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광활한 바다를 건너기 위해 출항한 하나의 거대한 함선에 올라탄 뒤 “누가 무엇을 맡을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직업을 인생의 의미이자 정체성, 나아가 존재 이유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직업 선택 앞에서 유난히 긴장하고, 고민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몰아붙입니다. 하지만 한 발짝 물러나 구조를 바라보면, 그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담백합니다. 거대한 함선을 떠올려 보십시오. 목적지는 멀고, 항해는 길며, 파도와 폭풍은 언제든 찾아옵니다. 이 배가 움직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꿈’이 아니라 ‘역할 분담’입니다. 누군가는 선장을 맡아 방향을 결정해야 하고, 누군가는 기관실에서 뜨거운 엔진을 돌려야 하며, 누군가는 갑판 위에서 망을 보고, 누군가는 식량과 물자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비어 있다면, 배는 멈추거나 침몰합니다.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이고, 이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역할이 동시에 수행되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도로를 설계하고, 누군가는 그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을 만들며, 누군가는 그 차량을 운전합니다. 또 누군가는 병을 치료하고, 누군가는 아이를 가르치고, 누군가는 쓰레기를 치우고, 누군가는 숫자를 정리하고 계약을 관리합니다. 이 모든 역할은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사회라는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동력입니다. 직업을 특별하게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그 역할을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의사, 변호사, 개발자, 교사, 회사원, 자영업자 같은 호칭은 마치 하나의 신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다릅니다. 그것들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 수행해야 할 기능에 붙은 라벨일 뿐입니다. 함선 위에서 ‘항해사’나 ‘기관사’라는 직함이 붙는 것처럼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그 자리에 사람이 서 있느냐입니다. 이렇게 바라보면 직업 선택은 훨씬 현실적인 문제로 바뀝니다. “이 일이 나의 사명인가”라는 질문보다는, “나는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수행할 수 있는가”, “어떤 역할이 지금 나에게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가까워집니다. 누군가는 기관실이 답답하고 힘들게 느껴질 수 있고, 누군가는 갑판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일하는 것이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자리가 더 고귀하냐가 아니라, 그 자리에 서서 항해를 가능하게 하느냐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직업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다가 길을 잃습니다. ‘이 일이 내 인생의 전부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역할 하나에 자신의 존재 전체를 걸어버립니다. 하지만 함선 위에서 한 사람이 모든 역할을 맡을 수 없듯, 한 직업이 한 인간의 모든 의미를 담을 필요도 없습니다. 누군가는 배에서 맡은 역할로 생계를 유지하고, 항해가 끝난 뒤의 시간에서 자신의 취향과 가치, 관계를 가꾸며 살아갑니다. 그것 역시 충분히 건강한 삶입니다. 더 나아가, 역할은 고정되지도 않습니다. 항해 도중에 자리를 바꾸는 일도 생깁니다. 기관실에서 일하던 사람이 갑판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식량을 관리하던 사람이 항해 계획에 참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업은 영원한 운명이 아니라, 그 시점에서 맡은 역할에 가깝습니다. 환경이 바뀌고, 개인의 역량과 상황이 달라지면 역할도 바뀝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직업 선택은 덜 비장해지고, 동시에 더 명확해집니다. 사회라는 배는 이미 출항해 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 자리를 찾아 서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남의 자리를 부러워하거나, 자신의 자리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배를 어떻게 더 잘 움직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입니다. 결국 직업이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철학적 선언이기보다는, “나는 이 항해에서 무엇을 맡아 할 것인가”에 대한 실용적인 답변입니다. 그렇게 바라볼 때, 직업은 부담스러운 족쇄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역할이 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비교와 불안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사회라는 거대한 함선은 그렇게, 수많은 평범한 역할들이 제자리를 지킬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갑니다.
(커리어전략) 직업선택이란 무엇인가?
25년 12월 30일 | 조회수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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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뭐로할지
25년 12월 30일
와.. 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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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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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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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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