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작은아빠 회사에 다니는데 회사가 어려워져서 월급 밀린지 2년정도 되었나봐요. 작년 여름에는 임플란트 한다고 3백정도 필요하다해서 드렸었는데 이번에 또 카드값이 180 밀렸다고 하시더라구요.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해서 재정상태를 파악하려고 마이데이터 어플 깔아서 살펴봤는데. 마통 3800에 카드빚 800 현금서비스 500정도 빌리셨더군요. 사회초년생인 저한테 빚 5천이라니... 화는 났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나 돈 잘버니까 능력되니까 솔직히 1년이면 모으는 금액이었거든요. 그 자리에선 화내고 자취방으로 돌아왔지만 머리 속에선 계속 희망회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결혼하거나 애는 안낳는다고 치고, 본가가 재개발 예정지라 지금부터 연 5천씩 모으면 빚갚고 5년 뒤에 우리 가족 신축도 들어갈 수 있겠다. 그렇게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직 사과를 듣지 못했더라고요. 다음날 차용증과 지출계획을 프린트해서 집으로 간 뒤 아빠한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일이 커지기 전에 말 안하고 잘되고 있다고 거짓말한 거, 가장의 책임을 저버리고 가족을 위험에 빠뜨린 거, 마지막으로 아들 인생 뒤로 밀린 거 사과하라 했습니다. 근데 사과를 안하고 오히려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당연히 미안하지 않겠냐 뭐 어쩌라고 식으로요...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생각되어서 저는 한시간 반 걸려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갔고 찾아가고 돌아오고를 3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3번쯤 되니 저도 사람이라 좀 귀찮아지더라구요. 그냥 사과 들은셈 칠까?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구체적인 계좌분리, 이직, 장기플랜을 들고 잘살아보자며 부모님의 지출 내역을 자세히 봤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몰랐던 내역이 나온거에요. 병원비와 생활비인줄 알았던 빚 5천이 친구만나느라 쓴 밥값, 당구장값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월 2백 가까이 썼더라고요. 엄마한텐 생활비도 안줬으면서... 순간 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야자 끝나고 버스비 아끼려 40분동안 걸어오면서 먹자골목 인근을 지날 때 마다 나는 저렇게 술취하고 노는 삶이 아니라 올바르게, 성실하게, 잘 살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졌는데. 그 무리 안에 아빠가 있었던 거에요. 우리 집 가난해서 저 인생 진짜 열심히 살았거든요. 그런데 그 원인이 아빠 유흥비라고 생각하니까 이젠 화도 안나더라고요. 빚 못갚겠다 절연하자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시면서 니가 결정한 건데 내가 뭔 수가 있겠냐 하시길래 아무말 없이 나왔습니다. 교회가 같아서 매주 마주칠 것 같은데 봐도 그냥 투명인간인 셈 치고 살랍니다. 불쌍한 우리 엄마도 갈라섰으면 좋겠네요. 어디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푸념 좀 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랑 절연했습니다 (긴글주의)
02월 01일 | 조회수 4,468
히
히엽
댓글 38개
공감순
최신순
y
yukuehan
억대연봉
2일 전
교회다니면서 그렇게 술퍼마시고... 아들 속이구 그러면서 살았다는거네요....
교회다니면서 그렇게 술퍼마시고... 아들 속이구 그러면서 살았다는거네요....
답글 쓰기
16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답글 쓰기
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답글 쓰기
0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