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위 폐급이라고 불리던 신입이었습니다. 저의 신입 시절을 아는 선배들은 지금의 저를 보면 기적이라고들 해요. 그래도 6년 차 대리인 지금은 나름 제 몫은 하고 있어요. 구구절절 말하기 부끄럽지만 단순히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걸 넘어서 사회성이나 눈치, 기본 태도까지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인사팀은 도대체 왜 이런 사람들 뽑은 거냐고... 레전드 신입이라며 다들 수군거렸는데 전 한참 뒤에서야 알았네요. 혹여 알았다 하더라도 그때 당시엔 "왜 다들 나만 혼내지?" 이런 마인드로 일하고 있어서 무시했을 것 같긴 하지만요 ㅎㅎ... 그러다 팀장님이 거래처 보낼 견적서 초안 좀 잡아두라고 하셨는데 잘못 알아 듣고 냅다 컨펌 안 받은 초안을 메일로 발송해버린 적이 있습니다. 금액도 틀린 채로... 폐급답게 뒤늦게 알고 나서 어떻게 하면 이걸 숨길 수 있을까부터 궁리했었습니다. 결국 팀장님이 알게 되셨고 저를 조용히 회의실로 부르시더라고요. 그나마 있던 눈치로 솔직히 회사 잘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이 신입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며 이번 건은 본인이 수습할 테니 쫄지 말고 옆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나 잘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다음엔 안 틀리면 되는 거라고요. 그 길로 제 눈앞에서 거래처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거시더니 제 얘기는 쏙 빼놓고 본인이 검토를 제대로 못 해서 혼선을 빚었다며 사과하셨습니다. 경위서도 제 이름이 아닌 팀장님 이름으로 올려서 막아주셨어요... 솔직히 그 정도 사고를 쳤으면 포기할 법도 한데, 그날 이후로도 팀장님은 저를 내치지 않고 메일 쓰는 법부터 파일 정리하는 법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쪽팔려서라도 내가 이 사람 밑에서 1인분은 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요. 그 마음 하나로 이 악물고 배우고 버텼더니, 어느새 저도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밥벌이하고 사네요. 팀장님은 재작년에 다른 곳으로 이직하셨지만, 지금도 안부 연락 드리며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만나서 술 한잔하는데 솔직히 그때 저를 진짜 내보내야 하나 고민 많았는데, 조금만 이끌어주면 잘할 것 같아서 한번 믿어봤다고 웃으면서 그러시더라고요 ㅎㅎ 제 인생의 귀인입니다. 회사 생활이 아무리 치사하고 힘들어도 팀장님 생각하면서 버티게 되네요. 저도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되고 싶어서,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글 써봅니다. (팀장님 자랑겸 ㅎㅎㅎ)
폐급이었던 저를 사람 만들어주신 팀장님
01월 27일 | 조회수 8,144
눈
눈가가촉촉
댓글 3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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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귀한 분을 만나셨네요.
팀장님이 많이 기다려 주셨을테니,
작성자님도 후배 중 한 분에게는,
팀장님이 하셨던 일을 해보세요.
그때는 더 고마워질수도 있을겁니다.
님도 귀한 분이 되어 보세요.
귀한 분을 만나셨네요.
팀장님이 많이 기다려 주셨을테니,
작성자님도 후배 중 한 분에게는,
팀장님이 하셨던 일을 해보세요.
그때는 더 고마워질수도 있을겁니다.
님도 귀한 분이 되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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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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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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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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