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이 망설였습니다.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보일까, 그냥 조직 생활의 일부인데 내가 과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수없이 되묻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회사에만 가면 숨이 막히고, 명치가 아프고, 몸에 두드러기까지 올라와서 더는 혼자 삼키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맡고 있던 사업은 말 그대로 처음부터 제가 구축하고 만들어온 사업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구조를 만들고, 방향을 잡고, 내부 설득하고, 외부랑 부딪혀가며 여기까지 키워왔습니다. 팀원들도 그 과정을 함께 겪었고, 다른 팀 사람들조차 “이 사업은 ○○님이 만든 거잖아요”라고 알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그 위에 상사가 한 명 오게 됐습니다. 문제는 그 상사가 이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경력 자체가 완전히 다른 분야였고, 초반에는 본인도 그걸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를 끼고 모든 일을 했습니다. 모든 미팅에 저를 데려가고, 의사결정 전에 다 저에게 물어보고, 외부에서도 늘 제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아, 그래도 합리적으로 일하려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 상사는 이 사업의 공을 본인이 만든 것처럼 말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외부 미팅에서, 다른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제가 그동안 해온 일들을 마치 본인의 성과인 것처럼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저를 미팅에서 하나둘씩 배제하기 시작했고, 다른 팀과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에도 저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야 주변을 통해 그런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내부에서 벌어졌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제가 팀장인데, 저 몰래 팀원들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내리고, 그 내용을 저에게는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팀원들이 “이건 팀장님도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라고 말해줘서 알게 된 일입니다. 팀원들은 누구 말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할지 혼란스러워했고, 저는 팀장인데도 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뒤늦게 알게 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팀원들이 각자 말하기 어려운 불만이나 고민을 저를 통해 전달하면, 그 상사는 문제 해결보다 “그 말 한 사람이 누구냐”부터 색출하려 했습니다. 그리고는 “앞으로는 나를 통하지 말고 직접 말하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팀원들은 입을 닫게 됐고, 저는 완전히 중간에서 고립된 사람이 됐습니다. 팀원 평가는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낮은 평가를 준 뒤, 그 평가 내용을 제가 직접 팀원들에게 전달하게 합니다. 저는 면담에서 욕받이가 되고, 정작 그 상사는 뒤에서 팀원들에게 다른 말을 하며 이간질을 합니다. 다행히 팀원들은 상황을 알고 있고 저를 신뢰해주고 있지만, 최종 평가자가 그 상사이기 때문에 누구도 들고일어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이 와중에 그 상사는 자기가 하기 싫은 일, 못하는 일만 저에게 넘기고, 본인이 가진 정보는 공유하지 않습니다. 제가 의견을 내면 여러 사람 앞에서 대놓고 무시당하는 일도 반복됐습니다. 팀 분위기는 점점 의견을 내면 손해 보는, 말 잘 듣는 사람만 살아남는, 마치 독재 정권 같은 분위기가 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그 전까지 회사에서 늘 좋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른바 S급 평가도 받아왔고, 성과나 역량에 대해 의심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상사가 오고 난 뒤, 갑자기 제 평가는 나빠지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느낌입니다. 지금 저는 회사에 있으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숨이 막히고, 명치가 아프고, 이유 없이 두드러기가 올라옵니다. 그런데도 회사를, 일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일 자체는 저와 정말 잘 맞고, 아직도 애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괴롭습니다. 사람 하나 때문에, 그것도 명백히 잘못된 방식으로 조직을 망가뜨리는 사람 때문에 내가 쌓아온 모든 걸 포기해야 하나 싶어서요. 혹시 이런 경험 해보신 분 계신가요. 이런 상황에서 버티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제가 저를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요. 요즘은 정말,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팀장 패싱하고 팀원 이간질하는 상사, 이거 제가 예민한 건가요?
01월 20일 | 조회수 875
b
bdejel
댓글 1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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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리사니
4일 전
인사 평가가 확정되어 시스템에 입력된 후에는 그것을 뒤집는 것이 물리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가 프로세스가 완료되기 전인 지금 바로 증거를 모아 인사팀에 액션을 취하셔야 합니다.
인사팀에 연락할 때는 "상사를 신고하겠다"는 뉘앙스보다 "올해 사업 성과가 큰데, 최근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로 성과 평가의 왜곡이 우려되어 면담을 요청한다"고 하세요
단순히 "상사가 미워요"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인사팀이 움직입니다.
인사 평가가 확정되어 시스템에 입력된 후에는 그것을 뒤집는 것이 물리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가 프로세스가 완료되기 전인 지금 바로 증거를 모아 인사팀에 액션을 취하셔야 합니다.
인사팀에 연락할 때는 "상사를 신고하겠다"는 뉘앙스보다 "올해 사업 성과가 큰데, 최근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로 성과 평가의 왜곡이 우려되어 면담을 요청한다"고 하세요
단순히 "상사가 미워요"가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인사팀이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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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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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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