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제가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니던 직장에서 사람에 치여 공황장애 비슷하게 앓다가 결국 퇴사했고 그 뒤로 심한 무기력증이 와서 반년 넘게 집 밖에도 잘 안 나가고 누워만 있었거든요... 살림도 거의 손 놓고 남편이 퇴근해서 돌아오면 씻지도 않은 모습으로 맞이하고... 짜증은 또 왜 그렇게 늘었는지... 별거 아닌 일에 남편한테 화풀이하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습니다. 남편도 직장 생활하느라 힘들 텐데 퇴근하면 군말 없이 밀린 설거지하고, 빨래 개고.. 주말이면 억지로라도 저 데리고 근처 공원이라도 나가려고 애쓰는 거 알면서도... 제가 너무 힘드니까 그 고마움이 잘 안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나 귀찮게 하지 말라며 밀어내기만 했어요.. 지금 다시 생각하니 그때의 저한테 한 마디 쏴주고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오늘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책상 정리를 하다가 남편 다이어리가 펼쳐져 있는 걸 봤습니다. 새해라서 새로 산 플래너 맨 앞장에 [2026년 목표] 라고 적혀 있길래 늘 그랬던 것처럼 승진이나 재테크, 다이어트 이런 거 적어놨겠지 하고 무심코 들여다봤는데요.. 거기 적힌 1번부터 5번까지가... 전부 제 이야기였어요.. OO이 (제 이름) 1. 하루에 한 번 웃게 해주기 2. 주말엔 무조건 맛있는 거 먹으러 가기 3. 짜증내도 먼저 안아주기 4.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기 5. 다시 반짝반짝 빛나게 도와주기 하던 일도 까먹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저는 제가 짐 덩어리 같고, 남편 인생 갉아먹는 것 같아서 매일 자책만 했는데... 이 사람은 묵묵히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생각만 하고 있던 거였어요. 승진이나 돈보다, 제가 웃는 게 1순위 목표인 사람. 이런 사람을 두고 제가 그동안 무슨 짓을 했나 싶어서 너무 미안하고 또 고마웠습니다.. 아직 우울증 약도 먹고 있고 완벽하게 나아지진 않았지만, 저 사람을 위해서라도 올 한 해는 진짜 힘내서 살아보려고요... 남편 자랑이 주책 맞은 것 같지만, 남편도 종종 여기 들여다 보길래 내심 이 글을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끄적여봤습니다. 결혼 10년 차인데.. 여전히 남편이 든든하고 사랑스럽네요. 영원한 내 편.. 다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새해 되시길 바랄게요.
남편의 새해 다짐을 보고 울었습니다.
01월 05일 | 조회수 4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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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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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틀란티스의할배
억대연봉
01월 05일
훈훈합니다!!
행복하시길 바라며
저도 똑같이 다이어리에 적어서
안주인님 자주 지나다니는곳에 조심히 펼쳐서 놓아봅니다.
훈훈합니다!!
행복하시길 바라며
저도 똑같이 다이어리에 적어서
안주인님 자주 지나다니는곳에 조심히 펼쳐서 놓아봅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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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
u
ucandoit
01월 06일
앜ㅋㅋㅋ 감동파괴자!
앜ㅋㅋㅋ 감동파괴자!
50
아
아름다운삶
01월 06일
왜 억대연봉이신지 알겠네요 ㅎㅎㅎㅎㅎㅎ
왜 억대연봉이신지 알겠네요 ㅎㅎㅎㅎㅎㅎ
48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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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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