저를 선택했겠죠. 복직 한 달도 되지않았으니 업무에서 가장 멀어져있고 나가더라도 인수인계 할 것도 없으니 제가 생각해도 저를 내보내는 게 가장 쉬울 거 같아요. 다들 12년간 한 회사에서 같은 팀에서 가족이라더니 저 하나 내보내는 데에는 송별회는 커녕 고생했다는 작별 인사조차 없더라고요. 이런 기분으로 업무도 어려울테니 내일부터 나오지않아도 된다는 말로 저의 회사생활은 정리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팀 사람들의 모습이 가장 충격이네요. 한 두달 꿈에 계속 나왔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퇴사 후 일주일 뒤 둘째 임신을 알았네요.. 남편은 9개월밖에 안 된 아기를 복직을 위해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마음 아파했던 저를 위로하며 차라리 잘됐다고 꼭 일하지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아이 둘 키우면서 맞벌이하기 쉽지않다고 .. 그런데 취업 후 휴직 전까지는 한달도 쉬어보지않았던 저라서인지, 아니면 휴직 중에도 난 늘 갈 곳이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였는지 지금 제가 느끼는 이 허무함은 너무 갑작스러워 말로 형용할 수가 없습니다. 난 평생 일할 거라고, 전업주부로는 살고싶지않다고 늘 말해왔는데 새로운 곳을 지원하자니 12년간 회사생활을 했음에도 물경력이 되어 제가 그간 너무 부족한게 많다고 느껴지네요. 둘째 낳고나니 경력단절이 너무 길어지는데 신입으로 시작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고. 그간의 경력을 살려 일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앞으로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02월 05일 | 조회수 506
2
2ㄱㅇㅇ2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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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사탕사탕수수
02월 14일
안녕하세요~
글의 요지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서..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봅니다.
자녀의 지금 시기가 눈에 잘 띄지 않고 모르시는 분들도 많지만, 한 사람 인생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예요. 아이들은 금방 크고, 크면서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대다수의 원인이 영아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예요.
현장에서 아이들을 보다 보면 유독 불안이 높고 기본 정서가 편안하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요. 여러 원인을 따져 보아도 큰 이슈가 없을 때, 저는 전화로 조심스럽게 이 아이가 언제부터 어린이집에 갔는지를 여쭤보곤 합니다. 절대 일반화할수는 없지만, 아이도 엄마도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그런 어려움들이 있더라구요. 가장 힘든 건 아이입니다.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가면 일을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어머님들도 계시지만, 이제 와서는 지금의 최선을 다 할 수밖에요.
일을 그만두시게 된 것은 너무 유감입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시기를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너무 너무 예쁜 자녀들이 평생을 살아가는 힘이 이 시기부터 생기니까요. 아이들 유치원 보내시고 다시 잘 찾아보시면 12년의 세월이 절대 헛되지 않을 소중한 기회도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행복하세요!!
안녕하세요~
글의 요지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서..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봅니다.
자녀의 지금 시기가 눈에 잘 띄지 않고 모르시는 분들도 많지만, 한 사람 인생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예요. 아이들은 금방 크고, 크면서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대다수의 원인이 영아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예요.
현장에서 아이들을 보다 보면 유독 불안이 높고 기본 정서가 편안하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요. 여러 원인을 따져 보아도 큰 이슈가 없을 때, 저는 전화로 조심스럽게 이 아이가 언제부터 어린이집에 갔는지를 여쭤보곤 합니다. 절대 일반화할수는 없지만, 아이도 엄마도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그런 어려움들이 있더라구요. 가장 힘든 건 아이입니다.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가면 일을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어머님들도 계시지만, 이제 와서는 지금의 최선을 다 할 수밖에요.
일을 그만두시게 된 것은 너무 유감입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시기를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너무 너무 예쁜 자녀들이 평생을 살아가는 힘이 이 시기부터 생기니까요. 아이들 유치원 보내시고 다시 잘 찾아보시면 12년의 세월이 절대 헛되지 않을 소중한 기회도 다가오리라 믿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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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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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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